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2013. 5. 5. 00:31

# 시기나, 계절에 따라 읽고 싶은 책들이 있다. 먼저, 신록의 계절인 5월에는 이양하 선생의 <신록예찬>(을유문화사, 2005), 4월은 - 이미 지났지만 - 무라카미 하루키의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문학사상, 2009)를 들 수 있다. 올해 4월에 꼭 읽으려고 했지만, 놓쳐서 이제 내년 4월까지 기다려야 할 듯.


어쨌든 계절에 따라 생각나는 책 또는 시 - 가끔 내 페북에 올렸던 - 와 같은 것들이 떠오르는 것도 하나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물론 아무도 관심 없겠지만 말이다.


# <상실의 시대>(문학사상사, 2010)에서 주인공 와타나베의 선배인 나가사와는 "위대한 개츠비를 3번 이상 읽은 사람이라면, 나와 친구가 될 수 있지."라는 말을 했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책이길래. 라는 생각에 <위대한 개츠비>를 읽었지만, 사실 별내용은 없었던 게 기억난다.


어쨌든 상실의 시대를 읽은 많은 사람은 으레 위대한 개츠비도 읽는 게 수순인 것 같다. 나는 아직 각 2권의 책을 두 번밖에 못 읽어서, 나가사와 선배와는 친구가 될 수는 없겠지만, 5월 16일에 개봉하는 <위대한 개츠비>를 본다면, 3번은 채우기 때문에, 친구가 될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다. 영화 한 편 보는 것을 책 한 권 읽는 것으로 퉁쳐주는 아량을 베풀어 준다면 말이다.


아참, 그리고 나가사와 선배의 독특한 독서 철학. 그는 죽은지 30년이 지나지 않은 작가의 책은 읽지 않는단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현대 문학을 신용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야. 다만 시간의 세례를 받지 않는 걸 읽느라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것뿐이지. 인생은 짧아."


# 최근 독서는 한 달에 한 권 정도 겨우 하는 수준이다. 그마저도 요새는 책을 못 읽고, 아니 안 읽고 있다. 요새는 웹툰 <미생>에 빠져 있는데, 미생에서 삶을 배운다. 아이폰으로 보면서 중간중간 캡쳐해 놓는 컷도 많다. 다음 주 월요일에 캡쳐해놓은 사진들, 인쇄해서 책생 맡에 붙여놓을 생각이다.

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