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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17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2. 2011.07.17 tigerbh's 칼럼
tigerbh's 칼럼2011. 7. 17. 02:59

드림 소사이어티

 

 모 독서통신교육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잠깐 한 적이 있다. 책을 읽고 책의 내용과 관련한 창의적인 문제를 만드는 일을 해야했다. 결국 내가 창의적이지 않다는 것만 깨달았던 기억이. 그런데 그 때 읽었던 책들이 문득 생각이 나고, 나의 사상(?)을 만들어 갔던 것 같아서 놀랄 때가 있다. 책을 읽고, 문제를 만들려면 여간 꼼꼼하게 읽지 않고서는 중복되지 않은 39개의 문제를 만들기가 어렵다. 그래서 정독 그 이상의 꼼독(?)을 - 꼼꼼한 독서 - 해서 인지 시간이 지나도 책의 내용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 때 읽었던 책 중의 하나가 저명한 미래학자인 롤프 옌센이 쓴 드림 소사이어티라는 책이다. 이 책에서 강조했던 내용은 스토리 텔링이다. 성공한 기업의 스토리 텔링 마케팅 - 의도하건, 의도 하지 않았든지 - 의 사례와 앞으로 각광받을 이야기 시장을 소개했다. 아무리 좋은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었더라도, 좋은 점만 소개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그 제품에 이야기를 입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해야 베스트, 스테디 셀러가 될 수 있다. 결론은 좋은 이야기꾼(스토리 텔러)이 되라는 내용인 것 같았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갈망하는 속성이 있다. 재밌는 일, 혹은 특종(?)이 생기면, 누군가에게 이야기 하지 않고서는 가만 못 있어서, 바로 핸드폰을 들어 통화를 하게 된다. 그리고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면 보통 하는 말이 있다.

 

"야, 요즘 뭐 재밌는 이야기 있냐? 재밌는 이야기해봐."

 

오죽하면,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 꽃을 피우다."라는 관용적인 말이 생겨났을까? 그만큼 우리는 이야기를 갈망한다. 끊임 없이 우리는 이야기를 한다.(논리의 비약인가....)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를 뒤늦게 봤다. 모든 곡이 예능에서 만들어진 곡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빼어난 곡들이었다. 가수들의 타이틀 곡을 삼아도 될 정도로, 완성도가 뛰어났다. 특히 강변 북로 가요제, 올림픽 대로 가요제 - 올림픽 대로에 얽힌 웃지 못할 필자의 이야기가 있다 - 와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를 거치면서, 이제 격년으로 열리는 하나의 행사로 승화했고, 점점 가요제는 무한도전의 대표적인 이야기로 자리잡고 있다. 또 2년 뒤에 어느 도로에선가 열릴 가요제의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대 된다.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는 지난 2번의 가요제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노래 뿐만 아니라, 6회에 걸친 편성으로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노래에서 폭발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오래 남는 노래는 바닷길의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처진 달팽이의 말하는 대로.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는 제작 과정에서 바다와 길이 갖고 있는 공통된 이야기를 담았던 것을 보여줬고, 말하는 대로는 유재석과 이적의 음악 여행 가운데, 이적이 노래에 유재석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런 이야기와 노래가 결합되어서, 결국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별히 말하는 대로에 대한 찬가를 써보려고 한다. 이 노래에는 유재석이 말한 그의 스무살적 이야기를 그대로 담았는데, 과거의 시련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고, 이는 지금 시련을 겪고 있는 많은 이 - 특히 20대 - 들을 위로하고 격려했기에 공감을 얻어내며 오래 동안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나 또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불안한 잠자리에 누울 때면 내일 뭐하지? 난 왜 안되지?, 왜 난 안되지?"라고 걱정을 했다.(지금은 이런 불안을 조금 유예시켜 놓긴 했다.) 하지만 그의 성공 스토리는 많은 이들에게 말하는 대로, 다시 희망을 주었다.

 

(말하는 대로는 성경적이기도 하다. 말에도 권세가 있다고 했고, 민수기 14장 28절에는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 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리니라는 말씀도 있다.)

 

과거의 시련은 그에게 지금의 감사를 주었고, 지금은 성공했다라고, 누구라도 말 할 수 있는 삶이지만 그에게는 겸손함이 묻어나는 이유를 방송을 보며 새삼 깨달았다. 

 

말하는 대로와 같이 꼭 가사에 이야기를 담지 않았더라도, 제작 과정 자체에 서로의 이야기를 담았으므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기대를 심어줘, 결국 가요제는 성황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에 부족할 정도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고 생각한다. (나만 그렇게 생각할지도...)

 

무한도전은 가요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갖고 있다, 그런 이야기에 울고 웃은 많은 시청자들은 매주 그들의 이야기를 기다린다. 이는 무한도전만이 가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무한도전은 도전이라는 그 의미 자체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이점을 갖고 있다. 이는 경쟁 프로그램인 1박 2일이 무한도전을 따라 잡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1박 2일에서는 좀처럼 이야기를 캐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1박 2일에는 굴욕적이겠지만, 같은 요일의 경쟁 프로그램으로만 한정해도 나는 가수다보다 시청률은 높을지라도, 사람들에게 많이 회자가 되지 않는 이유 또한 이야기에 있다. 임재범의 눈물겨운 이야기, 요즘은 비주얼 가수로 거듭난 김범수의 이야기 등의 수 많은 이야기를 나는 가수다는 양산하고 있다. (요즘은 스토리 텔링를 하는 데 한계에 다다른 듯 하긴 하다.)

 

(TV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을 잔뜩 써 놨지만, 집에 TV가 없어서, TV를 못본다. 개인적인 기호를 일반적인 내용인 것 마냥 쓴 것도 다 써놓고 나니 부끄럽다.)

 

결국 남는 것은 이야기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는 속담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있다. 과연 이름을 남긴다는 의미가 무엇일까? 결국 이름을 남긴다는 의미는 이야기를 남긴다는 의미를 갖는 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누군가에 대해서 기억할 때, 종국에는 그 사람에 얽힌 이야기를 하게 된다. 우리가 잘 알 수 있는 많은 위인들은, 또한 그들의 삶 가운데에서, 많은 이야기를 남기기도 했다. 반대로 불명예스러운 이야기를 남긴 사람도 있다. 나라를 팔아 먹은 이야기로 영원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 자업자득이라고는 하지만 얼마나 슬플까?  

 

다시 무한도전으로 돌아가서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부러운 점이 하나 있다. 자의든, 제작진의 의도이든 많은 도전을 하면서, 그들의 삶 가운데 많은 이야기를 남기기 때문에다. 비록 그들이 직업으로 삼으며 하는 일들이지만, 쉬이 하기 어려운 도전을 하면서, 성공과 실패의 이야기를 오래동안 만들어 가는 그들의 모습이 정말 부럽다. 매번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그들만의 이야기를 남기는 게, 아무리 방송일지라도, 그들의 평생에 남을 이야기라는 것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이 삶이고, 삶이 무한도전.

 

자소서를 쓰면서

 

자소서를 처음 쓸 때, 특히 고도화된 질문들에 맞닥뜨려졌을 때, 도대체 쓸 이야기가 없어서 좌절에 또 좌절을 했다. 하지만 자기소개서를 쓰는 양이 많아 질 수록, 새삼 나에게도 의외로 이야기가 많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데 기업에서 좋아하는 류의 이야기는 아니라서,..음 다 떨어졌나?) 그리고 이는 아직 나도 아직 깨닫지 못한 이야기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결국 이야기는 자신을 소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기업에서는 그런 이야기들을 요구하기도 한다.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는 책 제목도 있다.(그런데 스토리도 하나의 스펙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에 와 닿지는 않는다.) 어쨌든 스토리는 사람을 사로 잡는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 스토리를 잘 만드는 사람이 결국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것이다.(실력은 기본!)

 

한 치 앞을 모를 불안한 청춘을 살아가고 있는 나. 그리고 많은 20대들. 지금 이 시기,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면, 조금 더 견딜 수 있는 희망을 갖게 될지 모르겠다. 이 시기에 아무런 이야깃 거리도 없으면 나중에 무슨 재미로 살까? 부끄럽지만 나 같이 20번 이상 면접을 보고, 떨어진 사람있으려나? 아직 내 주위에서 20번 이상 면접을 본 사람은 못봤다. 이도 나중에 나만의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다.

 

"나는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 기대 해도 되겠지?"


Posted by 데이드리머
tigerbh's 칼럼2011. 7. 17. 00:39

 "글을 쓰는 것을 업으로 삼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다. 그래서 한 신문사에 원서를 넣고, 필기도, 1차 면접도 어쩌다 보니 통과해서, 최종 면접까지 간적이 있다. 물론 최종에서 떨어지긴 했지만. '나에게 글쓰는 자질이 정말로 있나?'라고 진지하게 생각해본 계기로 삼기로 했다.

 

 그래서 팔로윙하고 있는 기자에게 Direct Message로 기자에 대해서 진지하게 물어봤는데, 메이저 언론사에서 기자를 하는 게 아니라면 박봉이라는 답변. 남다른 사명감이 있는 게 아니라면 비.추.

 

 생각해보면 나에게 남다른 사명감이 있는 것 같진 않다. 그냥 한 번 써본거였는데, 된거라서. 다른 사람들이 볼 때, 특히 언론 고시를 준비한 사람들이 볼 때는 재수 없을 수도 있지만. 하지만, 여름에 메이저 언론사에 인턴 지원 서류를 제출했는데, 결론은 광탈. 아마 간절함이 없어서 였을 게다.

 

 그러면 다른 방법으로 글쓰는 것으로 업을 삼을 수는 없을까? 전업으로 글 - 어떤 종류의 글이든지 - 쓰는 것은 힘들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 폴 오스터의 빵굽는 타자기라는 책을 읽으며, '타자를 치며 빵을 굽는 게 쉬운 일이 아니겠구나' 라는 걸 느꼈다. 즉, 소위 말하는 배고픈 직업이다.

 

작가가 되는 것은 다르다.

그것은 선택하는 것이기보다 선택되는 것이다.

글쓰는 것말고는 어떤 일도 자기한테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평생 동안 험한 길을 걸어갈

각오를 해야 한다.

 

- 『빵굽는 타자기』중에서

 

 그래서 다른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신문, 잡지, 일을 하고 있는 회사 사보에라도, 칼럼을 쓰는 칼럼니스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일상 생활에서 맞닥뜨린 일에서 느낀 깨달음, 따뜻함, 그리고 때로는 - 가뭄에 콩나듯이겠지만, 그래도 가뭄에 콩나는 게 어딘가? - 통찰력이 있는 그러한 글을 말이다.

 

 

 며칠 전에 잠이 안와서 누워서 두 시간여를 뒤척였다. 뭔가 뒤늦게 무한도전의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를 보고 나서의 잔상이 오래 남아서 잠이 안왔는지도 모른다. 특히 말하는 대로를 들으며 여운이 오래 남아서 인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오랜만에 마신 아메리카노도 오밤중의 뒤척임에 기여하긴 했지만. 이런 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아, 그런데 말이지, 꼭 나중에 칼럼니스트가 될 필요가 있나? 싸이에라든지 블로그에라든지 칼럼 비스므레 한 것을 올려서 칼럼이라고 우겨볼까나?' 라는 생각까지 이르게 되었다.

 

앞으로 간혹쓰는 일기와는 구분 되는 글을 이 폴더에 쓰려고 한다. 그냥 별것도 아니고. 칼럼이라고 하기에는 초라한 글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나누고 싶은 생각들을 써보려고 한다. 그것도 내가 사실은 게을러서 - 뭐 새삼스럽게. - 정기적으로 쓴다는 말은 못하겠고, 비정기적으로 영감(?)이 떠오를 때 칼럼을 연재하려고 한다.

 

음. 그런데 1회에 그칠 수도?

 

혹시 칼럼을 기다리다가 눈이 빠질 것 같으면, 독촉 한번씩 해주시길. 아니면 계좌(?)에 구독료를 입금한다면 책임감을 갖고 써보겠음.

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