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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18 5월 18일
단상2009. 5. 18. 21:50


 1980년 5월. 그리고 29년 후. 그날의 비명, 울분 그리고 시민을 향한 국가라는 괴물의 총성. 그리고 민주화.

 우리는 그날의 광주의 그분들을 잊어서는 안된다. 화려한 휴가의 신애(이요원)가 말했던 것 처럼.

 오늘 아침, 광주, 전남에서 출자(?)한 기숙사라는 특수성 때문에, 기숙사에서 추모식을 했다. 솔직히 체조점수 때문에 억지로 참석하긴 했지만, 기숙사에 들어온 이후에, 가장 의미있는 체조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대부분의 학생이 대충 점수를 얻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참여하는 체조시간. 오늘도 마찬가지이긴 했지만, 나는 나름대로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솔직히 누가(누굴까?) 시켜서 하는 것에 대한 반감때문에, 싫긴 했지만. 좋아하는 일도 누가 시키면 하기 싫어지듯. 어쨌든, 체조하고, 밥먹고 나서, 분향을 했다.

 다른 무엇보다, 그 시간에 흘러 나왔던 양희은의 아침이슬이 귀에 들어왔다. 평소에는 그냥 흘려 보냈을 노랫말인데, 이상하게 오늘따라 양희은의 목소리와 함께 귀에 알알이 박혔다. 


긴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진주보다 더 고운 아침이슬처럼
내맘에 설움이 알알이 맺힐때
아침 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배운다
태양은 묘지위에 붉게 떠오르고
한낮에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일지라
나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이제 가노라


내맘에 설움이 알알이 맺힐때
아침 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배운다
태양은 묘지위에 붉게 떠오르고
한낮에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일지라
나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이제 가노라


 구 전남도청 별관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그 곳에 어떤 역사적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1980년 5월에 그 곳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곳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기억할 수 있을까? 사진으로, 영상으로, 책으로, 혹은 영화로? 하지만, 만지고, 느끼고, 그곳의 냄새를 맡지는 못한다. 그리고 우리의 후대로 내려갈 수록 1980년 5월은 점점 희미해 질 것이다. 우리는 무엇으로 그날을 기억해야 하나.

 화려한 휴가에서 이요원의 마지막 대사. 이 대사는 광주시민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하는 이야기이다. 그들을, 그리고 그날을 잊지 말자.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광주시민 여러분, 우리를 잊지 말아주세요."

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