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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0.20 파리 기행
  2. 2012.01.03 스무살 여행,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단상2015. 10. 20. 23:16

지난 10월 3일부터 10월 9일까지 파리 여행을 했다. 딱히 파리에 대한 로망이 있다거나 파리에 꼭 가야겠다고 오랫동안 생각한 것은 아니였지만, 단지 동생이 파리에 있었기에 파리에 갔다. 여행 후 뭔가 거창하게 정리하려다 보니, 뭔가 부담이 되어 여태 미루다가 오늘에서야 몇자 끄적인다.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에 필적할만한 글을 쓰고 싶지만.....

1. 파리의 색은 정말 예쁘다. 파리의 건물과 거리 곳곳의 가로수, 그리고 단풍은 정말 조화롭다. 건물들이 주로 상아색이어서 마치 도시 전체가 상아색 도화지에 수 놓여진 것 같았다. 그리고 어디에서 사진찍어도 화보가 된다. 물론 나는 화보같은 사진을 못건졌다. 모델이 별로여서.

2. 하늘이 유달리 파랬다. 우리나라보다 하늘이 더 낮고 가까이에 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파리의 하늘을 보며 빈센트 반 고흐가 <별이 빛나는 밤>에 왜 하늘을 그렇게 그렸는지 이해가 되었다.

3. 정원과 공원이 많있다. 조금만 걸어도 공원을 볼 수 있었다. 친구가 추천해준 뤽상부르 공원은 여행 기간 매일 가볼만한 곳이었고(나는 시간이 아까워서 한번밖에 못갔지만), 로뎅 미술관의 정원,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 퐁텐블로 성의 정원 모두 예뻤다. 퐁텐블로 성의 정원은 비가 많이 와서 제대로 못봐서 아쉬웠다. 그리고 심지어 공동묘지(페르 라쉐즈)도 공원같이 꾸며져 있었다.

4. 어디에서든 에펠탑이 보였다. 파리에 가서야, 에펠탑을 싫어했던 모파상이 에펠탑이 유일하게 안보이는 에펠탑의 레스토랑을 자주 찾았다는 이야기를 이해했다.

5. 도심이나 정원에서 다른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러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차가 옆에 쌩쌩 다니는데도 열심히 달리는 사람들이 인상깊었다. 우리 나라는 러닝할 수 있는 공간이 한정적인데, 파리는 어디에서든 러닝하는 사람이 많았다. 나도 해외에서 러닝하는 것이 로망이었었는데, 짐만 많아질 것 같아서 안챙겨 간게 후회되었다.

6. 파리는 생각보다 작다. 서울 면적의 6분의 1가량. 마음만 먹으면 2~3일이면 파리 대부분을 다닐 수 있을 듯. 하지만 막상 파리를 떠나려니 일주일이 너무 짧았다. 참고로,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면적을 합친 것보다 작다. 방금 네이버 찾아봄.

7. 파리에서 가장 좋았던 곳은 개인적으로 에펠탑, 몽마르트 언덕, 페르 라쉐즈 공동묘지였다. 사실 박물관, 미술관은 많이 다녔지만 안가면 나중에 후회될 것 같아서, 의무감으로 갔었었다. 그리고 내심 나에게도 스탕달과 같은 기질이 있을까 기대했었지만,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건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관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은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본 모네의 <수련>.

8. 역시 파리는 여자의 도시. 아마 내가 여자였다면 즐길거리가 훨씬 많았을텐데.

여행하는 동안 걷고, 걷고, 또 걸었다. 혼자, 때론 동생과 걸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 한국에 두고온 고민들에 대해서 다시한번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막상 한국에서는 골몰했던 그 고민들이 커보이지 않은 것 같아서 당황스러웠다.

여행 마지막날 페르 라쉐즈에서 봤던 묘지는 영혼이 거처하라는 것 마냥 집모양이 많았었다. 프랑스 사람들에게 집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단서가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여러 유명인사들의 묘지를 지나면서 화려한 인생도 종말은 허무하다는 것도 느꼈다. 하지만, 꺼이꺼이 울던 어린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생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았다. 결국은 허무한 게 인생이지만 살아볼만한 것은 확실하다. 파리의 마지막 여행코스로 페르 라쉐즈 공동묘지는 의미가 있는 같아서 파리 여행을 계획중인 분들께 추천할만 하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거의 삼십년간 같은 시간 속에서 살아온 내 몸뚱아리는 파리의 시간속에서는 별 탈이 없었는데, 한국에 돌아와서는 파리의 시간을 몸이 착실하게, 그리고 성실하게도 기억해 내는 바람에 밤에 자꾸 깨서 애를 먹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일상의 단조로움에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다음에는 어디로 떠나야할지 계속 생각을 했다. 물론 일상의 단조로움이 외부적인 힘에 의해 깨지는 것은 또 못견디게 힘들어 할 거면서 말이다. 역시 그 단조로움은 내가 깨야 의미가 있는 것 같다.


Posted by 데이드리머
2012. 1. 3. 23:16
나의 스무살. 대학교 2학년, 나도 브라이언 트레이시처럼 자전거 여행을 했었다. 서울에서 해남 땅끝까지. 아스팔트 위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와 가끔씩 내리는 비를 맞으며, 완주했던 걸로 기억된다. 대학교에서 만난 가장 친한 친구이자, 나름대로 존경하는 친구가 도서관에서 꼬드겼었다. “이번 여름에 자전거 여행 가자.”고. 딱히, 자전거 여행에 대해서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도 없었지만, 덜컥 “그래.”라고 답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렇게 시작된 자전거 여행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몇 안되는 자랑할만한, 그리고 낭만적인 경험 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 친구에게 참 감사하다.

이 책을 쓴 브라이언 트레이시도, 20살 때, 사하라 사막을 건너는 여행을 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여행을 위해 돈을 모으는 과정, 자전거로 프랑스에서 스페인까지 여행했던 과정. 그리고 스페인에서 랜드로버를 구입해, 사하라 사막을 여행했던 과정을 이 책은 그리고 있다. 너무도 낭만적일 것 같은 이 여행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사실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

여행 경비를 스스로 마련하기 위한 과정, 그리고 여행 중에도, 최소의 비용을 들이기 위한 처절한 노력. 여행 중에는 자동차가 고장나고, 사하라 사막의 더위에 지치고, 아무리 아꼈음에도 불구하고, 경비가 떨어져, 경비를 구하는 과정. 사하라 사막 여행의 막바지에,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 불법으로 - 사실,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는 여행을 포기하지 않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본 받을만 하다 - 국경을 넘어 갈 때의 스릴 아닌 스릴. 하지만, 전혀 모르는, 처음 보는 사람들의 쿨한(?) 호의는 여행의 청량제였다. 자동차가 고장났다거나, 길을 모를 때, 친절하게 도움을 준 사람들이 없었다면, 더욱 어려운 여행이 되었을 것이다.

그들의 아슬아슬한(?) 여행기를 읽으며, 나도 모르게 그들의 여행을 응원하게 되었다. 자기계발 전문가인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모든 여행 과정에서 배울점을 찾았다. 작은 부분에서도, 배울점을 찾았던 그의 긍정을 배워본다. 흡사, 공자가 이야기했던 ‘세 사람이 같이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라는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는 어디에서든 적용된다. 좋으면 좋은대로, 나쁘면 나쁜대로, 누구든지, 어떤 상황이든지 생각하기에 따라 스승이 된다.

책장을 덮으며, 딱 하나 기억해야할 점을 꼽아 보자면, ‘포기하는 것도 습관이다.’라는 구절이다. 그 동안 도중에 얼마나 많은 포기를 해왔는지, 돌아본다. ‘이쯤이면 됐어.’라는 포기의 언어는, 성공을 위해 한걸음 더 나아가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다. 포기하는 습관은, 항상 그 자리에 머물러 있도록 만든다. 습관성 포기는 이제 멀리하고, 새해에는 되도록 이기는 습관을 들이도록 노력해봐야지. 새해에 읽기에 적절한 책. 그리고 지금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

참고로, 이 책은 한 서점에서 덤으로 받은 책이어서, 내가 읽게 될 거란 생각은 못했다. 또한 자기계발서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읽을 이유는 없었다. 그런데, 그냥 버리기에는 아깝고, 자기전에 잠깐 읽어 볼까 하다가? 출퇴근길에 읽게 되었다.

오래동안 자기계발서를 멀리했다. 자기계발서에 언급된 내용을 모두 실천하기가 겁났기 때문이다. 뭔가 머리에 채워지는 부분도 없다고 생각했었고. 이제 자기계발서를 가끔씩 읽게 된다면, 책에서 딱 한가지 마음에 와닿는 부분만 취할 계획이다. 가끔 자극이 필요할 때, 읽어야지.

18쪽 당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이 있다면, 그러한 모습이 요구되는 상황에 직면해서 실전 경험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 즉 용감해짐으로써 용기를 배우고, 인내함으로써 인내를 배운다. 이러한 인격적 특질은 역경에 직면해 그것을 이겨내는 시간과 양과 강도가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서 증폭 발전하게 될 것이다.

132~133쪽 인생을 살면서 어떤 상황에서든 공짜로 무언가를 얻으려는 욕망이나 시도는 개인의 정신과 영혼을 파괴한다. 정당하게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정신 자세는 인격을 높여 주고 자긍심을 갖게 한다. 반면 다른 사람에게 기대려는 정신 자세는 수치심의 근원이다.


스무살여행내인생의터닝포인트
카테고리 자기계발 > 성공/처세
지은이 브라이언 트레이시 (황금부엉이,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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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