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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01 신문 읽기
tigerbh's 칼럼2011. 11. 1. 23:08

 얼마 전에 혹자가 신문을 어떻게 읽는지 내게 물었다. 사실 신문 읽기란 말 그대로 그냥 읽으면 되는데 “어떻게” 라고 물어보면 딱히 뭐라 할 말이 없다. 그리고 꼭 신문을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라기보다는, 사회에 대한, 경제에 대한, 그리고 내 주변의 일들에 대한 관심으로 읽기 시작하면 읽기가 수월해질 것이다.

 

 나름대로 습관이라면 습관이라고 할 수 있을 테고, 병적으로 매일 집착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신문을 읽는 것. 그냥 요즘은 매일 읽지는 못하는데, 정말 병적으로 하루에 신문 2부를 사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죽었을 때는 3부를 샀더랬다. 그래서 결과는? 집에 신문이 많이 쌓여있다는 사실.

 

 신문 2부를 사게 된 계기는. 지난 3월에 한 경제지의 필기시험을 보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원래 읽던 신문 + 시험 또는 면접을 보게 될 신문사의 신문 이렇게 해서 2부. 최근에 나오는 공고를 보며, 지원서를 쓰게 될 신문을 한 부 사서보고, 그 신문사만의 논리에 세뇌 되지 않기 위해 보통 다른 견해를 싣는 신문 1부를 더 사고 있다. 그리고 요일별로 신문마다 섹션이 달리 나오는데, 월요일, 목요일에는 H신문의 열려라 경제 섹션의 진단&전망, ESC 섹션을 보기 위해서 꼭 사고, 토요일에는 경제 분석 기사와 허연 기자님의 명저 산책이라는 섹션을 보기위해서 M신문을 꼭 산다. 그리고 K신문에서 11월부터 토요일에 책 관련 지면을 8면으로 늘린다는 희소식을 접하고, 이제 토요일에 사야할 신문 목록에 K신문도 들어갈 것 같다. 그 이외에도 요일마다 흥미를 끄는 섹션이 있어서,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이정도면 병적인 것 맞는 것 같다. 신문이라는 매체를 처음 흥미를 붙이고 읽게 된 때는 초등학생 시절이었던 것 같다. 아버지께서 회사에서 신문을 항상 서너부 가져오셔서 집에 오셔서 읽었던 게 기억이 난다. 아버지도 읽지는 않더라도 이상하게 신문은 꼭 챙겨오셨다. 나는 그 신문을 펴들고, 가정 먼저 보는 면은 스포츠. 해태 타이거즈와 관련한 기사를 읽고, 그 다음은 TV편성표. 주로 스포츠와 TV 편성표는 신문의 뒷면에 있기 때문에, 뒷면부터 보게 되는 이상한 신문 읽기를 시작했다.

 

 신문을 앞면부터 읽게 된 때는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부터였던 것 같다. 그리고 처음으로 스스로 신문을 구독했던 건 대학교 2학년 때. 그 땐 J신문을 읽었었다. 그냥 지면이 많았던 게 맘에 들어서였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내 돈 내고 읽는데, 이왕이면 지면이 조금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그리고 군복무(?)를 위해 고향 집에 있을 땐 M신문을 구독했다. M신문은 가장 열심히, 오래 읽은 신문이다. 나름대로 애착이 있는 신문이다. 하지만, 지난 9월에 M신문의 면접을 보고, 탈락한 이후로는 아니 본다.

 

 그러면 신문을 왜 그렇게 집착하며 읽은 걸까? 일단 M신문에 재미를 붙이며 읽게 된 때는 주식투자를 하고, 금융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부터였다. 금융 관련 기사를 보며, 투자 정보를 얻었고, 또 금융 자격증을 공부하며, 처음엔 이해할 수 없었던 어려운 기사를 이해하며 읽기 시작하면서, 재미를 붙였다. 또, 취업 준비를 하면서, M신문을 보며, 경제 공부를 했다. 비전공자가 경제 공부를 하기에는 경제 신문이 적당한 것 같다. 두꺼운 경제학 서적을 사는 것 보다, 경제 신문을 읽으며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공부하며 읽는 게 효과적일 게다. 그렇게 차근차근 하나하나 넓혀 가는 것. 이게 내가 공부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뭐 물론 공부를 많이 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데, 요즘은 신문을 읽는 이유가 바뀌었다. 처음엔 앞에서 언급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였지만, 요즘은 좋은 글을 찾기 위해 읽는다. 사실 정보는 포털에 접속하기만 하면, 쉽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포털에 칼럼, 사설을 찾기는 어렵다. (나는 사설을 잘 읽는 편은 아니다.) 요즘은 칼럼을 주로 읽으면서, 기자에게서는 찾기 쉽지 않은 필자의 생각, 조금 멋있게 표현하자면, 혜안을 얻고자 한다. 그리고 직접적으로는 잘 쓴다고 생각하고,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글을 찾는데 혈안이 되어있다. 나름대로 이것도 하나의 신문을 읽는 재미이다.

 

 그러면 어떤 신문을 읽어야 할까? 사실 이건 잘 모르겠다. 일단 어떤 신문 읽으라고 알려주는 것 자체가 자신의 정치성을 나타내는 요즘. 조심스러운 부분. 사실 나만 느끼는지 모르지만, 뭔가 중립적인 신문은 없는 것 같다. 모두 한쪽으로 편향되어 있다. 우리는 아주 사소한 단어 하나에도 생각이 휘둘린다. 그리고 언론이 가지고 있는 힘은 어떤 단어를 고르느냐, 어떤 사진을 1면에 넣느냐와 같은 사소한 부분에서 시작된다. 신문을, 기사를 읽으며 자신을 지켜야 하는 조금은 서글픈 현실이다.


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