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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08 나의 아버지 손양원 목사
2012. 1. 8. 12:36
 『나의 아버지 손양원 목사』는 손양원 목사의 딸인 손동희 권사님이 쓰신 책이다. 그래서 손양원 목사님을 증언하는 자료 중 가장 사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저자가 책을 쓰게 된 동기도, 『사랑의 원자탄』이라는 책에서 느꼈던 아쉬움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 아쉬움은, 최대한 정확하고, 풍부한 증언과 자료를 바탕으로 책을 쓰게 하는 유인이 되었다. 평생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회상하며, 최대한 감정의 소요를 자제하며 쓰기 위해 노력했을 저자를 생각해보니, 쉬이 읽을 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손양원 목사의 아버지로부터, 그리고 손양원 목사, 그리고 목사님의 가족에까지 이르는 믿음은 한마디로 ‘고난의 역사’라고 표현할 수 있다. 특히 그 시대는 믿음에 따른 박해가 있었던 시기였다. 하지만, 손양원 목사님은 모두 감사로 받아들였다. 신사참배를 거부하여 감옥에 갇히고, 또한 이념이 권력이 되었던 당시 여순사건의 현장에서, 끝까지 믿음을 지키고, 해방 이후, 순교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들이 읽는 이의 마음을 뜨겁게 적신다.

 특히, 여순사건 때, 손양원 목사의 두 아들은 끝까지 믿음을 지키다, 순교했는데, 그 두 아들을 죽인 범인을 용서하고, 자신의 양아들을 삼은 이야기는 그리스도인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일 터이다. 그리고 모든 계명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똑같이 지키기 위한 그의 노력에 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솔로몬보다는 욥이 되고 싶다던 손양원 목사님은 평생을 고난 가운데 살았지만, 항상 감사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나병 환자들을 보며, 차라리 자신이 나병에 걸렸으면 좋았을 거라는 고백을 하기도 한다.

“…우리 기독교는 본시 잘 살기 위한 종교가 아니라, 그 나라와 그 의를 구하기 위해 잘 죽기 위한 종교인 것입니다. 꼭 살아서만이 복음을 전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씨가 죽어야 싹이 나듯이 죽어서도 얼마든지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280~281쪽)

 그는 마지막 순교하는 순간까지도 전도했다. 그는 그의 필시 생각처럼, 잘 죽기위해 노력했고, 결국 한알의 밀알이 되어, 하나의 본(本)이 되어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2007년에 여수에 있는 손양원 목사 순교기념관에 들른적이 있다. 오래전 기억이라서, 무엇을 봤는지는 선명하지는 않다. 사실 오래전 기억이라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고, 손양원 목사님에 대한 무지로 인해, 그 기념관에 전시된 사진과 물품들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방문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이 책을 읽고서야 들었다.

 책을 읽는 동안, 얼마나 한 숨을 쉬었는지 모른다. 손양원 목사님의 고난과 믿음의 경주. 그리고 나의 모습을 생각할 때, 한 없이 부끄럽다는 생각에 나온 한 숨들이었다. 이런 한 숨 쉴 일을 매일 조금씩 줄여가며 살아가면 좋으련만.


250쪽 아버지가 던진 사랑의 폭탄은 용서를 모르는 완악한 인간사회의 죄악으로 뭉친 근원을 뿌리채 파괴시키는 사랑의 폭탄이리라. 양식 없어 기근이 아니라 사랑이 없어 기근인 이 사회에 복수만이 최대의 승리인양 끝장을 보자는 이들에게 사랑의 폭탄이 되어 떨어지기를 바란다.

326쪽 돌이켜보면 하나님이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셨음을 느끼며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가장 어렵고 고통스럽고 절망스러울 때도 그분은 우리 곁에 계셨다. 길을 찾지 못해 어쩔 줄 몰라할 때도 그분은 우리의 길을 미리 예비하고 계셨다. 한 알의 씨앗은 죽어야만 그 결실의 열매가 백 배 혹은 천 배가 되듯이 두 오빠와 아버지는 죽어 희생이 되었지만 그 씨앗들은 싹이 나고 움이 터서 이 땅에 복음의 열매가 되어 많은 영혼을 깨우치는 하나의 ‘믿음의 본’이 된 것이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생명을 거두시는 순간, 죽음은 끝이 아니고 시작이며, 패배가 아니고 승리이며, 실패가 아니고 성공이며, 돌발사고가 아니고 그의 계획과 섭리이다. 죽음은 곧 이 땅의 시련을 마치는 졸업이다.

나의아버지손양원목사
카테고리 종교 > 기독교(개신교)
지은이 손동희 (아가페출판사, 199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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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