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4.11.18 철학있는 감독
  2. 2011.05.18 5.18과 야구의 추억 3
  3. 2009.04.01 드디어 야구 시즌 2
tigerbh's 칼럼2014. 11. 18. 20:46

참 아이러니컬하다. SK 와이번스 감독 시절만 하더라도, 그는 7개 구단 팬들의 공공의 적이었었다. 하지만, 그가 물러난 뒤에야 그의 자리가 커보이기 시작했다. KBO의 2000년대 이후의 야구는 김성근 감독의 SK 와이번스 취임 전과 후로 나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의 해임 이후에는 - 여러가지 요인이 있었겠지만 -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KBO 야구 수준이 퇴보했다. 김성근 감독은 올해 기사를 통해 "한국 프로야구의 다가올 위기"에 대해서 언급하기도 했었다.


어쨌든, 작년부터 "한국 프로야구의 질"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는데, 야구보는 식견이 눈꼽만큼도 없는 나조차도, 선수들의 기본도 안 된 플레이와 정신상태를 보자니 답답해져서 야구에 대한 관심이 점차 멀어져 갔다. 물론 이는 제한된 인프라와, NC 다이노스의 1군 진입 등으로 얇아진 선수층에도 기인하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철학없는 감독도 한 몫을 한 것이 분명하다. (특히 KIA 타이거즈의 야구를 보고 있노라면 더욱 그랬다.)


하지만, 내년 야구는 정말 기대된다. 그 이유는 한화 이글즈의 감독으로 김성근 감독이 부임했기 때문이다. 이제 패배주의에서 벗어나 전 경기 승리를 목표로 치열하게 경기를 할 한화 선수들의 모습이 기대되고, (모 감독은 시즌 시작 전에 항상 '5월까지 5할이 목표다' 라는 혈압 오르는 이야기를 했었더랬다.) 그 모습이 다른 팀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막상 시즌에 들어가면 "저 영감은 이기려고 별짓을 다한다."라는 비판이 분명히 일겠지만, 이는 그가 없던 동안 이런 얘기를 들을 정도로 치열하게 야구를 한 감독이나 팀이 그만큼 없었다는 방증이 아닐까? 여튼 내년 시즌은 KIA의 성적과는 상관없이 정말 기대되는 시즌이다.


"고등학교 들어갈 때 새벽 우유배달로 학비를 벌었어요. 그래도 힘들지 않았어요. 배달을 시작하면서 '오늘은 1분만 단축해보자'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즐겼지요. 건설현장에서는 삽질을 하면서 팔이 아닌 무릎의 움직임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고요. 그런 것들이 모두 야구에 도움이 됐죠. 인생이 괴롭다고 생각하면 이미 그 삶의 미래는 어두운 겁니다."

- 김성근 "목표는 승리..'사람 좋다' 소리 들으면 조직 망가져" [한국경제 2014.09.25 기사] 중에서(http://durl.me/7h83xe)


Posted by 데이드리머
단상2011. 5. 18. 23:45

# 5.18과 야구의 추억

 

5.18은 광주 민주화 운동이 있던 날. 과거에 한동안 광주에서는 5월 18일에는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물론, 야구를 빌미로 가장 정치적인 광주 시민이 모이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은 분이 있었기 때문일 것. 86년에 첫 홈(하지만, 전주에서) 경기, 2000년 5월 18일 한화 전이 두번째 경기. 야구의 고장, 민주화의 고장에서 20년 동안 야구가 열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아이러니이다.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5.18의 또 하나의 야구는 2008년 5월 18일의 광주 경기. 엘지와의 경기였다. 아마 기아가 어이없게 무너졌던 경기 였다. 특별히 5월 18일이어서, 져도 무기력하게 져서는 안되는 경기였다. 그런데 무기력한 강우콜드 패. 박정태의 이대형을 향한 빈볼로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나기도 했던 걸로 기억난다. 그리고 광주 팬들은 분노로, 야구장에 오물 투척을 했고, 급기야는 5.18정신을 운운하며, 기아와 광주팬을 비난하는 기사가 신문의 기사거리가 되기도 했던 걸로 기억난다.

 

그로부터 3년 후, 2011년 5월 18일 공교롭게도 또 엘지와의 경기.

오늘은 대승. 특히 공동 4위에만 3팀, 유례없는(?) 중위권 싸움을 하는 도중에, 2위를 달리고 있는 LG를 상대로, 승차를 줄일 수 있었고, 내일까지 이긴다면, 2위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는데, 낙승해서 너무 좋다. 내일은 올시즌 프로야구의 히트상품인 박현준과 양현종의 빅매치! 요즘 기아가 잘하니깐 너무 좋다! 그런데 내 기억력 완전 쩌는데? 이런걸 기억해내는 나의 야구에 관한 기억력!!ㅋㅋ

 

# 다니엘서를 읽다가. 부끄럽지만 참 오랜만에 성경을 읽었다. 진짜 오랜만으로.

 

10장 12절. 그가 내기 이르되 다니엘아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깨달으려 하여 네 하나님 앞에 스스로 겸비하게 하기로 결심하던 첫날부터 네 말이 응답 받았으므로 내가 네 말로 말미암아 왔느니라

 

 이렇게 극히 일부의 구절로만 성경을 해석하면 이단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긴 하지만. 네 하나님 앞에 스스로 겸비하게 하기로 결심하던 첫날부터 네 말이 응답받았다는 말에, 일단 결심 자체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항상 결심만 하다 결국 행하지 못해서, 그걸로 끝나는데, 결심도 하나님께서 보신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지.

 

 그래도 다니엘은 결심만 한 것은 아니었다. 물론 행함이 있었고, 항상 말씀대로, 하나님의 뜻대로 살려고 노력했다. 자신의 목숨조차 아깝지 않게. 풀무불에 던져질 위기에 처했지만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믿음을 지킨 다니엘. 나는 이런 고백을 할 수 있을까?

Posted by 데이드리머
일상2009. 4. 1. 00:00
 드디어 야구 시즌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야구팬으로써 어떻게 겨울을 보냈는지 모르겠다. 다행히 올해는 WBC로 인해 야구시즌이 앞당겨진 느낌이라서 좋긴 하지만, 그래도 프로야구에 비하지는 못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WBC 국가대표팀 보다, 우리 KIA 타이거즈가 훨씬 좋다는 말씀. 지난 WBC 중계를 볼 때도, KIA 타이거즈 소속인 윤석민 선수나, 이용규 선수가 선발로 나오지 않으면 중계를 보지 않거나, 긴장감을 갖지 않은 채로 중계를 보곤 했다. 다행히 본선에서는 이용규 선수는 붙박이 1번 타자로, 그리고 윤석민 선수는 준결승전 선발 투수로 출전해, 흐뭇한 기분으로 경기를 볼 수 있었다. 윤석민, 이용규 선수는 신인 시절부터 유심히 지켜보던 선수였기 때문에 KIA 내의 다른 선수에 비해 애정이 더 크기 때문이다.

 윤석민 선수는 석민 어린이로 불리우는데, 유망한 신인 투수들이 많다는 KIA 투수진 가운데 신인 때부터, 아마도 유일하게 스트라이크와 볼을 잘 컨트롤 할 수 있었던 선수로 기억된다. 음. 다른 유망한 선수들도 많았지만, 모두 제구력이 안 좋았던 것 같다.  윤석민 선수 지명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KIA는 2004년 신인 2차 지명 때 원래 지금은 한국 최고의 소방수로 불리오는 오승환 선수를 1순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하지만 앞의 순서에 있는 삼성이 오승환을 먼저 지명해서 허를 찔렸다고 한다. 하지만 KIA에게는 윤석민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쨌든 이제 윤석민 선수는 KIA의 보물이 되었다. 그리고 이용규 대해서 쓰자면, 일단 순수 호랑이 혈통은 아니다. LG에서 홍현우 선수와 같이 KIA로 트레이드 되어 왔다. 그리고 KIA에서 LG로 간 선수는(소소경, 이원식) 감감 무소식이다. 이용규 선수 트레이드를 놓고 많은 네티즌들이, 당시 이순철 전 LG 독이 선수시절 친정팀인 KIA에 보낸 선물이라고 표현하는데, 음. 이건 이용규 선수가 KIA에 와서 성공했기 때문에 나오는 이야기다. 어쨌든 트레이드의 승자는 분명 KIA이다. 장기적으로 이종범 선수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를 얻는 행운을 얻었으니. 음. 그런데 이순철 감독의 입장에서는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가 3명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한 명을 트레이드를 해서 다른 약점을 보완하는게 최선이었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KIA가 선수를 보는 능력이 다른 팀보다 - 적어도 LG 보다는 - 좋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단지 KIA 팬의 입장으로 생각하는 거지만.

 어쨌든, 이제 개막전이 며칠 안남았다. 우리 KIA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빨리 보고 싶다.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무럭무럭 성장한 아기 호랑이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특히 작년 1차 1번 지명으로 입단한 안치홍과, 프로야구 선수 가운데 최단신인 꼬꼬마빈 김선빈, 그리고 KIA 좌완 투수의 희망 양현종, 전병두를 SK로 보내고 지킬정도로 장래성이 높게 평가 받았던 곽정철 정도가 떠오른다. 아참, 그리고 작년 KIA 마운드의 샛별로 갑작스레 떠오른 이범석과 차세대 거포로 기대받고 있는 나지완을 빠뜨릴 뻔했다. 신인급 선수 뿐만 아니라 EX-메이저리커인 서재응과 최희섭의 부활도 기대된다. 올해 KIA 타이거즈의 성패가 이 두선수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이니다. 그리고 작년, (강요된) 은퇴설로 고생했던 KIA의 정신적 지주인 이종범 선수의 회춘(?) 또한 기대되는 바이다. 음. 그리고 작년에 조금 부진한 성적을 올렸던 장성호, 작년 시즌 초 타율이 한 때 칠 푼 정도밖에 안되서 네이버 문자중계 댓글에서 칠푼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한남자 김종국, 파이팅 넘치는 최경환, 북한 용병 김원섭, 갑상선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이현곤, 안방마님 김상훈, 작년에 뜻하지 않게(?) 기량이 급성장한 차일목도 떠오른다.

 그리고 부상과 관계된 선수들로는, 오랜 기간 동안 계속 거듭된 고된 재활 훈련을 이겨내고 복귀한지 올해 3년차(맞나?) 이대진, 병살을 많이 쳐서 팬들로부터 원성이 자자한 홍세환, 한 때 KIA의 원투 펀치였던 강철민도 떠오른다. (언제 복귀할런지는 잘 모르겠다.)

 음. 지역주의 그런 것 안좋아하지만, 야구에서 만큼은 예외인 것 같다. 어쩌면 나는 KIA 팬이 된게 아니라, KIA 팬으로 태어났다고 해야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이건 다른 지역 팀의 팬들도 마찬가지일 터인데, 아마 부산 지역 사람들 또한 롯데의 팬이 된게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롯데의 팬이 었을 것이다.

 최근에는 KIA팬으로써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과거 해태시절에는 항상 우승후보였는데, 최근에는 가을 잔치에 갈 수 있을지 없을지를 고민한다. KIA 팬으로써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올해 어떤 해설자는 KIA가 8개구단 가운데 2약에 해당된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올 시즌을 위해 투수 용병 2명을 영입한 것 외에 뚜렷한 전력보강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년보다 더 나은 성적을 위해서는 최희섭과 서재응의 부활과 어린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기다리는 것 밖에 전력 상승 요인이 없다. 한편으로는 작년과 비교해서 뚜렷한 전력 이탈이 없다는 것은 살짝 위안이 되기도 한다.

 최근 약 3년 동안 야구중계를 원없이 봤던 것 같다. 특히 작년에는 전경기 출석(?)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에 준하는 정도로 야구 시청을 했던 것 같다. 야구를 못 볼 때는 친구한테 야구 실황을 물어볼 정도였으니까. (음. 그 친구와는 상부상조하는 사이라서, 그 친구가 야구를 못 볼 경우에는 내가 알려주기도 한다.) 작년에는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거의 모든 경기를 중계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가끔 인기 없는 팀의 경기는 중계를 안하기도해서 전경기는 아니다.) 그리고 딱히 할일이 없었고, - 사실 없었던 것은 아니다. - 할 일이 있더라도 야구 생각에 할 일들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야구 끊어야지 끊어야지 하면서도 TV를 켜서 중계를 보거나, 네이버에서 중계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음. 지는 경기가 너무 많아서, 야구를 보면 볼 수록 짜증이 늘어나지만, 그래도 야구의 인력(引力)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이른바 야구 인력의 법칙이라고 해야겠다. 덕분에 야구 지식은 부끄럽지만, 남들보다 조금 더 낫다고 자부할 수 있다. (자랑할 게 없어서) 음. 어쨌든 올해는 아마 작년처럼 야구를 보기가 힘들 것 같다.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는 것 만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그걸로 만족해야지. 아쉽지만.

 며칠 뒤면 잠실 구장에서 개막전이 열린다. 작년 순위가 최종 결정되자마자, 계산(?)을 해보니, KIA와 두산의 경기가 잠실에서 있어서 엄청 반가웠었다. 올해부터는 서울에서 지내게 되어서, 서울 올라가면 꼭 개막전 보러 가야지 하고 다짐 했었는데(음. 그리고 또 한가지 서울가면 꼬옥 하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 그것은 TV, 책을 말하다 방청하는 것이었다. 올해 이유는 모르겠지만 - 누군가의 압력 때문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 우습게도 신년특집을 끝으로 폐지되었다.) 결국 둘 다 물건나 갔다. 야구 개막식날 팔자에도 없는 산행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아쉽다. 음. 그나저나 앞으로는 꼭 4강 들어서 광주에서 개막전을 했으면 좋겠다.

 음. 여기까지가 야구 개막전에 못가게 되서 아쉬움에 써내려간 변이다. 야구 감상은 다음 기회에.
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