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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bh's 칼럼2012. 2. 14. 16:28
* 한 신문사의 현장평가 면접을 진행하면서, 스마트폰 원고지 애플리케이션에 썼던 짧은 기사를 수정해서 다시 블로그에 올립니다. 기사를 쓴다고 썼는데, 전혀 기사가 아닌 느낌. 기사를 써본 적이 있어야지;;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라는 문구는 어느 화장실에서든 볼 수 있는 친숙한 문구이다. 하지만 머문 자리가 아름답지 않다면, 이는 아름답지 않은 이용자들 때문만일까?

 서울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하철역의 한 곳인 용산역 화장실은 아름답지 않았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용산역의 하루 평균 유동인구는 9만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서울시 전철역 이용객 순위에서 서울역 다음으로 많은 수치라고 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기 때문에 화장실 이용객도 당연히 많지만, 화장실 관리는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남자 화장실에서는 소수의 노숙인이 머물며, 세면을 하기도 하고,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화장실을 이용한 한 시민은 “화장실 위생 상태도 그렇고, 역에서 조치를 어떻게 취해야 할 것 같은데. 그렇다고 무작정 쫓을 수도 없고.”라며 불쾌감을 표현했다.

 용산역에서 근무하는 OOO 씨는 화장실 노숙인에 대해서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민 중에서도 민원을 제기하는 분이 많다. 시민의 민원이 있을 때에는 노숙인에 대한 조처를 하지만 노숙인들은 인권을 주장하며 반발하기도 한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화장실 청소 관리자 OOO 씨는 용산역 화장실 악취의 주범 중의 하나가 노숙인 때문이라며, 이에 대해 “그나마 서울역에 비하면 적은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화장실에서의 세면, 빨래는 예사이고, 심지어는 화장실 문을 잠그고 잠을 자기도 해, 시민에게 불편을 가져오기도 한다고 한다. 특히, 외부 무료급식소에서 밥을 먹고 다시 들어와 상대적으로 따뜻한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장기로 머문다고 한다. 하지만 딱해서 막무가내로 쫓아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노숙인을 제지하면 화장실 집기를 부수기도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사실 우리는 청소를 대행하는 상황인데, 이것은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용산역, 그리고 이 사회의 문제”라고 전했다.

 용산역 화장실을 찾는 한 노숙인은 “여름은 괜찮은데, 겨울에 있을 곳은 화장실뿐”이라고 했다. 이는 매 겨울 반복되는 문제이다. 추운 날씨 탓에 밖에 있을 수는 없고, 그나마 화장실이 그들의 고육지책인 것이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고 한다. 하지만, 누군들 아름답지 않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 할까?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자리도 아름답다.’라는 말은 노숙인이 화장실에서 조차 환영 받지 못하도록 하는 슬픈 울림으로 남게 한다.
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