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1.06.24 포퓰리즘에 대해서 생각해보다가
  2. 2011.06.13 내가 일할 곳은 어디에?^^;; 2
  3. 2011.05.14 풍요 속의 빈곤
  4. 2011.04.30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단상2011. 6. 24. 23:18

# 포퓰리즘에 대해서 생각해보다가,

 

 최근 한 언론사에서 포퓰리즘 감시단을 발족했다는데, 사실 이것도 포퓰리즘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인기를 끌기 위한 또 하나의 포퓰리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기란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

 

 '하지만 누구를 만족시켜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볼 문제이다. 힘없고, 돈없는 사람을 위한 정책을 마냥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기득권을 위한 정책이 대부분이지 않았던가?

 

 예를 들어, 요 근래에는 비즈니스 후렌들리(?)의 일환으로 고환율 정책으로 막대한 이익을 일부 대기업에게 안겨주었는데. 전경련이라는 단체는 막무가내 포퓰리즘을 반대한다며, 목소리를 낸다고 했던 것 같다.

 

 최근 포퓰리즘 논쟁을 보면서, 이제 원래 자리로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외환위기 때마다, 서민들이 허리를 졸라, 심지어는 금모으기 운동을 통해서도 - 일 저지른 사람은 따로 있는데 - 책임과 피해는 착한 일반 국민이 고스란히 지면서, 경기가 회복되면 남몰라라 하는 행태는 분명 고쳐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최근 한진중공업 사태를 바라보면서도, 과연 지금 우리 사회의 정의는 자본의 편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 지난 주 목요일부터 이번 주 화요일까지 폭풍 면접을 봤다. 주일 하루 빼고, 매일 매일 면접. 사실 뭐 하나 제대로 준비해 간게 없었던 것 같다. 사실 비슷한 형식의 면접 전형이 있는 곳에 면접 보러 갈 때는 준비한 시간과 합격률은 비례할테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사실 준비한 시간과 비례하는 것 같지는 않다.

 

 사실 어느 곳이든 준비한 시간 보다는 인상과 합격률과 많이 비례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비겁한 변명인가? 내 첫인상이 썩 좋지 않은 것은 나도 알기 때문에. 특히 서비스 업종에서는 첫인상이 중요하긴 하다.

 

 첫인상 뿐이겠느냐마는, 실력도 부족한 것은 두말할 필요 없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오긴 했었는데, 내향적인 성격은 정녕 사회에서 필요 없는 성격인가?

 

 그리고 사실은 취업에 대한 열망도 많이 부족한 것 같긴 하다. 내가 뭘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지 못찾았기 때문인 것 같다. 사실 게중에는 정말 이런 곳에서 일해본다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한 곳도 있었고, 누구에게도 자랑할 만한 회사와 직업, 그리고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연봉. 그런데 그런 곳을 원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고, 항상 귀하의 자질은 뛰어나지만, 한정된 자리 때문에 채용을 할 수가 없다는 메일을 받는 것도 이제는 덤덤하다.

 

# 오늘도 면접을 보긴 했다. 사실 덤이라고 생각하고 면접 보긴 했다. 여의도에서 면접 보구서, '이제 뭐하지?' 하고 생각하다가, '남도학숙이랑 가까운데, 오랜만에 방문해볼까?'도, '5호선 타고 가면서 광화문 교보문고나 갈까?'도, 고민하다 '영화나 보자!'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 보게 된 영화는 소중한 날의 꿈! 애니메이션인데, 박신혜, 송창의 더빙. 참 잘 만든 것 같던데. 사실 극의 후반으로 갈 수록 너무 교훈을 주고자 하는 그런 강박이 있었던 것 같아서, 재미 없어 졌지만, 애니도 섬세하게 잘 만든 것 같고, 내용도 요즘 내 상황과 맞아 떨어진지라, 그냥 공감하면서 봤더랬다.


Posted by 데이드리머
일상2011. 6. 13. 22:35
# 금요일엔, 그토록 가고 싶어 하던 회사에서 영어 말하기 시험(G-TELP) 시험 보고, 창의력 시험 보고. 입을 오물조물한 것 같긴 한데, 감히 내 입에서 영어가 나온 것 같진 않아서 부끄럽다. 채점하는 사람도 어이없어서 웃을듯.

그리고 창의력 시험은 "나는 창의력 없음."이라고 인정한 듯. 다만 창의력 시험으로 창의력을 측정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뭐 나는 평소에 창의력이 없는 것 같긴 하니까.

# 토, 일은 합숙면접. 첫 합숙 면접이다. 다음주 금, 토에도 합숙 면접 가는데, 예행연습 겸 간 측면이 있긴 하다.

 사실 주일에 면접을 본다는 게 마음이 편치 않아서, 신앙의 선배께(정환형?ㅋㅋ) 조언을 구했다. 가도 된다는 게 대새. 그래도 고민고민하다가, 출발 전 쿠 형님께 물어봤더니, 편하게 다녀와도 된다는. 그래서 맘 편히 출발했다.

 잠실에서 천안으로 출발. 도착해서, 숙소에 짐 풀고, 1분 자기소개. 그것도 약 120여 명 앞에서 자기소개. 독창적인 자기소개로 눈길을 끌었다. 어떤 사람은 복싱이 취미라며, 복싱하는 시늉을 내기도 했다. 미리 준비해온 스케치북에 자기 PR 하는 사람도 있었고.

 초조하게 내 차례를 기다리는 도중에, 사회보는 직원이, 여기는 단순히 자기소개자리가 아니라, PR하는 자리라며, 여기 들어오고자 하는 열망은 다 같으니, 열심히 하겠다는 말은 빼고, 자기를 진짜로 소개해주라는 얘기를 했다.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혼란.

 나도 어떻게 자기소개를 하지 하다가. '에라 노래 한곡 하고 내려와야지.' 하는 생각에, 간단한 면접용 자기소개 하고, "아메리카노" 한곡 부르고 왔다. 결국에 120여 명 중에 노래를 불렀던 사람은 나 혼자.

 그리고 저녁 먹고, 토론 면접.

"대출부대비용" 은행 부담에 따른 향후 파급효과와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출방안은? 헉. 이거 처음들어본건데. 이 사람 저 사람 눈치보다가, 소심 발언.

 두 번째는 남성 병역기피 이유와 개선 방안에 대해 토론. 그냥 무난하게.

그리고 옷 갈아입고 호프 면접. 꼭 이렇게 해야 하나 싶었다. 이런 회사 꼭 가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었고.

그 다음날. 아침 먹고, 또 2시간 토론.

 면접 본 회사의 미래 50년을 위해 준비해야 할 청사진에 대해서 토론하시오. 사실 면접보러 가는데, 그 회사에 대해서 조사를 많이 못해 가서, 그냥 눈치보며, 소심 발언.

 다음 주제는 "취업을 목적으로 한 성형수설 꼭 해야만 하는가?" 사실 성형수술이 가장 필요할 나는 반대의견. 대부분 사람들이 찬성 의견을 갖고 있어서 조금 놀랐다. 이 토론 때는 내가 제일 돋보였던 듯. 그런데 "꼭 해야하나?"

 그런데 끝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토론 할 때, 태도를 많이 봤던 것 같다. 내 태도는 잘 모르겠다. 끝나고 나서 들었던 생각이어서. 토론 면접 중 꼴불견.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손드는데, "제가 하겠습니다." 자기가 먼저 말하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토론 하기전에는 골고루 발언하기로 말을 맞췄는데, 그 사람이 암묵적인 룰을 깨뜨려서.

 또한 그 사람이 내 생각을 가로채서 발언하기도 해서,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나 싶기도 했다. 이건 룰이 이상해서 만들어진 기 현상. 토론 면접 1시간. 면접관은 15분에 한명씩 바뀌었다. 아마 발언을 독점하는 사람보다, 다양한 사람이 평가하면서, 지원자에 대한 평균적인 평가를 하기 위함인 걸로 이해되긴하지만, 15분에 한번 씩 바뀌면서, 그 전에 다른 사람이 독창적인 의견을 냈을 경우. 다음 면접관이 들어왔을 때, 그 독창적인 의견을 자기걸로 가로 챌 여지가 있었다. 이런 점은 감안 해야할 부분.

 천안에서 1시 출발. 서울 도착 2시. 바로 교회로 갔다. 5부 예배 드리고, 젊은이 1부 예배 드리고, 저녁 먹고 저녁 예배 드리고. 집에 와서 뻗어서, 오늘 완전 늦게 일어났다.

 면접 보고 나서 많은 것을 느꼈다. 주일에 면접 보는 것에 대한. 맘 편하게 다녀오긴 했으니, 다녀 와서, 괜히 왔나 라는 생각도 많이 해보게 되었고, 그 기업 문화에 대해서도. 아무래도 정적인 조직이다 보니, 그리고 정년이 보장되는 조직이다 보니, 뭔가 일반 기업 면접에서 느꼈던 professionalism은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면접 프로세스도 아마추어 같았다. 보통 면접 보면, 이 회사 꼭 가고 싶어라는 생각이 드는 회사도 있었고, 아닌 회사도 있는데, 이번에는 후자였다. 물론 뽑아주면 굽신굽신이겠지만.

 첫 합숙 면접. 뭐랄까. 트루먼 쇼의 주인공이 된 기분. 다만 나는 자발적으로 감시를 받으로 갔지만, 트루먼은 감시를 받는 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게 차이라면 차이. 트루먼과 나 일거수 일투족이 평가의 대상. 일거수 일투족 모두라고 하면, 과장일지도 모르나. 그냥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영혼이 팔리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그냥 그랬다. 꼭 이렇게까지 취업해야 하나 싶었다.

Posted by 데이드리머
단상2011. 5. 14. 23:31

# 풍요 속의 빈곤

 

최근 나의 삶을 압축해본다면, 풍요 속의 빈곤인 것 같다. 겉으로 보이는 절대적인 시간은 풍요롭지만, 막상 마음 속에 여유가 없어, 항상 바쁜 것 같다.

 

놀자는 이야기에,

 

"시간이 안되서."

"뭐하는데 그렇게 바뻐?"

".....(변명거리 생각 중) 조만간 면접이 있어서.

면접 준비도 해야하고, 원서도 써야하고."

 

사실 면접 준비도 잠깐, 원서 쓰는 것도 잠깐이지만, 꼭 해야할 일을 앞두고, 다른 약속을 잡는 게 여간 맘이 편하지 않아서. 그래서 흘려버린 약속들이 꽤 많은 것 같다.

 

물론! 변명이긴 하지만, 면접 준비 한 거 맞고, 원서 쓰는 것도 맞다.

 

또한 최근 느끼는 풍요속의 빈곤의 다른 예.

 

관계다. 막상 핸드폰에 저장되어있는 사람은 많지만, 연락하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다. 막상 '한 번 연락해볼까?' 마음 먹고, 연락하지 않는 이상, 연락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

 

나는 관계에 있어서 만큼은 양과 질 모두 남들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허나, 아는 사람이 늘어 날 수록, 관계의 빈곤에 허덕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수학적으로 표현해보자면 (질/양)이기 때문에, 분모가 커질 수록, 관계에 있어서 질의 비율은 낮아지기 마련이다.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만나야 하는 사람이 많아 지기 때문에, 질의 질도 낮아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삶 속에서, 정말로 친한 사람이 얼마나 있어야 행복한 삶이라고 말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친한"의 기준은 무엇일까? 고민해봐야겠다.

 

그리고 관계에 있어서 만큼은 나는 "빈곤 속의 풍요"를 택하고 싶다. 소수의 뜨뜻한 그런 사람들과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평생!

 

# 목요일 면접.

 

8시 까지 여의도 도착! 전날 잠을 늦게 잤더랬다. 잠이 안와서. 그래서 아침에 겨우 눈 비비고 일어났다. 아침의 1분은 왜 이리 소중한지. 지하철에서 1분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아침의 1분 vs 저녁의 1분

 

같은 1분이지만, 아침의 1분은 너무 소중해서, 알뜰하고, 살뜰하게 사용하지만, 저녁의 1분은 완전 퍼질러져서 낭비하는 것 같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아침에 하라고 했으면, 절대로 안할 짓.

 

어쨌든 8시에 도착해야 했는데, 딱 8시에 칼같이 도착했던 것 같다. 정말 살뜰하게, 1분 1초도 사용했던 것 같다.

  

# 차이나 신드롬

 

요즘 다시 차이나 신드롬이라는 단어가 주목 받고 있다.

 

‘차이나 신드롬’은 1970년대 미국에서 최악의 원전 사고를 상정해 만들어진 신조어. 원자로의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멜트 다운’이 시작되면 핵반응에 따른 고온·고열로 원자로 바닥의 땅까지 계속 녹아내려 지구 중심을 지나 미국 땅의 반대편인 중국까지 뚫고 나갈 수 있다는 발상에서 생긴 조어다. 실제 이같은 내용의 '차이나 신드롬'이란 영화도 제작됐으며, 그 다음해에 스리마일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미디어 오늘: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5376)

 

요즘 일본 원전에 관한 기사가 올라오지 않아서, 별일 없나 싶었는데, 사실 그게 아니었다. 악화 일로로 치닫는 것 같다.

 

불과 한 달 전만 하더라도, "방사능 비"에 호들갑을 떨었던 것 같은데, 어느 새 쏙 들어갔고, 이제 더 이상 원전 사고에 대한 언급을 언론에서 못봤던 것 같다. 우리는 과연 안전한 곳에서 살고 있나?


Posted by 데이드리머
일상2011. 4. 30. 01:48

# 이제 모르는 사람 만나는 것. 말거는 것은 일도 아닌 것 같다. 대학교 입학 후, 지식이 늘어난 것 말고, 대인관계의 기술 - 이것도 기술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 이 는게 하나 있다면, 이거다. 모르는 사람한테 말걸기.

 

대학교 입학 후에, 정말 쓸쓸했다. 학과의 O.T, M.T 참여를 하지 않아서, 아는 사람 한 명도 없이 - 아, 같은 과에 한명 있었네; 생각해보니; -  여튼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도, 항상 친구들과 함께 생활했었지만, 대학교 입학 후에는 친구를 사귈 의지가 없다면, 진짜로 친구가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입학 후, 한 동안, 눈물을 머금고, 학생회관에서 혼자 밥먹기도 했었다. 솔직히, 이런 대학생활이라면,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문제는 내게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사람 사귀기 위해서, 학과에 있는 신문사 동아리에 들어가고, 행정학도였던 하숙집 옆 방 형의 권유에 룸메이트인 HJ이와 전혀 연고가 없는 행정학과 축구부에 들어갔다. 우연히 들어간 행정학과 축구부에서 고향 형을 만나기도 했다. 정말 잘 챙겨주셨는데.

 

행정학과 축구부에서, 형들한테 귀여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축구를 그다지 잘한 건 아니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뛰는 것 밖에. 덕분에 축구부에서 내 별명은 깡조 - 제일 교포 출신의 단신의 축구선수 박강조, 한 때, 국가대표 선수로도 뛰었었다 - 였다. 친구의 별명은 을용이ㅋㅋㅋㅋ

 

여튼 대학교 1학년 때는, 신문사 인맥과 행정학과 인맥. 그리고 같은 수업 듣던, 같이 자전거 여행을 하기도 했던 JJ가 내가 아는 사람의 전부였다.

 

 특별히 소중한 인연이었던 JJ는 동아리에서 만난 것도 아니었는데, 같은 수업을 듣다가, 우연히 중간고사 즈음에, 시험에 대해서 물어보려고 했는데, 우연히 JJ에게 물어보게 되었고, 그 이후로 연락처 주고 받다가 - 아마도 내가 먼저? - 친해졌던 것 같다.

 

 어쨌든, 그 이후로, 혼자 밥먹는 횟수는 줄어들었던 것 같다. 뭐 그 때 혼자 밥먹는 것이 훈련이 되어서 그런지, 지금은 혼자 밥먹어도 아무렇지도 않더라.

 

 혼자 밥먹기의 절정은, 작년 1월달에 하숙할 때였다. 너무 배고파 죽을 것 같았는데, 마침 하숙집에 밥이 없었다. 내가 하숙집에서 밥을 할 리가 만무했고, 만일 밥을 하더라도, 밥이 다 될 때 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토요일 저녁. 혼자서, 학교 후문의 식당에 가서, 불고기를 시켜 먹었던 적이 있었다. 2인분 이상은 주문이 안되는 메뉴였는데, 내가 딱해보였는지, 그리고 그 식당에 여러번 가서, 안면이 있어서 그런지 특별히! 주문을 받아주셨다.

 

 사실 글의 방향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거는 것에 초점을 마추려고 했는데, 결국은 혼자 밥먹기로 끝나버렸네;;

 

# 오늘도 같은 회사 서류 합격한 사람들과 - 완전 처음 보는 사람들 - 신촌에 있는 스터디 룸에서 만나서, 정보 공유하고, 자소서를 보면서, 서로 돌아가며, 질문과 대답! 내 자소서를 보며, 글의 내공이 다르다며, 칭찬 받아서 뿌듯하다. 지금까지 본 자소서 중에 최고라며. 하하. 나도 그 회사꺼는 실험작으로 쓴 거 였는데.

 

 하지만, 역시 어디서나 듣는 피드백. 소극적으로 보인다. 이는 순전히 나의 외소한 체구에서 기인하고. 사실은 진짜로 소극적이기도 하다. 자소서를 보면, 역량이 뛰어난 것 같은데, 면접에서는 그것을 다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다. 이런 평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정말로, 소극적인 걸 어떻게 하란 말인가. 이게 고쳐지지 않다면, 취업은 점점 요원해질 것 같은데. 나 같은 사람 뽑아주는 회사, 어디 없나?


후. 그런데, 나의 경쟁자 중의 한 명이, 경영학 석사다. 경쟁자를 미리 만나서, 반갑긴 헌데. 나는 경영의 "경"자도 모르는데 말이지.

 

# 우이동 엠티촌 다녀옴. 젊은 느티나무라는 곳. 공기도 맑고, 정말 엠티 분위기 나는 곳. 좋더라. 사정이 있어서 - 엠티를 빠져야하는 정당한 사정인지는 모르지만, 나름대로 정당하다고 생각했기에 -  저녁만 먹고, 집에 들어옴.

 

마침 오늘 그 동안 밀린 신문을 엄청 읽었더랬다. 신촌에서 마침 우이동으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에 신문 3개를 읽었다. 그 중에 읽은 한겨레 신문의 한 칼럼. [삶의 창] 나를 울려주는 봄비 / 하성란

 

봄비에 대한 내용이 심각하게(?) 언급되었고, 그 중에, 한 시가 소개되었다. 비가 와도 젖은 자는이라는 시.

 

오, 왠지 좋은데? 라는 생각을 하고, 핸드폰에 메모를 했다. 그냥 그렇게 지나갈 수 있었는데, 마침. 우이동에서 집에 가는 버스를 타고 가는데, 갑자기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 비를 맞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쉬이 그칠 비가 아니라는 생각에, 결국 비를 맞고 가기로 했다. 그래.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다시 젖지 않잖아. 라는 생각에. 결국, 오랜만에 비를 맞았다.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다시 젖지 않는 다는 말. 뭔가 의미심장한 말이다. 젖은 자가 젖지 않는 다는 말은, 분명히 역설적인 말이지만. 그 역설이 시의 매력.

 

비가 시련을 뜻한다면, 이미 닥친 시련은 시련이 아니다. 그러니까, 좌절하지말라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뭐 인터넷에 찾아 보니깐, 그런 의미로 쓰인 것 같다. 또 다른 한 편 생각해보면, 이미 비를 맞아서, 흠씬 젖었기 때문에, 이판사판(?)의 기분으로. 이 어려움을 헤쳐보자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비가 와도 젖은 자는

                                          오규원

강가에서
그대와 나는 비를 멈출 수 없어
대신 추녀 밑에 멈추었었다
그후 그 자리에 머물고 싶어
다시 한 번 멈추었었다

비가 온다, 비가 와도
강은 젖지 않는다.  오늘도
나를 젖게 해놓고, 내 안에서
그대 안으로 젖지 않고 옮겨가는
시간은 우리가 떠난 뒤에는
비 사이로 혼자 들판을 가리라.

혼자 가리라, 강물은 흘러가면서
이 여름을 언덕 위로 부채질해 보낸다.
날려가다가 언덕 나무 위에 걸린
여름의 옷 한 자락도 잠시만 머문다.

고기들은 강을 거슬러 올라
하늘이 닿는 지점에서 일단 멈춘다.
나무, 사랑, 짐승 이런 이름 속에
얼마 쉰 뒤
스스로 그 이름이 되어 강을 떠난다.

비가 온다,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다시 젖지 않는다.
  

 

# 이번 달은 가계부를 꼬박꼬박 작성. 가계부는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부터 작성하긴 했는데, 했다가, 안했다가의 반복이었다. 그래도 아이폰을 쓴 이 후, 나름대로 꼬박꼬박 작성하고 있다. 이번 달은 나름대로 살뜰하게 살았던 것 같다. 그런데, 마지막 날에 합산을 해보려 하니, 살뜰하게 썼다고 생각했는데, 평소와 별 다른 차이가 나질 않네.

 

음. 그리고 오늘부터, 가계부 작성 원칙을 하나 세웠다. 회계를 잘 모르지만, 현금주의로 작성하기로 결정! 발생주의는 어렵다ㅠ그리고 정말 예산이 적은 상태에서는 현금의 매일 매일의 변화가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현금주의로 해야지, 그 날 그 날의 유동성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