단상2015.10.20 23:16

지난 10월 3일부터 10월 9일까지 파리 여행을 했다. 딱히 파리에 대한 로망이 있다거나 파리에 꼭 가야겠다고 오랫동안 생각한 것은 아니였지만, 단지 동생이 파리에 있었기에 파리에 갔다. 여행 후 뭔가 거창하게 정리하려다 보니, 뭔가 부담이 되어 여태 미루다가 오늘에서야 몇자 끄적인다.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에 필적할만한 글을 쓰고 싶지만.....

1. 파리의 색은 정말 예쁘다. 파리의 건물과 거리 곳곳의 가로수, 그리고 단풍은 정말 조화롭다. 건물들이 주로 상아색이어서 마치 도시 전체가 상아색 도화지에 수 놓여진 것 같았다. 그리고 어디에서 사진찍어도 화보가 된다. 물론 나는 화보같은 사진을 못건졌다. 모델이 별로여서.

2. 하늘이 유달리 파랬다. 우리나라보다 하늘이 더 낮고 가까이에 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파리의 하늘을 보며 빈센트 반 고흐가 <별이 빛나는 밤>에 왜 하늘을 그렇게 그렸는지 이해가 되었다.

3. 정원과 공원이 많있다. 조금만 걸어도 공원을 볼 수 있었다. 친구가 추천해준 뤽상부르 공원은 여행 기간 매일 가볼만한 곳이었고(나는 시간이 아까워서 한번밖에 못갔지만), 로뎅 미술관의 정원,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 퐁텐블로 성의 정원 모두 예뻤다. 퐁텐블로 성의 정원은 비가 많이 와서 제대로 못봐서 아쉬웠다. 그리고 심지어 공동묘지(페르 라쉐즈)도 공원같이 꾸며져 있었다.

4. 어디에서든 에펠탑이 보였다. 파리에 가서야, 에펠탑을 싫어했던 모파상이 에펠탑이 유일하게 안보이는 에펠탑의 레스토랑을 자주 찾았다는 이야기를 이해했다.

5. 도심이나 정원에서 다른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러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차가 옆에 쌩쌩 다니는데도 열심히 달리는 사람들이 인상깊었다. 우리 나라는 러닝할 수 있는 공간이 한정적인데, 파리는 어디에서든 러닝하는 사람이 많았다. 나도 해외에서 러닝하는 것이 로망이었었는데, 짐만 많아질 것 같아서 안챙겨 간게 후회되었다.

6. 파리는 생각보다 작다. 서울 면적의 6분의 1가량. 마음만 먹으면 2~3일이면 파리 대부분을 다닐 수 있을 듯. 하지만 막상 파리를 떠나려니 일주일이 너무 짧았다. 참고로,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면적을 합친 것보다 작다. 방금 네이버 찾아봄.

7. 파리에서 가장 좋았던 곳은 개인적으로 에펠탑, 몽마르트 언덕, 페르 라쉐즈 공동묘지였다. 사실 박물관, 미술관은 많이 다녔지만 안가면 나중에 후회될 것 같아서, 의무감으로 갔었었다. 그리고 내심 나에게도 스탕달과 같은 기질이 있을까 기대했었지만,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건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관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은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본 모네의 <수련>.

8. 역시 파리는 여자의 도시. 아마 내가 여자였다면 즐길거리가 훨씬 많았을텐데.

여행하는 동안 걷고, 걷고, 또 걸었다. 혼자, 때론 동생과 걸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 한국에 두고온 고민들에 대해서 다시한번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막상 한국에서는 골몰했던 그 고민들이 커보이지 않은 것 같아서 당황스러웠다.

여행 마지막날 페르 라쉐즈에서 봤던 묘지는 영혼이 거처하라는 것 마냥 집모양이 많았었다. 프랑스 사람들에게 집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단서가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여러 유명인사들의 묘지를 지나면서 화려한 인생도 종말은 허무하다는 것도 느꼈다. 하지만, 꺼이꺼이 울던 어린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생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았다. 결국은 허무한 게 인생이지만 살아볼만한 것은 확실하다. 파리의 마지막 여행코스로 페르 라쉐즈 공동묘지는 의미가 있는 같아서 파리 여행을 계획중인 분들께 추천할만 하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거의 삼십년간 같은 시간 속에서 살아온 내 몸뚱아리는 파리의 시간속에서는 별 탈이 없었는데, 한국에 돌아와서는 파리의 시간을 몸이 착실하게, 그리고 성실하게도 기억해 내는 바람에 밤에 자꾸 깨서 애를 먹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일상의 단조로움에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다음에는 어디로 떠나야할지 계속 생각을 했다. 물론 일상의 단조로움이 외부적인 힘에 의해 깨지는 것은 또 못견디게 힘들어 할 거면서 말이다. 역시 그 단조로움은 내가 깨야 의미가 있는 것 같다.


Posted by @tigerbh 데이드리머
TAG 여행, 파리
단상2015.10.03 09:20

10월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몇 곡 있다.

먼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10월에 결혼식을 했던 친한 형, 누나의 결혼식 축가를 준비하면서 처음 알게 된 노래인데, 이 노래를 들을 때 마다 결혼은 꼭 10월에 해야겠다는 소망(?)이 생긴다. 일단 올해는 당장 한달 안에 결혼할 수는 없기 때문에 물건너 갔다.

그리고 생각나는 노래는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다. 이 노래는 '10월의 마지막 밤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며 시작한다. 그리고 쓸쓸한 이별을 노래한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과 '잊혀진 계절'은 같은 계절을 노래하지만 가을에 대한 전혀 다른 감상을 갖게 한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들으면 청량한 가을공기, 맑은 하늘, 사랑을 떠올리게 하지만, '잊혀진 계절'은 떨어지는 낙엽, 그리고 이별을 떠올리게 한다.

누구에게나 10월, 그리고 가을이 같은 느낌일 수는 없겠지만, 떨어지는 나뭇잎의 무방향성처럼 사람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드는 계절임에는 분명하다.

오늘 아침에 우연히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듣고 들었던 생각이다.

Posted by @tigerbh 데이드리머
분류없음2014.11.18 23:33

토이 <세 사람> 감상평


  1. 유희열의 전형적인 멜로디 라인이 담긴 것 같다. 그의 특유의 정직하고, 약간 촌스러운 - 옛날 노래 같은? - 듯하지만, 순수하고, 애절한 90년대 발라드 느낌이 난다. 여기에 성시경 목소리는 절묘한 마리아쥬인듯! 최근 들었던 발라드 곡 중 최고인 것 같다. (왜 나는 이 곡을 듣고, 유희열 작사/작곡, 김형중이 부른 '그랬나봐'가 생각나는거지.)


  2. 성시경 곡 중에 '두 사람'이라는 곡이 있다. 결혼식 축가로 정말 좋은 곡이다. (그리고 나중에 누군가에게 불러주고 싶은 곡일 정도로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세 사람'이라니. '두 사람'은 정식 발표곡이 아니라서 성시경의 팬이 아니라면 잘 모를텐데, 예전에 CD를 사던 옛날(?)에 샀던 <성시경 4집 다시 꿈꾸고 싶다, 2005>에서 가장 좋아했던 곡 중의 하나라서, 세 사람이라는 곡을 접했을 때, "이번엔 '세 사람'이네?" 하며 피식 했다. 여튼 두 사람이든, 세 사람이든 정말 좋다.


  3. 뮤직비디오를 보니, 건축학개론 느낌이 난다. 대학생 때 너무 순수했고, 순진했기 때문에 이루지 못한 사랑이 공통된 주제라서 그런 느낌이 들었나보다. 유연석은 같은 대학생 역할을 했던 <응답하라 1994>에서도 그러더니, 이번 뮤비에서도 사랑을 못이뤘네. 꼭 원하는 사랑을 이루는 게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노래를 위해 뮤직비디오가 만들어졌는지, 뮤직비디오를 위해 노래가 만들어 졌는지 모를 정도로 잘 어울린다.

최종 감상평은 오래 간만에 제대로 불러보고 싶은 노래.(참고로 성시경의 '두 사람'은 듣기에 좋은 노래.)



TistoryM에서 작성됨
Posted by @tigerbh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