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13. 17:17

종로 5가 근처에서 친한 형과 밥을 먹고, 집에 돌아가는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수선화를 샀다. 감히 꽃에게 샀다는 표현을 하기에는 너무 미안하지만. 수선화를 보자마자, 정호승님의 수선화에게라는 시가 떠올라, 아니 살 수가 없었다.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 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내가 수선화를 산 것도 외로움때문이다. 라는 생각을 해본다.




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