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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21 1984
2009. 11. 21. 14:04

 카탈로니아 찬가, 동물농장에 이어 읽은 조지 오웰의 3번째 책. 그 3권의 책 중에서 이 책이 가장 길다.
 
 사실,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읽기전에 선행학습(?)을 할 겸,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그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었고, 분명히(!) 언젠간 읽게 될 책이었기에, 망설임 없이 읽기 시작했다.
 
 조지 오웰이 1984를 출간한 해가 1949년이라고 한다. 아마 집필을 완성한 해가 1948년이었을 거라는 생각이든다. 어쨌든, 아주 오래전에 쓰인 책이 지금 우리 시대를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아 조금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1984는 큰형님(?), 아니 빅 브라더스에 의해 우리 삶이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일부러 전쟁을 일으키고, 소설 속의 인물들은 텔레스크린에 의해 철저하게 감시받는다. 그리고 섹스로 인한 쾌락은 죄악시 된다. 또한 우리들의 언어도 철저하게 우리 의식을 통제하기 위해 제약받고 있다. 또한 과거 또한 왜곡시킨다. 이는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기치 아래, 현재를 지배하는 자로서, 과거를 지배하는 것을 정당화 시킨다.
 
 하지만 이 중애 깨인 이가 있었으니, 이는 윈스턴이다. 그는 일기를 쓰는 것에서부터 저항을 한다. 일기 쓰는 것이 발각되는 날엔 최고 사형까지 받을 수 있는 죄라고 한다. 하지만 그는 일단 소심한(?) 저항을 시작했고, 결국은 체제를 전복하고자 시도한다. 그 중에 금지된 사랑(?)도 있었고, <형제단>이라는 조직에 가입해 체제 전복을 도모했다. 하지만 그는 <형제단>이라는 조직이라는 떡밥(?)에 걸려들었고, 결국 고문을 받는 처지가 된다. 숱한 고문끝에 사랑도 배반하게 되며, 결국 없던 죄까지도 시인하게 된다. 그는 결국 총살형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지만, 빅 브라더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 진심으로.
 
 사실 책을 읽으면서 윈스턴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었는데, 그는 나의 혹은 이 책을 읽었던 대부분의 독자의 응원을, 지지를 배반해버렸다. 결말이 조금 밝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옮긴이의 말을 읽고서 그냥 납득 했다. 이 책을 쓸 당시, 조지 오웰의 아내가 죽고, 그 또한 건강상태가 안 좋은, 여러 악조건 가운데 책을 썼다고 하는데, 결국 그 악조건이 책의 결말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떠오른 영화가 있었는데, <브이 포 벤데타>이다. 이 영화도 미래의 영국을 그렸는데, 영화를 제작한 워쇼스키 형제 - 지금은 남매라고들 하지만 - 가 혹시 1984에서 모티브를 따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영화와 책의 결말은 다르지만.


브이 포 벤데타
감독 제임스 맥테이그 (2005 / 독일, 영국, 미국)
출연 나탈리 포트만, 휴고 위빙, 스티븐 레아, 존 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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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사실 책에서 1984년을 부정적으로 그린 것보다는, 우리내 삶은 더 나은편이다. 하지만 감시당하고 있는 것은 매 한가지이다. CCTV에 의해 감시당한다거나, 특히 후불제교통카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이동경로까지 그대로 노출된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웹서핑을 하는 것, 미니홈피나, 블로그도 충분히 감시 당할 수 있다. 우리의 삶 가운데 가장 밀접한 것들이 우리를 옭아 매는 족쇠가 될 수도 있는 세상이다. 하지만 뭐 부정적으로 생각하자면 끝이 없기에,  그리고 일단 편익이 그것들을 포기하는 대가보다는 크기 때문에. 음. 이렇게 길들여져 가는건가.
  
114쪽 둘 더하기 둘은 넷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 이것이 자유이다. 만약 자유가 허용된다면 그 밖의 모든 것도 이에 따르게 마련이다.
  
143쪽 그는 고통과 공포에 대한 생리학적 무용성과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 순간에 무기력하게 무너져버리는 육체의 배신을 생각하고 몸서리를 쳤다.
  
236~237쪽 그런데 단순히 살아남는 게 아니라 인간으로서 사는 게 목적이라면, 궁극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진단 말인가? 사람들이 그들을 자신들과 똑같게 개조시킬 수 없듯 그들 또한 사람들의 감정을 변화시킬 수 없다. 설령 그들이 사람들의 말과 행동과 생각을 하나하나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하더라도, 인간의 속마음까지 공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속마음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신비로움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267쪽 모든 사람들이 적게 일하고 배불리 먹으며 목욕탕과 냉장고가 있는 집에서 자동차와 비행기까지 소유하고 산다면, 사회의 핵심을 이루는 불평등의 구조는 틀림없이 붕괴되고 말 것이다. 만약 부가 일반적인 것이 되면 차별이란 있을 수 없다. 물론 개인적 소유와 사치라는 의미에서 부가 공평히 분배되는 한편으로 권력이 소수 특권계급에 의해 장악되는 사회를 상상할 수는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사회는 오랫동안 안정을 유지할 수 없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시간적 여유와 함게 경제적 안정을 똑같이 누리게 되면 빈곤에 허덕인 나머지 사회에 무관심했던 대중이 마침내 눈을 뜨게 되고, 자신들의 처지를 생각하게 되면서 결국은 소수의 특권층이 존재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음을 깨닫게 됨으로서 그들을 몰아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계층 사회의 장기적인 존속은 가난과 무지를 전제로 할 때만 가능하다.
  
299쪽 우리 사회에서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현실 그대로의 세계를 가장 모른다. 일반적으로 이해력이 좋으면 좋을수록 착각을 많이 하고, 지식이 많으면 많을 수록 정신이 덜 건전하다.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사회적 지위가 높아질수록 전쟁에 대한 열망이 높다는 사실에서 찾아볼 수 있다.
  
373쪽 "맞았네. 권력은 타인을 괴롭힘으로써 행사할 수가 있지. 복종으로는 충분하지 않네. 괴롭히지 않고, 어떻게 권력자의 의사에 복종하는지 안 하는지 알 수 있겠는가? 권력은 고통과 모욕을 주는 가운데 존재하는 걸세. 그리고 권력은 인간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서 권력자가 원하는 새로운 형태로 다시 뜯어 맞추는 거라네·····"

1984(세계문학전집77)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조지 오웰 (민음사,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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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