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탄생'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8.08 젊음의 탄생
2009. 8. 8. 01:42

 몇 달 전, 내가 다니던 교회에서 이어령 교수님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 때 강연 내용이 인상적이어서 바로 사긴 샀는데, 읽기 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음. 그런데 그 때 강연에서 들었던 내용의 많은 부분이 이 책에 있는 내용과 일치 했던 느낌이었다. 읽은 것을 딱히 후회하지는 않은데, 즉흥적으로 샀던 것은 조금 후회했다.
 
 이 책은 젊게 살아야할 젊은이들에게 젊게 살기 위한 9가지의 카드를 제시하고 있다. 9개의 카드는 각각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중에서 인상깊었던 카드 중의 하나는 카니자 삼각형이다. 카니자 삼각형은 실제로 존재하는 삼각형이 아니라 보는 사람의 시각속에서만 나타나는 삼각형이다. 이 삼각형은 가상의 삼각형인데, 이 가상의 공간은 창조적 상상력과 지성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한 설명에서 우리 동요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높이 높이 날아라 우리 비행기" 가사에서 떴다날아라를 구분하고 있다. 얼핏 생각하면 위의 두 단어는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떴다에 비해서 날아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단어이다. 우리 젊음도 뜨는 것에 그치는게 아니라 높이 높이 날아야 할 의무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개미의 동선이다. 개미의 동선을 살펴보면 먹이를 찾아 헤맬 때에는 어지러운 곡선을 그리지만, 먹이를 찾은 뒤에는 곧장 직선으로 집으로 향한다. 그러니까 개미의 동선은 곡선과 직선을 그리는데 곡선은 끝없는 도전을 의미하고 직선은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의미한다. 책에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이 부분을 읽을 때 왠지 무하마드 알리가 말한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다가 생각 났다. 뭔가 개미의 동선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다른 부분도 재밌었지만 이 두 카드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이런 젊게 살기 위한 키워드를 찾는 것 이외에 다른  재미가 있다면 책이 예쁘다는 점과 이런 저런 알면 유식하다는 소리를 들을만한 지식들이 늘어난 다는 점이다. 연필이 왜 육각형인지, 거북선이 만들어지게된 이유라든지 등. 몰라도 사는데 지장이 없지만, 알면 유식하다는 소리를 들을 것 같긴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전반적으로 이 책이 어떻게 쓰여졌는지 대충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저자인 이어령 교수의 호기심이 이러한 책과 통찰력을 낳지 않았나 싶다. 책을 읽다보면 "물음표는 왜 ? 이렇게 생겼을까?" 어렸을 때 호기심을 가졌었다고 했는데, 그냥 보통 우리들은 '그게 뭐가 중요한거야' 하고 넘겨버릴 텐데, 이어령 교수는 달랐던 것 같다. 당시에는 유별난 아이였겠지만 지금은 우리나라의 석학이 되었다.
 
 책을 읽고나서 뭔가 내 성미(?)에 맞지 않은 점을 찾자면, 뭔가 역시 끼워 맞추기 식인 느낌이었다. 보통 자기계발서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것들을 끼워 맞추려는 노력을 많이 하는데, 이 책도 그런 느낌이다. 젊음의 업그레이드를 약속하는 창조지성으로 9개의 카드를 제시했는데, 그것이 9개 뿐이랴. 9개의 카드에 이야기를 맞춘 느낌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억지다라는 이야기는 아닌고, 자기계발서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또 이 책의 주를 이루는 부분도 아니고, 잠깐잠깐 언급된 부분이었지만, 정치적인 부분은 동감을 할 수 없었고 동의를 할 수도 없었다.
 
25쪽 360명이 360도의 다른 방향으로 달리면 360명 모두가 일등이 될 수 있지요. 그것이야말로 '넘버 원'이 아니라 '온리 원' 의 독창성을 확증하는 경주입니다.
 

73쪽 아무리 부지런해도 먹이를 찾을 때에는 홀로 방황할 수밖에 없었던 개미처럼, 혹은 진리를 찾으려고 소요하는 옛날 희랍의 철학도들처럼, 혹은 새벽의 숲속에서 날쌘 사슴을 뒤쫓는 사냥꾼처럼 지금 새벽 같은 대학 캠퍼스의 젊음들은 방황해도 좋다는 겁니다. 괴테도 말했습니다. 노력할수록 방황하게 된다고 말입니다.


93쪽 비범한 것을 평범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세렌디피티란 존재하지 않지요. 단지 평범한 것도 비범하게 바라볼 줄 아는 마음과 눈을 지닌 사람에게만 우연이나 실수까지도 행운이 되는 세렌디피티의 가능성이 찾아옵니다.

 
260쪽 이제 여러분들이 대학생이 되었다는 것은 곧 '공부'를 할 수 있는 짬leisure - 일생 동안 대학 생활처럼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은 두 번 다시 없을 겁니다 - 얻었다는 뜻입니다. 그 시간에 열심히 공부study를 하면 여러 가지 공부idea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는 겁니다.
 
261쪽 젊은은 새롭게 탄생합니다. 젊음은 대학을 낳고 대학은 시대를 낳습니다. 시대는 다시 대학을 낳고 대학은 다시 젊음을 낳습니다. 둥글게 둥글게 앎은 삶으로 삶은 앎으로 순환합니다.

젊음의 탄생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이어령 (생각의나무, 2009년)
상세보기


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