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2011. 5. 18. 23:45

# 5.18과 야구의 추억

 

5.18은 광주 민주화 운동이 있던 날. 과거에 한동안 광주에서는 5월 18일에는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물론, 야구를 빌미로 가장 정치적인 광주 시민이 모이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은 분이 있었기 때문일 것. 86년에 첫 홈(하지만, 전주에서) 경기, 2000년 5월 18일 한화 전이 두번째 경기. 야구의 고장, 민주화의 고장에서 20년 동안 야구가 열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아이러니이다.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5.18의 또 하나의 야구는 2008년 5월 18일의 광주 경기. 엘지와의 경기였다. 아마 기아가 어이없게 무너졌던 경기 였다. 특별히 5월 18일이어서, 져도 무기력하게 져서는 안되는 경기였다. 그런데 무기력한 강우콜드 패. 박정태의 이대형을 향한 빈볼로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나기도 했던 걸로 기억난다. 그리고 광주 팬들은 분노로, 야구장에 오물 투척을 했고, 급기야는 5.18정신을 운운하며, 기아와 광주팬을 비난하는 기사가 신문의 기사거리가 되기도 했던 걸로 기억난다.

 

그로부터 3년 후, 2011년 5월 18일 공교롭게도 또 엘지와의 경기.

오늘은 대승. 특히 공동 4위에만 3팀, 유례없는(?) 중위권 싸움을 하는 도중에, 2위를 달리고 있는 LG를 상대로, 승차를 줄일 수 있었고, 내일까지 이긴다면, 2위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는데, 낙승해서 너무 좋다. 내일은 올시즌 프로야구의 히트상품인 박현준과 양현종의 빅매치! 요즘 기아가 잘하니깐 너무 좋다! 그런데 내 기억력 완전 쩌는데? 이런걸 기억해내는 나의 야구에 관한 기억력!!ㅋㅋ

 

# 다니엘서를 읽다가. 부끄럽지만 참 오랜만에 성경을 읽었다. 진짜 오랜만으로.

 

10장 12절. 그가 내기 이르되 다니엘아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깨달으려 하여 네 하나님 앞에 스스로 겸비하게 하기로 결심하던 첫날부터 네 말이 응답 받았으므로 내가 네 말로 말미암아 왔느니라

 

 이렇게 극히 일부의 구절로만 성경을 해석하면 이단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긴 하지만. 네 하나님 앞에 스스로 겸비하게 하기로 결심하던 첫날부터 네 말이 응답받았다는 말에, 일단 결심 자체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항상 결심만 하다 결국 행하지 못해서, 그걸로 끝나는데, 결심도 하나님께서 보신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지.

 

 그래도 다니엘은 결심만 한 것은 아니었다. 물론 행함이 있었고, 항상 말씀대로, 하나님의 뜻대로 살려고 노력했다. 자신의 목숨조차 아깝지 않게. 풀무불에 던져질 위기에 처했지만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믿음을 지킨 다니엘. 나는 이런 고백을 할 수 있을까?

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