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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05 보고 또 보고
단상2010. 7. 5. 00:25
# 진정한 사랑이란,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그런 사랑일 게다. 사실 딱 반년 전에는 진정한 그리움과 외로움이라는 글을 썼더랬다. 그냥 별 이유는 없었는데, 삭막한 하숙집에서 그냥 우울하게 노트북으로 썼던 글이다. 그런데, 반년만에 극적으로 진정한 사랑에 대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위에 쓴 것 처럼.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그런게 정말 사랑일 것이다.
 
# 경제학을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도 어이없게도 경제학적 개념을 사용해보려고 한다. 경제학을 배우면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한계(marginal)라는 개념이다. 한계라는 개념은, 어떤 변수가 한 단위 변했을 때, 그에 따라 변하는 다른 변수의 양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계라는 개념은 경제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그 중에서, 특히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 요즘 굉장히 더운 여름인데, 갈증이 잦다. 갈증이 있을 때 마시는 물 한잔의 가치는 이루 말 할 수 없다. 그런데, 물을 한잔 씩 더 마실 때 마다 그 가치(효용)는 점점 줄어든다. 물을 일정 수준 이상 들이키게되면, 급기야는 고통이 되기도 한다. 즉, 처음 물을 마셨을 때 증가한 가치와, 그 이후 한잔을 마셨을 때 증가한 가치의 양은 다르다. 대게는 두 번째 물을 마셨을 때 증가한 효용의 양은 첫 번째 마셨을 때 증가했던 효용의 양보다 적다. 이는 대게 다른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법칙이라고 명명한다.
 
# 하지만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그리고 보고 또 봐도 또 보고 싶은 그런 경우는 이러한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분명히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에 위배되는 경우이다. 자꾸 볼 수록 증가하는 효용이 줄어야 할터인데, 자꾸 보면 볼 수록, 더 기분이 좋아지고, 그 사람을 알아갈 수록, 더 좋아지는 그런 경우. 이는 정말로 어떤 이를 좋아할 때 느끼는 그런 감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자꾸 자꾸 생각나고, 자꾸 자꾸 보고 싶고.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은 그런 경우. 바로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이에요! 조금 오그라 들긴 하다.
 
#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사람과의 관계에서 한계효용이 증가함을 정말 간단하게, 한 단어로 표현한 게, 볼매(볼수록 매력)인 것 같다. 반면에, 한계효용이 체감한다는 걸 가장 잘 표현한 단어는 정말, 보면 볼 수록 질리는 그런 사람을 표현한 단어인 갈비(갈수록 비호감). 나는 볼매일까? 갈비일까? 나는 그냥, 볼 수록 매력적이지는 않아도, 적어도 갈수록 비호감인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음. 잘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에게, 만날 수록 기쁨을 주는 그런 사람이고프다.
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