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2010. 1. 4. 23:39

 무엇인가를 진정으로 그리워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을 때, 예전에 읽었던 청년 박문수가 쓴 기쁨의 천마일이라는 책에서 그가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아프리카에 있어도 아프리카가 그립다는. 진정한 그리움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노래 가사의 그것처럼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이것이 진정한 그리움일 게다.

 

 반면에, 진정한 외로움이란 무엇일까? 진정한 그리움에 대한 설명과 비교했을 때, 아마도 함께 있어도 혼자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일 것 같다. 함께 있어도 외로운, 무언가 채워지지 않은 그런 느낌들. 혼자 있을 때 느끼는 외로움이 일반적인가라면,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느끼는 외로움이야 말로 진정한 외로움인 것 같다.

 

 사실 이런 진정한 그리움과 외로움은 드문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미치게 된게, 예전에 읽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양을 쫓는 모험에서, 진정한 나약함에 대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생각을 빗대어 설명하자면

 

"일반론은 그만두자. 조금 전에도 말했듯이 물론 인간은 누구나 나약해. 그러나 진정한 나약함은 진정한 강인함과 마찬가지로 드문 법이야. 끊임 없이 어둠 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나약함을 자네는 모를걸세. 그리고 그런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거야. 모든 것을 일반론으로 규정 지을 수는 없어."

 

 진정한 그리움도 외로움도, 일반론으로 규정지을 수 없고, 실제로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일반론으로 생각하는 일반 사람들은 그런 것들을 잘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별거 아닌 잡.생.각.이다. 그냥 이런 생각을 갑자기 했을 뿐이다.

 

 사실 어제 감기에 걸렸다. 별로 심하게 걸린 것도 아니고, 아마 하루, 이틀 자고나면 금방 나을 정도의 증세이다. 그런데, 어제 문득 갑자기 스친 생각인데, 혹시, 만약에, 내가 아파서 꼼짝도 못하고, 아무 말도 못할 때, 혼자 있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되는거지? 이런 생각을 했다. 그래서 궁상맞게, 지금으로썬 내 거처를 아는 유일한 친구에게 문자를 하나 보냈다. 그래도 덜 궁상맞게 ㅋㅋ를 많이 붙여서 보냈다. "혹시..며칠동안나랑연락두절되면ㅋ나찾아와줘ㅋ지금내거처아는사람너밖에없는것같아ㅋ","나감기걸렸는데 ㅋㅋ혹시방에서꼼짝못하게되면ㅋ 도와줄사람이없어ㅋㅋ혹시해서..ㅋ" 이렇게 문자를 보냈다. 지금 생각하면 궁상맞고, 어이없어서 웃음이 나오는데, 왜 갑자기 어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