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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15 청소의식
일상2009. 3. 15. 23:08

 오늘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대청소를 했다. 룸메이트가 없는 틈을 타서(?) 청소를 감행했다. 룸메이트가 있을 때 청소를 하면, 먼지가 많이 일고, 시끌벅적해져서 미안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오랜만에 한가로운 오후 시간을 보내는데, 뭔가를 해야겠고, 하다가 걸레를 들고, 빗자루를 들고, 청소를 시작했다. 솔직히 방이 큰 것도 아니고 해서, 뭔가 대청소라고 하기에는 부끄럽지만.

 

 일단 먼저 청소보다는 빨래를 했다. 빨래를 다하고 나서, 빨래를 널고, 이불을 털고, 매트리스의 안쪽과 바깥쪽에 있는 먼지를 털어내고, 책상에 이것저것 어질러 놓았던 것들도 정리했다. 아참. 그리고 욕실이 환기가 안되기 때문에 곰팡이가 끼어있는데 - 완벽하게 깨끗하게는 아니지만 - 다른 방과 비교했을 때 깨끗할 정도로 정리했다. 사람은 비교를 통해서 만족을 얻는 동물이니까. 그리고 마무리는 빗자루로 먼지를 쓸고, 마무리로는 걸레로 구석구석 닦았다. 음. 최소한 내가 쓰는 영역(?)은 깨끗하게 하려고 했다. 그리고 이번엔 진짜 마무리로 잠시 동안 창문을 열어놓고, 차가운 공기로 환기를 시키는 시간에, 친구 방에 잠시 놀러갔다.

 

 청소를 하는 가운데, 뭔가 나에게 반복되는 패턴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뭔가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될 때에는, 그리고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에는 청소를 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자격증 시험을 보기 전 날 이라던가, 집을 떠나 어디에 며칠 동안 가야한다거나, 혹은 며칠 동안 붙잡고 있던 일을 마친 후라거나, 했을 때는 항상 청소를 했던 것 같다. 그래야 뭔가 심적으로 안정이 되고, 뭔가 만족감이 든다. 그래서 음. 앞으로 이런 행위를 청소의식이라고 부르기로 스스로 정했다. 뭔가 단순히 청소라는 단어에서, 적어도 나에게는, 의식(儀式)으로까지 발전했다.

 

 음. 의식이라고 까지 하기에는 부끄럽지만, 어쨌든 삶을 살아가면서 - 어쩔땐 살아가는 것 보다 살아지는 경우도 많지만 - 뭔가 내 의식(意識)에서 조금이라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기록하고 싶었다. 오늘 문득 떠올랐다.

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