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 침묵'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1.23 임의 침묵
단상2011. 1. 23. 23:35

# 오늘 하루, 또 임의 침묵이라는 시가 생각이 났다. 비록 지지리 궁상이지만, 뭔가 아쉬움이 깊다. 우리의 만남들, 하나님께서 깨알같이 계획하셨었고, 이 모든 만남들의 헤어짐 또한 하나님께서 예비하셨을 것이지만, 만남도, 사랑도, 이별도 사람의 일이라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진다. 분명,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기는 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었다. 정말로.

 

작년 한해 동안, 가장 힘이 된 사람들. 힘들 때 가장 많이 의지 했던 사람. 가장 격려 해준 사람들, 너는 이상하게 잘 될 것 같다는 사람. 기도해 준다는, 기도해줬던 사람들. 가장 자주 만났던 사람들. 가장 연락을 자주 했던 사람. 분에 넘치는 사랑을 부어줬던 사람들. 또한 기쁨을 선물 해주고 싶었던 사람. 정말로 기쁨이 되었는 지는 모르지만. 사실 내가 더 기뻐서 한 거였다.

 

어쨌든 다시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이기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 새 희망의 정수배기에 들어 부어야지. 이 또한 하나님의 계획이기때문에.

 

음. 근데 지지리 궁상인 것 같기도 하다. 아마 시간이 지나. 후나, 너 그 때 그랬었어, 그러면, 나는, 네? 제가 언제요?, 이러면서, 제일 먼저 적응해 있을 지도 모르겠다.

 

임의 침묵
                          한용운

임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임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임의 말소리에 귀 먹고
꽃다운 임의 얼굴에 눈 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배기에 들어 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임은 갔지마는 나는 임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임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나이 듦에 대한 수학적 고찰

 

 사실 해가 바뀌면서 부터 쓰려고 했던 글인데, 누가(?ㅋㅋ) 이미 나이에 대한 고찰을 써버려서, 왠지 이 글을 쓰는 나는 따라쟁이같은 느낌이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명백한 표절이군여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핍박을 무릅쓰고라서도 써봐야겠다. 왜냐면, 이것은 분명, 작년 부터 생각했던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이제 27이다. 빠른 86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26이긴 하다. 그래도 같이 나이를 먹어가는 친구들이 27이기 때문에, 나도 비자발적으로 27이라고 해두겠다.

 

어느 때인가 부터, 나이 듦에 대해서 둔감해졌다. 어린 시절에는 해가 바뀌면 뭔가 아쉽고, MBC 가요 대상을 보며, 아쉬운 마음을 쓸어 안았더랬다. 하지만, 이제 해가 바뀌면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거나, 뭐 해가 바뀐다고 삶이 갑자기 크게 변화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2010년 12월 31일이나, 2011년 1월 1일은 하루 차이일 뿐인데, 왠 호들갑일까 하는 생각들.


왜 어릴 때는 해가 바뀌면, 아쉽고, 또 아쉽고, 뭔가 새로운 계획도 짜보고 했었지만, 왜 나이가 들 수록 나는 둔감해지는 가 하는 생각에 미치게 되었다. 왜 일까? 이를 수학적으로 풀어봤다. 음 수학이라기 보다는 산수라고 해둬야겠다.

 

먼저, 증가율로 풀이해봤다. 예를들어, 1살에서 1살을 더 먹으면 2살인데 이때의 증가율은 (1/1)*100 = 100% 이다. 어린 시절에는 해가 지나는 만큼 키도 크고, 생각도 쑥쑥 커버린다. 2살에서 3살로 증가할 때는 (1/2)*100 = 50% 이렇게. 음 작년 나의 나이가 26이었으니까, 올해 내 나이의 증가율을 계산해 본다면, (1/26) * 100% = 3.84% 증가했다. 어쨌든 나이 함수는 증가는 하지만, 증가의 폭은 감소하는 함수이다. 이것을 보고 체감한다고 경제학에서는 표현한다. 맞나?ㅋㅋㅋ 이미 수 차례 언급한 한계효용체감의 법칙과 같이, 증가는 하지만, 증가하는 폭이 점점 줄어 드는 그런 함수 말이다.

 

어쨌든 수학적으로 풀이해보면, 이렇다는 것이다. 점점 나이 듦이 익숙해져가서,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기가 어려워진다. 왜냐면, 지금이 좋기 때문에, 지금의 안정성을 깨뜨리기가 싫기 때문에.

 

예전에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이제 점점 나이가 들어서, 지식의 증가가 어린시절에는 스폰지를 흡수하듯이 쑤욱 증가했지만, 요즘은 그런 것 같지가 않다는, 그래서 어린 시절에 공부하는 것이 저엉말 중요한 것 같다는. 경제학을 둘 다 공부했기 때문에, 일단 지식의 한계효용이 체감한다는 이상한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내가 간과한 것이 있었지만, 비록 증가의 폭은 적지만, 분명 증가는 하고 있다. 즉 평균적으로 지식은 분명 증가한다는 사실이 중요하기 때문에, 끊임 없이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라는.

 

새해의 첫 다이어리가 개소리 한 움큼이군.

 

# 올해의 나는 어떨까. 정말 앞을 내다 볼 수 없다. 괜히 뒤쳐진 것 같다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 올해 갑작스런 도약이 있을지, 혹은 3.84% 정도만의 성장이 있을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쓰러기조 넘어저도 아주 엎드러지지 않음은 하나님께서 강한 팔로 나를 붙드시기 때문에, 매 순간 소망 잃지 않고, 살아가야겠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