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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1.03.18 아프니까 청춘이다
2011. 3. 27. 01:31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픈 청춘들이 많나 보다. 지나가다, 유심히 이 책을 찾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들고 다니더라. 약간 푸르스름한 색깔이 있는 책이라면, 거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들고 있는 사람이다. 괜히 이 책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 끼리 마주치면 민망할까봐. 나는 가방에 넣어 놓고 다녔다.

 

 현재 왜 내가 아픈지에 대해서 얘기해보자면 끝이 없을 것 같다. 물론 누가 더 아프고, 덜 아프다고 말 할 수는 없지만, 각자의 삶에서 청춘이라는 시기는 가장 싱그러운 시기이기도 하지만, 한 치 앞을 몰라, 발을 어디로 내딛어야 할지. 과연 내가 가는 이 길이 맞는 길인지. 뒤 돌아 보기에도 버거운 그런 시간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사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 책을 작년 이 맘 때 즈음에 봤더라면, 공감하지 못할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을 것 같다. 내가 언제부터 아팠냐면. 음. 나도 한 번에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취업이 안 될 때 부터, '과연 내가 이 세상에서 쓸모 있는 사람인가. 나는 왜 태어난 건가.' 하는 물음을 스스로 하게 되었다. 뭐 그 전에도 나름대로의 아픔이 있었겠지만, 아마도 내 인생에서 뭔가를 가장 내 뜻대로 하지 못했던 때 였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상황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게 또 가슴 아픈 일이긴 하지만.

 

 하지만 그 시기에 정말 많은 위로들이 있었다. 그래서 나 혼자 살아가는 게 아니구나.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의외로 많구나 - 물론 나 혼자 하는 생각인지도 몰랐지만 - 하는 생각을 하니, 나름대로 감사한 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일 보다는,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그 즈음에 했다. 그런데 어디서 나를 필요로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내게 이 책은 위로를 주었다. 아파도 된다고, 아마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많은 위로를 받았을 것 같아. 아파도 된다는. 많은 청춘들이 공감할 만한, 사랑도, 취업도 모두다 쉬운게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아픈 사람이 많고, 이 책의 저자인 김란도 교수님도 청춘 때는 아팠다고. 그래서 괜찮다고. 특히 이 책을 자신의 사랑하는 아들에게 쓴다는 마음으로 썼기 때문에, 더 절절하게 쓰지 않았나 싶다.

 

 이 책에서 몇 가지 기억에 남는 부분들.

 

 화살파종이배파 젊은이들 이야기. 사실 나는 불과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목표가 확고한 화살파라고 할 수 있었는데, 이제 정말 막연한 시간에, 불확실성에 몸을 맡기는 종이배파로 바뀌었다. 화살파는 삶을 최단 경로로 움직이려고 하는 사람. 종이배파는 목표가 불확실해 이리저리 물 흐르는 대로 살려는 사람.

 

 사실은 마음만 급하다. 차라리 몸이 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괜스리 뒤쳐진 것 같아서 왠지 패배감을 느끼지만, 란도샘은 우리들에게 우리 인생의 신인상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주연상을 노리라고 말하고 있다. 4월에 피는 꽃이 있듯, 9월, 10월에 피는 꽃도 있다고 하니. 위안이 되긴 한다.

 

 하지만 늦게 피는 꽃이 되기 위해서 지금 마냥 한가하게 있을 수는 없다. 이 책이 위로에서만  그쳤다면, 여운이 오래 남지는 않았을텐데. 격려하며 열심히 도전하라며, 호흡을 길게 가져가려며 독려했기 때문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주기 때문에, 좋은 책이 아니었나 싶다.

 

28쪽 열망은 힘이 세다. 세상의 잣대가 아니라, 자신의 가치와 열정과 보람을 기준으로 삶을 살 스 있게 하기 때문니다. 그렇게 좁고 험난한 길을 사서 가는 바보 같은 결정을 내린 사람들이, 어느 순간이 되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자리에 우뚝 서 엤다. 매 순간 가장 합리적으로 최적화 된 의사결정이 모인다고 해서, 궁극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바로 열망의 힘 때문이다.

 

106쪽 인간관계는 쇼핑과 다르다. 인간관계란 좋은 파트너를 '선택' 하는 일이 아니라, 좋은 파트너가 '되는' 일이다. 친구 사이에서도 그렇고, 연인 사이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꾸만 '밑지지 않는' 선택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관계란 호혜적인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도 밑지지 않겠다고 나오는 순간, 서로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이 불가능해져 버린다.

 

156~157쪽 수많은 작심삼일이 존재하는 진짜 이유는 그 결의가 실은 오늘의 나태를 합리화하는 방편이었기 때문이다. 연습은 많은 '오늘'들이 모여서 만들어진다. 내일은 없다. 그러므로 내일부터가 아니라, 오늘 조금이라도 한번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297쪽 사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첫 직장이 아니라 마지막 직장이다. 첫 한 방으로 승부를 결정지으려고 하지 말라. 마지막에 누가 웃을지 보자며, 호흡을 길게 가져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취업을 그대의 '거대 생애 계획(grand career plan)'의 틀 속에서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초반의 희생을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가능성만 있다면 말이다.
 세상은 급변한다. 그리고 인생은 길다. 그 '감수'의 기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출발을 했느냐가 아니라, 앞으로 남은 수많은 인생의 걸음들을 어떻게 걸어 나갈 것인거에 있다.

 

 이 정도 까지만. 아직도 베스트 셀러인데, 스포일러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아프니까청춘이다인생앞에홀로선젊은그대에게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김난도 (쌤앤파커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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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데이드리머
단상2011. 3. 18. 12:07

#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

 

 어디를 가도 이 책이 보인다. 깜짝 깜짝 놀란다. 약간 푸르스름한 책을 들고 있으면, 100% 이 책이다. 도대체 아픈 청춘들이 왜 이렇게 많은거야. 분명 위로 받고 싶은 거다. 아파도 괜찮다는. 나만 아픈게 아니라는. 그래도 아픈 거 티내기는 싫어, 나는 가방에 슬그머니 집어 넣는다.

 

 쉬운 게 없다. 한 치 앞을 몰라, 발을 어디로 내 딛어야 할지. 과연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바른 길이고, 또 정말로 내가 가야할 길인지. 기도해도, 모르겠다. 선하신 하나님께서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은 곳으로 인도하실 줄 믿는다. 하지만 이 믿음이 희미해져버리지는 않을지. 또한 나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그저 "자기확신"에 그치는 것은 아닐지 하는 일말의 불안도 있다. 결국 믿음이 없다는 것을 티내는 거구나.

 

 몇 년 전에는 우석훈 교수님의 88만원 세대라는 청춘을 위한 책이 인기를 끌었다. 이 책도 비슷한 위로를 주긴 한다. '너만 88만월을 받는게 아니야.' '그런데, 우리 이 사회를 바꿔보는 건 어때?'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위로를 주는 반면에, 88만원 세대는 투쟁심을 불러 일으킨다는 점이 다르다. 역시 뭔가 나서서 해야하는 투쟁보다는, 가만히 있어도 전해지는 위로가 청춘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더 필요했던 건 아닌가 싶다.

 

 항상 면접을 앞두고는 이게 정말로 내가 가야하는 길인지 잘몰라 확신이 서질 않는다. 정작 자기소개서 쓸 때는 꼭 서류 통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정작 서류를 통과하면, 우왕좌왕. 아마 간절함이 없기 때문에, 은연 중에 이것에 묻어나와 면접에서 계속 떨어지는지도 모른다. 뭐, 물론 다양한 이유들이 많겠지만. 그런데. 진짜로. 떨어뜨렸으면 이유 좀 알려주라고 진짜 ㅡㅡ


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