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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29 호밀밭의 파수꾼
2010. 1. 29. 10:23
 참 재밌게 읽었던 소설인데. 오늘 아침에 J. D 샐린저가 타계했다는 뉴스를 봤다. 그래서 예전에 썼던 리뷰를 이 곳에 다시 올려본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개를 받고(?)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상실의 시대>였나, <비밀의 숲>에서였나, 혹은 두 책 모두에서인가,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책의 제목을 보게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아마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 책을 좋아했나보다. 이 제목을 본 후, 나의 읽고 싶은 책 리스트에 추가한지 오래되었는데, 이제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었는데, 이 책을 사고 책의 겉표지를 보니 겉표지에 최고의 책이라고 소개되고있다. 이 책을 읽고 솔직히 내가 최고의 책이다, 아니다 라는 판단을 하기에는 능력이 부족하다. 하지만 좋은 책임에는 틀림없다. (엇나간 이야기 인지 모르겠지만 어떤 책을 읽고나서 책의 별점을 주는 것이 어려워서 보통 책을 읽으면 그냥 별점 4개를 준다.)
 
 홀든 콜필드. 주인공의 이름이다. 퇴학하고 집에 돌아가는 며칠동안의 일들을 적은 내용이다. 작가의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인지, 혹은 그저 소설의 주인공인 홀든 콜필드의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인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세상에 환멸을 느끼고, 냉소적이다.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해 부정적이다. 그 중에 몇가지 공감가는 것들도, 내가 성장을 하며 생각했던 것들도 간혹 있었다.
 
247~248쪽 엔톨리니 선생과 홀든 콜필드의 대화중에서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인생의 어느 순간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환경이 줄 수 없는 어떤 것을 찾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네가 그런 경우에 속하는 거지.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신이 속한 환경에서 찾을 수 없다고 그냥 생각해 버리는 거야. 그러고는 단념하지. 실제로 찾으려는 노력도 해보지 않고, 그냥 단념해 버리는 거야. 무슨 말인지 이해하겠니?
 
 위의 글이 콜필드의 문제점을 지적한 가장 적합한 문장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의 작가인 J.D 샐린저가 이 책을 통해서 하고픈 이야기도 아마 위의 문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보통 이 책을 성장소설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느끼지 않았다. 성장하는 모습이 주된 내용이 아닌 것 같다. 학교에서 자신을 부적격자로 낙인찍고, 집으로 돌아가는 며칠의 방황기간이 이 책의 분량을 채우고 있다. 며칠의 방황동안, 콜필드가 생각해왔던 것들-주위 사람들에 대한 비판, 세상에 대한 환멸, 냉소, 자신의 용기없음-을 통해 그 당시 세태를 비판하고자하는 소설이 아니었나싶다. (한가지 유감스러운 점은 콜필드가 비판한 것들 중에 맞는 말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이다.) 물론 내 멋대로 이렇게 말할수는 없지만, 내가 느낀 것은 이런 것이다.
 
 홀든 콜필드는 환경이 줄 수 없는 어떤 것들을 찾으려고 했던 걸까?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피하고 결국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어 절벽에서 떨어질 것 같은 아이들을 구하고자하는 그런 모습을 원했던 것은, 자신만이 유일한 어른인 상태에서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것은, 자신과 같은 일들을 어린아이들이 겪지 않게 하기 위해서일까?
 
229~230쪽 "그건 그렇다치고,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 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옆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 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이야.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바보 같은 얘기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 건 그거야. 바보 같겠지만 말이야."
 
 이 부분을 읽고 왜 이 책의 제목이 호밀밭의 파수꾼인지 알게 되었다. 그런데 영어로 된 제목(The catcher in the rye)을 읽을 때 이 부분이 더 잘 와닿는 느낌이다. 어쨋든 좋은 책을 읽으면 기분이 좋다.
 
251쪽 결국 학교교육이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고의 크기를 알게 해주고, 거기에 맞게 이용하게 해주는 거야.

호밀밭의 파수꾼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민음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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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