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11.27 클래식 수첩 4
  2. 2010.06.12 세 남자의 못다한 사랑 이야기
  3. 2009.03.25 아침에 클래식을 듣는 것
2011. 11. 27. 00:45

 인터넷 서점에서 반값 할인하길래, 냉큼 샀던 책이다. 클래식 수첩이라는 책의 제목답게, 조금 큰 수첩 정도의 사이즈여서, 들고 다니면서, 부담 없이 읽기에도 편하다. 그리고 기자가 독자에게 알게 쉽게 설명하려는 의도가 있어서 그런지, 클래식 입문서로도 훌륭한 책이다. 또한 기자답게, 최신의 정보 및 음악 산업에 대한 동향도 실려 있어, 전반적인 클래식 시장에 대해서도 알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중간 중간의 유머도 웃기진 않지만, 뭐랄까 귀엽다고나 할까.

 

46쪽 한 편의 공연을 관람하는 경험 역시 프로그램과 연주 단체를 조사하고, 날짜와 장소를 확인하며, 티켓을 구입하기까지의 망설임을 모두 포함합니다. 혹시 늦지나 않을까 조마조마하면서 지하철을 타고, 졸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커피를 마시고, 연주자의 입장에 박수를 보내는 과정이 모두 한 편의 공연을 이루는 것입니다. 얼마든지 편하게 음악을 접할 수 있는데도, 굳이 공연장을 찾는 것은 이처럼 공연에 ‘아우라’라고 부를 수 있는 속성이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안다 박수’는 홀로 영광을 누리려는 독점욕일 뿐 아니라, 다른 관객의 소중한 추억까지 훼방 놓는 얌체 행위이기도 합니다.

 

 위의 문장은 내가 이미 갖고 있던 생각이기도 하다. 공연뿐만 아니라, 누군가와 영화를 같이 본다거나, 심지어는 좋아하는 사람과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책에 대한 기억은 이렇다. 군복의 건빵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사이즈이기 때문에, 건빵주머니에 담고서, 예비군 훈련받다가, 짬이 나면 꺼내어 읽던 책. 걷기에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어쨌든 책을 읽다가, 잠시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기도 하고, 도대체 언제 끝나나 푸념하기도 했다.

 

172 쪽 「전원 교향곡」이나 「환상 교향곡」처럼 표제가 붙어 있지 않는 한, 기악 음악은 ‘순수한 음표의 덩어리’일 뿐입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뿐”이라는 김지운 감독의 영화 「달콤한 인생」의 대사를 빌리자면, 음악을 들으며 자아를 투영하는 것도 바로 우리들 자신입니다. 이 음악에서도 흔들린 건 베토벤이나 등장인물이 아니라, 어쩌면 톨스토이 자신일지도 모르지요.
지금 당신은, 어떤 음악에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지요.

 

 클래식에 처음 관심을 갖고 이 책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클래식을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될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 중의 한 명이지만. 중간에 소개되는 음악을 천천히 찾아 들어야겠다.

 

 날이 추워지고, 밤이 더 길어져서 그런지, 여름보다는 클래식 듣기에 더 좋은 계절인 것 같다. 아무래도 집에 일찍 들어가는 일이 잦고, 데이트를 한다면 - 물론 나는 그럴 일은 없지만 - 밖에서 하는 활동보다는 공연장을 찾는 것이 추울 때는 더 현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여튼 이번 겨울에는 싼 공연이라도 한 번 찾아가볼까 생각중이다. 음. 이런 게 진짜 허세일까. 여튼 이 책 강추.


클래식수첩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 예술일반
지은이 김성현 (아트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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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데이드리머
일상2010. 6. 12. 14:50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

(세남자의 못다한 사랑 이야기)

  

1.    프롤로그

 

클래식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덕분이다. 2007년도에 봤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무려 3일만에 11편을 다 봤었고, 그 이 후 클래식을 듣게 되었다. 처음에는 노다메 칸타빌레에 나왔던 곡 위주로 들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즐겨 듣는 곡이 하나 하나씩 늘어났다. 덕분에 MP3 플레이어의 상당한 용량을 클래식이 차지하고 있다.

 

그 후 클래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났고, 클래식 관련 서적도 몇 권 찾아서 읽었다. 그리고 예당아트 TV에서 방송하는 클래식 강좌라고 할 수 있는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이라는 프로그램도 우연히 알게되어서 보게 되었고, 작년에는 시즌 2 “리스트, 파가니니편 녹화공연을 직접 보기 위해 찾아가기도 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강마에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던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는 노다메 칸타빌레와 마찬가지로, 클래식에 대한 흥미를 더 불러일으켜준 드라마이다. 그 후, 영화 아마데우스, 불멸의 연인을 보며,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생애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이해 할 수 있었고, 그들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두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세기의 작곡가들의 슬픈 이야기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클래식을 접하게 된 이 후 피아노로 클래식을 연주하고 싶어서 피아노 학원에 2달여를 다녔었다. 괜히 마음만 급해져서, 빨리 클래식을 연주하고 싶은 생각에, 의욕적이었다. 하지만 당시 공익근무요원으로 국방의 의무(?)를 하고 있어서, 시간도 없었고, 자격증 공부를 하느라, 2달 정도 밖에 못다녔었다. 처음에는 왜 이제서야 피아노를 배우냐고, 어릴 때부터 배웠다면, 좋았을 텐데, 아깝네.’ 하는 칭찬을 해주시기도 했다.

 

그리고 2010, 4학년이 되었다. 학교를 다니면서 꼭 한번 들어보고 싶은 과목이 음악의 이해였는데, 지난 해에는 전공 과목과 시간이 매번 겹쳐, 수업을 들을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대망의 2010, 전공 수업과 겹치지 않아, 수업을 무사히 들을 수 있었다. 이번 학기에 가장 즐겁게 들었던 과목이 하나 있다면, 단연 음악의 이해를 꼽을 수 있을 정도로 가장 재미있는 과목이었다.

 

2.    세 남자의 못다한 사랑이야기(Unfinished Love Story of Three Men)

 

 이번 음악의 이해 수업을 계기로 가게된 음악회가 있다. 올해로 5회를 맞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이다. 특히 올해는 못다한 여정(unfinished Journey)이라는 주제로 31, 젊은 나이로 요절한 슈베르트의 음악을 집중 조명했다고 한다. 나는 가장 시간이 잘 맞고, 뭔가 주제도 마음에 와닿는, 5 8일에 공연했던, 세 남자의 못다한 사랑이야기(슈베르트, 슈만, 쇼팽) 공연을 예매했고, 수업을 같이 듣는 남자 친구(?)와 가게 되었다. 이 음악회를 알게 된 계기는, 신문을 읽으면서 우연히 이 공연에 대해서 다룬 기사를 읽었기 때문이다. 기사를 보고 , 이거다.’ 하는 생각을 했었고, 바로 예매를 했다.

 
 난생 처음 가본 예술의 전당. 사실 나에게 예술의 전당은 아주 멀리 있는 곳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리 먼 곳에 있는 곳이 아니었다. 가는 길도 멀지 않았다. 방배역에서 내려, 방배역 근처에 사는 후배를 만나 밥을 먹고, 예술의 전당으로 갔다. 가는 길이 시원했다. 그리고 두근두근 예술의 전당으로 들어갔고, 공연장을 향했다.

 

공연장을 갔더니, 클래식을 듣기 위해 모인 많은 사람들을 보고, ‘클래식을 좋아하고, 이렇게 공연장에 와서 공연을 보는 사람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을 딱딱하게 생각하고, 클래식을 좋아한다는 나를 일컬어 된장남, 허세남 이라고까지 했는데, 그들의 말을 빌린다면, 공연장에는 수 많은 된장남, 된장녀들이 모였다. 하지만 그들은 된장남, 된장녀의 즐거움은 모를 것이다.

시간이 촉박해 겨우 공연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고, 곧이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귀여운 아이 두 명이 피아노 공연을 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처음에 긴장했는지, 인사를 하는데, 약간 실수를 했지만, 그 나이의 아이들은 실수조차도 귀엽다. 그리고 연주를 시작했는데, 귀에 너무나 익은 곡을 연주했다. 슈베르트의 군대행진곡 작품번호 51-1이었다. 통통 튀는 연주였는데, 정말 경쾌했다. 사실 곡 제목은 군대 행진곡이지만, 통통 튀는 자유 분방함, 경쾌함을 느꼈다. 아마 군인들이 이 곡을 듣는 다면, 경쾌함에 행진을 하면서 춤을 쳤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음악평론가 장일범이 슈베르트 분장을 하고 등장했다. 마치 슈베르트인 양 슈베르트 연기를 하고, 슈베르트에 대해서, 즉 자신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의 별명 버섯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다. 버섯이라는 별명이 지어지게 된 연유는 앉으면 일어설 줄 모를 정도로 곡을 썼기 때문이라고 한다. 역시 최고의 음악가에게 걸맞는 범상치 않은 별명이었다.

 

그리고 슈베르트의 가곡 들장미송어가 이어졌는데, 솔직히 가곡에는 조예가 없고, 독일어를 알아 듣지 못해서, 별 감흥은 없었다. 하지만 사람의 목소리에서 어떻게 아름다운 소리가 나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리고 가곡은 지루할 지 알았는데, 사실 알고 들으면, 더 재미 있었을 거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리고 그 다음 곡은 송어. 송어는 듣자마자, 어디에서 많이 들어본 곡인데, 하는 익숙한 선율들이 귓가에 머물렀다. 여기에서 연주된 곡은 피아노오중주 '송어' 라장조, D667 4악장이다. 너무 많이 들어봤지만, 음악회에서 들으니 또 다른 색달랐다. 송어를 듣는 것은 송어와 함께하는 작은 여행 같았다. 송어 한 마리가 물 속에서 한가로이 뛰어오르며 노니는 느낌이었다. 평화롭고, 아름답고 경쾌했다. 하지만 끝까지 경쾌할 지 알았는데, 중간에 분위기가 격정적으로 바뀌더니, 이 후에는 뭔가 숙연해진 느낌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경쾌한 분위기로,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 곡을 들은 후 한 동안, 내 미니홈피의 배경음악을 분위기 있게, 이 곡으로 설정해놓았다.

 

그리고 덤으로 슈베르트의 사랑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17살 때의 첫사랑 테레제와의 사연을 들었다. 교회 100주년 행사 때 도망친 소프라노를 대신한 그녀. 곧 슈베르트는 그녀와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아버지의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이어 연주된 곡은 피아노트리오 제 2번 내림마장조, D929, 2악장이다. 이 공연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연주자가 연주한 곡이다. 곡에는 전혀 문외한이라서, 이런 것만 눈에 들어왔다. 사실 이 곡은 단조로웠다. 반복된 피아노 반주, 그리고 슬픈 첼로 연주. 귀에 익숙치 않아서 유난히 길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곡에는 뭔가 절제된 슬픔이 내재된 느낌이다. 감상문을 쓰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이 곡이 해피앤드La Pianiste라는 영화에 삽입되었다고 한다. 이 곡을 들으면서 감상문을 쓰고 있는데, 이것을 알고 나니, 왠지 새로운 느낌이다. 뭔가 더 음악이 친숙해진 느낌이다. 여기에서 알게 된 게, 인간의 생각은 편견에 너무 많이 좌우된다는 점. 사실 모든 인간이라고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나라는 인간에게는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슈베르트는 이별 이 후, 많은 곡들을 작곡했다고 한다. 그 후 건강이 악화되고, 31살의 나이로 요절했다. 이른 나이에 요절한 슈베르트. 이번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주제가 못다한 여정인데, 31살에 요절한 안타까운 슈베르트를 기리기 위한 음악회인가 보다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예전에 읽었던 책, 음악가의 만년과 죽음에서 마음에 와 닿는 글귀가 있어서 메모한 것이 있다. 슈베르트가 한 이야기인데, "내가 창조한 모든 것은 음악에 대한 나의 이해와 나 자신의 슬픔에서 탄생한 것이다. 오직 슬픔에 의해서 태어난 것만이 세계를 즐겁게 해주는 것 같다." 역설적이지만, 슬픔 가운데 작곡한 곡이 불후의 명곡이 되어, 우리들을 즐겁게 해준다는 것. 어쩌면 우리들은 음악가들의 음악을 듣는 것 자체가 그들의 슬픔과 함께 한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그들에게 음악이라는 빚을 졌다.

  


그리고 이어진 곡은 8중주 바장조, D 803, 3악장. 음악회를 온 것 자체가 내게는 드문 일이지만, TV에서도, 실제로도, 8중주 연주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 연주를 본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었다. 내 개인적인 느낌이 보편적이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곡을 들으면 왠지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봄소풍을 가는 아이들을 보는 느낌이었다.

 

이로써 1부 공연이 끝났다.

 

이어지는 순서는 슈만의 차례였다. 장일범 음악 평론가는 당연히 슈만으로 분장을 했고, 이제는 슈만이 되어 자신에 대해서 설명했다.

 

집에서는 법률가가 되기 원했지만, 슈만에게 피아노를 지도하던 비크 선생은 음악가가 되기를 권유했다고 한다. 결국 슈만은 피아니스트의 길을 걷기 위해 피아노 연습을 하지만, 무리한 훈련 탓에 손가락이 부러지고 말았다고 한다.

 

비크 선생에게는 11살 난 딸 클라라가 있었는데, 슈만과는 무려 9살 차이가 났다. 하지만 둘은 클라라의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에 성공했다. 옆의 사진은 클라라 슈만의 사진인데, 굳이 슈만의 사진을 올리지 않고, 클라라 슈만의 사진을 올린 것은, 너무 예쁘기 때문이다. 공연 중에 클라라 슈만의 사진도 보여줬는데, 슈만이 클라라 어버지의 결사 반대에도 불구하고 클라라와의 끝까지 밀어 붙여 결혼할 만할 정도로 예쁘다.

 

슈만 차례에서는 어린이의 정경이 연주되었다. 이번에도 귀에 익숙한 곡들이 많이 들렸다. 13편의 소곡 중 3곡이 연주되었다. 피아니스트 최희연 분의 연주였다. 처음엔 피아노 의자의 높이가 불편한지, 다소곳하게 조절하시더니, 열정적인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셨다. 그리고 이어진 순서는, 슈만이 가곡인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두 사람의 척탄병이었다. 분명 아름다운 가사의 곡이었을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이번에도 내용을 알아 듣지 못했기 때문에, 그냥 바리톤 분의 좋은 목소리를 듣고 온 것에 만족한다. 하지만 다음에 공연장에서 이 곡은 물론이고, 가곡을 듣게 된다면, 미리 공부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제 쇼팽 차례.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쇼팽으로 변신한 장일범 음악평론가. 쇼팽은 예민한 편이었고, 폐병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과 떨어져서 지냈다고 한다. 쇼팽의 여인은 조르주 상드라고 한다. 쇼팽은 그녀를 만났을 때 가장 창작열이 불타올랐다고 한다.

 

쇼팽의 가장 첫 곡은, 쇼팽 왈츠 작품번호 64, 2이었다. 왈츠 특유의 리듬이 좋았다. 하지만 뭔가 절제된 슬픔 가운데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는 아마 그의 조국 폴란드와의 상황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피아니스트의 바삐 움직이는 손도, 왠지 슬퍼 보였다. 그리고 이 곡에는 그의 연인 조르주 상드와의 이별도 묻어난다.

 

그리고 두 번째 곡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서주와 화려한 폴로네이즈 다장조, 작품번호3이다. 이 곡에서는 유난히 사람들의 환호, 박수 소리가 컸던 곡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유난히 페이지 터너가 바삐 움직인 곡이었다. 촘촘하게 이어진 음들. 아마도 피아노 음들이 높은 음에서 낮은 음으로 빠른 템포로 움직이는 부분이 많아서인 것 같다. 그리고 슬픈 첼로 소리가 조화를 이루었다.

 

마지막으로는 피아노협주곡 제 1번 마단조, 작품번호 11, 3악장. 피아노와 현악기가 대화하는 느낌이다. 사실 이 곡도 귀에 익지 않아서, 약간 듣는데, 지루하긴 했었다.

 

모든 순서가 끝나고, 깜짝 생일 파티가 있었다. 다름 아닌, 슈만과 쇼팽의 생일 파티였다. 올해가 슈만과 쇼팽의 탄생 200주년이라고 한다. 모든 연주자들이 무대에서 각자의 악기로 생일파티 곡을 연주했다. 나름대로의 편곡으로, 생일 축하 곡도 이렇게 재미 있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탱고의 느낌, 잔잔한 재즈의 느낌, 그리고 익살스러운 연주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3.    에필로그

 

아직 나의 음악을 듣는 수준은, 순수하게 음의 아름다움을 듣는다기 보다는, 뭔가 음악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알아야지만 이해할 수 있는 수준뿐 인 것 같다. 그냥 음악을 이해하려고 하면 잘 안 된다. 특히 이 공연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처음 들어본 음악은 잘 들리지가 않고, 듣는데 집중도 안 된다. 음악을 알아야 들리는 것인가, 들려야 음악을 아는 것인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와 관련 해서, 음악을 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음악가의 인생 역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우리가 듣는 것은 그들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삶을 더 잘 알수록, 그들의 음악의 이해도도 높아지고, 음악을 듣는 것에도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이러한 생각은 영화 아마데우스, 불멸의 연인을 보고 난 후 느낀 것이다. 그 영화를 본 후,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음악을 들을 때면, 그 영화의 영상이 먼저 떠오른다.

 

이번 클래식 공연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이 공연의 주제는 세 남자의 못다한 사랑이야기이다. 세 위대한 작곡가의 사랑은 그들의 창작열을 불타오르게 만들어 주었고, 우리들은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우리도 모르게 듣고 있는 것이게 된다. 모르고 들어도, 좋은 음악은 오래 기억 속에 남지만, 알고 듣는 다면, 더 오랫동안, 그리고 더 감미롭게, 때로는 더 슬프게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진 출처>

 

클라라 슈만: http://sinconcerto.egloos.com/3632191

이 외의 모든 사진:

http://www.seoulspring.org/2010season/htm/p5/p5_1.asp?directory=notice&modes=view&idx=59&gubun


Posted by 데이드리머
일상2009. 3. 25. 22:21

 오늘 아침에 음악을 들으며 쓴 글이다.

 

 엠피쓰리플레이어에서 클래식이 나온다. 랜덤 듣기로 설정했는데, 이번 순서는 클래식이다. 클래식을 들으며 학교에 가고 있으니 뭔가 새롭다. 귓가에 들리는 음악과 함께 모든 소리들이 함께 합주가 된다. 지하철 소리, 똑깍거리는 구둣소리, 신문 펼치는, 그리고 신문 넘기는 소리다.

 

 클래식을 들으며 사람들을 바라보니, 사람들이 조금 평화롭게 보인다. 음악이 잠시나마 귀와 세상을 단절시키니, 내 사고도 약간은 잠시나마 단절된 느낌이다. 그리고 왠지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착각도 들게 한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무언극의 무대인 것 같다.

 

 지금 듣고 있는 곡은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나오는 베토벤 교향곡 7번이다.

 

 그리고 노라존스의 Don't know why로 곡이 넘어갔다. 노라존스의 목소리는 이상한 마력을 지닌 것 같다. 비록 아는 노래도 별로 없지만. 어쨌든 나만의 느낌이지만, 뭔가 몽환적? 아니면 뭔가 표현은 잘 못하지만, 잠들기전 의식이 조금 남아있을 때, 사고활동이 정지될 때 즈음의 기분이다. 음. 몽롱하다고나 해야할까? 어쨌든 노라존스의 노래를 들을 때면 왠지 잠을 자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노라존스의 노래가 끝나고 휘성 1집에 수록된 magic eye가 흘러나온다. 휘성 1집은 CD를 사서, CD가 닳지는 않지만, 닳을 정도로 들었는데, 아마도 그 때가 고 2, 고 3때였다. 이제 도착했다. 지하철에서 내릴 시간이다. 으. 날씨 춥다. 이제 슈베르트 현악4중주인 것 같은데, 무슨 곡인지는 모르겠다.

 

 

 아침에 음악을 들으며, 핸드폰 메모장에 쓴 글이다. 사람이 많아서 책 읽을 틈도 없을 땐 음악을 듣는다. 보통 굿모닝 팝스를 들으며 가는데, 오늘 아침에는 당최 굿모닝 팝스 책을 어디에 놓았는지 보이질 않았다. 그래서 그냥 노래나 듣자 하고 - 날씨도 추우니 - 귀마개겸 헤드폰을 쓰고 음악을 들으며 가자는 심산이었다. 어쨌든, 조금 특별한(?) 아침에 특별한 메모다. 그나저나 굿모닝 팝스 책을 기숙사 돌아와서도 못찾았었는데, 침대와 벽 틈새에 먼지와 함께 고이 이틀정도 묵혀있었다. 음. 일단 찾아서 다행이다.

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