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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05 위기 이후 세계
2009. 6. 5. 18:14
 
 올해도 어김없이 스위스의 작은 마을,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이 열렸다고 한다. 스위스의 작은 휴양지로, 매년 1월만 되면 세계 유명인사들로 북적거리는 곳. 나는 언제 그곳에 가볼 수 있으려나. 휴양 말고, 포럼 참석으로. 음. 특히 올해는 세계경제포럼(WEF)가 더욱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뭐 다들 알다시피, 최근의 금융, 경제위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고, 열기가 뜨거웠다고 한다.
 
 이번 다보스 포럼에는 많은 이슈들이 있었다. 신자유주의의 몰락, 보호주의 대두, 아시아의 급부상, 녹색 성장 등등. 요즘 정말 격변기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불안정하고, 변화를 갈망하지만, 그 변화의 방향을 잘 모르는. 어차피 인류의 역사는 항상 발전해 왔고, 항상 현인들이 깜짝 등장해 보통 사람들을 이끌어 갔지만, 지금 이 시기의 현인은 누구일 것인가. 궁금해진다.
 
 먼저 이 책을 읽으며, 흥미로웠던 점이, 그 동안 많은 국가들이 신봉했던 신자유주의가 완벽하게 몰락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전문가들이 논의 한 점이다. 지금까지 너무 규제가 없었는데, 규제를 더 해야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보호주의를 해서도 안된다는 점에도 대부분 동의 했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 지. 지금 미국에는 보호주의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그로 인해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이 주목 받고 있다. 바이 아메리칸 정책이란, 미국의 자국 상품 구입을 촉진하는 정책이다. 잘은 모르지만, 조금 비싸더라도 자기 나라 상품을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으로, 우리가 1998년도에 IMF 경제 위기를 겪을 때, 미국은 우리나라에 요구했던 것과 상반된 행동을 하기 때문에, 뭐랄까 이중적인 미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하준 교수님 책 제목을 빌려, 우리나라가 올라갈 사다리는 걷어 차 놓고, 자기네는 사다리를 다시 구해서 사다리를 딛고 올라가려는 느낌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뭔가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배드뱅크 얘기는 많이 들어봤는데, 굿뱅크에 대한 이야기는 못들어 봤었다. 다보스 포럼에서 조지 소로스는 굿뱅크 설립을 제안했었다. 배드뱅크는 부실자산을 인수해 처리하는 반면에, 굿뱅크 방식은 우량자산을 굿뱅크로 이동시킨 뒤 자본 재확충을 하는 방식이다. 결국 선순환 구조를 유도하는 방법이다. 음. 결과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또 한 가지 이슈가 되는 것은, 요즘 역시 녹색 성장이다. 지금 인류 앞에 놓인 위기는 경제 위기보다는 장기적으로는 아마 환경 오염, 기후 변화일 것이다. 이 역시 다보스 포럼에서 다루어진 주요한 이슈 중의 하나였다. 경제 위기로 인해, 이에 대한 이야기는 최근 많이 줄었는데, 일단 단기적인 어려움이 앞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문제는 더 이상 지체되면 안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하루 빨리 머리를 맞대고 무엇을 해야할지, 정말 급하게 무엇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최근에 미국에서는 자동차 연비에 관한 규제와 우리나라에서는 뉴스에서 얼핏 들었는데 전자제품에 대한 전력 소비량에 관한 규제가 생긴 것 같다. 뭔가 잘 된 일 인 것 같다. 자고로, 음. 우리가 서있는 지금 이 지구는, 우리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후대로부터 빌려왔다는 생각을 하며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아시아의 영향력 증대. 이번 금융 위기로 아시아의 영향력이 증대되었다. 특히 역시나 중국이 슈퍼파워로 등장하고 있다. 차이메리카, G2라는 단어도 최근 등장한 단어이다. 차이메리카는 차이나+아메리카의 합성어이고, G2는 2개의 강대국 즉, 미국과 중국을 뜻하는 단어이다. 최근에 미국의 힘이 약화되고, 중국이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력이 급부상하면서, 미국은 경제위기 가운데 중국 앞에 꼬리를 내리는 모습을 최근에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최근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팀 가이트너 재무장관의 중국 방문, 높아진 중국의 위상을 보여준다. 어쨌든, 이와 관련해서 다보스 포럼에서 이슈가된 단어가 있는데, 그것은 아시아나이제이션(Asianization)이다. 과거의 세계화는 서구 주도의 세계화였다면, 이제는 아시아 주도의 세계화가 될 꺼라는. (음. 그럼 이제 영어 공부 안해도 되는건가?;;)
 
 음. 아무래도 이 책에서 가장 의견이 분분한 내용은, 아마도 경기 회복과, 경기 불황의 형태인 듯 싶다. 경기 회복이 곧 될거라는, 혹은 아직도 멀었다는 그런 내용이다. 아무래도 1월달만해도 경제 수치라던가 여타 측면들 고려했을 때 비관론이 득세를 했기 때문에, 이 책에도 비관론적인 글들이 많은 것 같다. 아마 다보스 포럼을 5월달에 했다면, 내 생각에는 이 책에서 보다는 비관론이 줄어들었을 것 같다. 어쨌든, 경제학자들의 예측은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경기 회복이 곧 될거라는 이야기도 많은데, 과연. 그리고 경기 변동이, V, U, L, W 등 여러가지 모양이 있는데, V자는 안될 것이 거의 확실하고, L자나 W자의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강연회 갔을 때 우려되는 부분이 W자 모형이라고 한다. 경기가 회복되는 듯하다가, 고꾸라지는 그런 모형이다. 음. 어쨌든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대공황 이후의 가장 큰 위기. 어쩌면 우리는 역사적인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혹시 나중에 몇십년 후에 경제교과서에 동장할 만한 그런 위기 말이다. 대공황이 끝난 후에도 여러 책이나 사람들에게서 회자 되듯이, 지금 이 위기도 후세에 큰 영향을 미치고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될 것이다. 어쨌든 지금 이 어려운 시기, 슬기롭게 잘 헤쳐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39~40쪽 차를 운전할 때 기업 · 금융기관은 발을 액셀러레이터에 올려 놓고, 규제당국은 브레이크에 올려놓는다. 때문에 대다수 나라들은 규제를 없애 차가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게 하는 데만 집중했다. 그러나 속도를 너무 내면 차가 전복될 수도 있고 옆길로 빠져 대형 사고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때 그나마 차량의 안전에 도움을 주는 것이 가드레일(방호책)이다. 규제도 마찬가지다.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규제가 경제발전 과정에서 꼭 필요한 안전장치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물론 규제가 사업활동에 어려움을 줄 정도로 과도해서는 안 되지만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써 규제의 역할은 꼭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136쪽 은행들은 그동안 경기순응적인 대응으로 일관해왔다. 경기가 좋아지면 부실대출이 줄어든다. 이때 자금여력이 커진 은행들은 대출을 늘리기 시작한다. 시장에 돈이 풀리면서 경기는 급등세를 타게 된다. 그러나 일단 경기가 꺾이기 시작하면 부실대출이 서서히 증가한다. 은행들은 BIS비율을 의식해 급격히 대출을 줄이게된다.
 그러면 갑작스러운 대출축소에 따른 신용경색으로 잘 돌아가던 기업들까지 흑자를 보게 될 개연성이 높아진다. 돈줄이 말라붙으면서 자연히 경기는 급락세를 타게 된다. 이것이 경기순응적 영업방식의 약점이다. 대신 앞으로는 경기가 어려울 때는 돈을 풀고, 경기가 호황일 때는 적절하게 대출을 조정하는 경기대응적인 영업방식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167쪽 경영자는 직원들에게 효율성을 10% 올리거나 비용을 10% 줄이자고 말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10%를 얘기하면 20%를 얻을 수도 있다.
 
295쪽 그럼바 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상황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라며 "검증된 전략 속에서 장기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최적의 인적자원 구성과 활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인재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며 "기존 팀원을 평가해 이들의 강점과 약점을 모두 파악한 뒤 이들에게 부족한 게 무엇인지, 그리고 현 상황에서 어떻게 더 나은 성과를 발히할 수 있도록 만들지(아마 오타?)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위기 이후 세계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박봉권 (매일경제신문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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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