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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07 팔랑 귀, 팔랑 마음. 2
  2. 2009.03.25 아침에 클래식을 듣는 것
일상2010. 12. 7. 23:11

# 미용실에 갔다.

 

어 오랜만이네요.

네. 면접용 머리로 잘라주세요.

또 떨어졌어요?

네 그렇게 됐네요ㅋㅋㅋㅋ

한 달 정도 됐나요?

네. 빼빼로 데이 때 왔었거든요. 빼빼로 받아서 기억이 나요.

 

하반기 때, 면접을 4번 봤는데, 그 중 3번이 다 16조였다. 어떻게, 이런. 우연의 일치가. 이번에도 16조되면 안되는데. 흠. 숫자 16. 완전 싫어할꺼야.

 

# 마지막 수업. 화, 목요일에 듣는 전공 수업 있는데, 오늘 급 마무리. 목요일 수업은 휴강. 그리고 오늘 오후에 들은 교양으로 4년 동안 마지막 수업 끝. 이제 끝. 끝. 뭐. 내년에 또 학교 다닐 수도 있지만.

 

 무언가 정해진 게 없어서. 그냥 오후에 또 근심 걱정 한 움큼. 기도 기운은 오전에 다 없어진 것 같다. 그래도 또 내일 새벽에 희망을 찾아야지.

 

# 대학교 때문에 2004년도에 처음 서울 왔었다. 아직도 웃긴 추억이 생각나서. 일산 친척 집에서 자고, 학교로 처음 갔었다. 지하철 어떻게 타는 지 몰라서, 이 사람, 저 사람한테 물어봤더랬다. 몇몇은 이런 것도 모르냐는 듯이 쳐다봤었다. 왜 이렇게 복잡한지.

 

 나는 처음에 지하철로(路) 건너 편으로 가려면, 철로를 가로질러 가야하는 줄 알았다. 어떤 아저씨가 철로를 가로지르는 것을 서울에서 지하철 처음 타자마자 봤기 때문이다. 요즘은 스크린 도어가 거의 모든 지하철 역에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사람은 거의 없지만, 그 때는 정말. 그 얼굴도, 옷차림도 기억 나지 않는 아저씨는 아직도 나에게 영웅이다.

 

 어느새, 벌써 대학교 4년을 이곳에서 다녔고, 이제 사투리도 조금씩 고쳐졌고. 대학교 2학년 때, 나는 나름대로 서울말 쓰는 줄 알았는데, 서울 토박이 친구는 서울말 쓰는 것 같다는 내게, "내가 들을 땐, 아무리 들어도 사투리"라는 이야기를 했더랬다. 음. 요즘도 약간의 억양은 남아 있긴 하다. 나름대로 서울말을 쓴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이젠 내가 듣기에도 확실히 사투리는 가끔씩 쓴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덜하지만, 조금 친해지면 억양이 나오긴 한다.

 

 언젠가 이런 생각을 해봤다. 나 서울에서 안 살꺼야. 마치 서울은 기능은 많지만, 그 기능들은 사용하지 않는 최신 핸드폰이라는. 오직 통화만 되는 핸드폰을 쓸 때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나름대로 복잡한 스마트 폰을 사용하고 나니, 무궁무진한 스마트 폰의 최신 기능. 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갖고 있는 것 만으로도 위안(?)이 되더라. 그래서 가치관이 또 바꼈다. 그 기능 다 사용하지는 않더라도, 최신 기기가 좋더라고. 그래서 가능 하다면, 서울에서 직장 잡아서 계속 살고 싶다는.

 

 듣는 것에 따라, 생각이 자주 바뀌는 사람을 귀가 가볍다. 팔랑귀라고 하는데, 자주 마음이 바뀌는 사람은 뭐라고 할까. 가벼운 마음, 팔랑 마음이라고 해야하나.

Posted by 데이드리머
일상2009. 3. 25. 22:21

 오늘 아침에 음악을 들으며 쓴 글이다.

 

 엠피쓰리플레이어에서 클래식이 나온다. 랜덤 듣기로 설정했는데, 이번 순서는 클래식이다. 클래식을 들으며 학교에 가고 있으니 뭔가 새롭다. 귓가에 들리는 음악과 함께 모든 소리들이 함께 합주가 된다. 지하철 소리, 똑깍거리는 구둣소리, 신문 펼치는, 그리고 신문 넘기는 소리다.

 

 클래식을 들으며 사람들을 바라보니, 사람들이 조금 평화롭게 보인다. 음악이 잠시나마 귀와 세상을 단절시키니, 내 사고도 약간은 잠시나마 단절된 느낌이다. 그리고 왠지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착각도 들게 한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무언극의 무대인 것 같다.

 

 지금 듣고 있는 곡은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나오는 베토벤 교향곡 7번이다.

 

 그리고 노라존스의 Don't know why로 곡이 넘어갔다. 노라존스의 목소리는 이상한 마력을 지닌 것 같다. 비록 아는 노래도 별로 없지만. 어쨌든 나만의 느낌이지만, 뭔가 몽환적? 아니면 뭔가 표현은 잘 못하지만, 잠들기전 의식이 조금 남아있을 때, 사고활동이 정지될 때 즈음의 기분이다. 음. 몽롱하다고나 해야할까? 어쨌든 노라존스의 노래를 들을 때면 왠지 잠을 자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노라존스의 노래가 끝나고 휘성 1집에 수록된 magic eye가 흘러나온다. 휘성 1집은 CD를 사서, CD가 닳지는 않지만, 닳을 정도로 들었는데, 아마도 그 때가 고 2, 고 3때였다. 이제 도착했다. 지하철에서 내릴 시간이다. 으. 날씨 춥다. 이제 슈베르트 현악4중주인 것 같은데, 무슨 곡인지는 모르겠다.

 

 

 아침에 음악을 들으며, 핸드폰 메모장에 쓴 글이다. 사람이 많아서 책 읽을 틈도 없을 땐 음악을 듣는다. 보통 굿모닝 팝스를 들으며 가는데, 오늘 아침에는 당최 굿모닝 팝스 책을 어디에 놓았는지 보이질 않았다. 그래서 그냥 노래나 듣자 하고 - 날씨도 추우니 - 귀마개겸 헤드폰을 쓰고 음악을 들으며 가자는 심산이었다. 어쨌든, 조금 특별한(?) 아침에 특별한 메모다. 그나저나 굿모닝 팝스 책을 기숙사 돌아와서도 못찾았었는데, 침대와 벽 틈새에 먼지와 함께 고이 이틀정도 묵혀있었다. 음. 일단 찾아서 다행이다.

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