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21. 09:07
 
 지난 2009년 2학기 때, 서구문예사라는 교양과목을 수강했었다.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문예라는 단어를 검색해봤는데, 문학과 예술을 이르는 말이라는데, 사실 예술은 배웠지만, 문학은 배운 적이 없다. 아마 문학과 예술이라기 보다는 문화와 예술을 뜻하는 건가보다. 어쨌든, 나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과목은, 인터넷 강의이기 때문에 수강한 것이었다. 학교를 하루라도 더 안가고자 하는 열망때문에, 어쨌든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학기때는 일주일에 학교에 4번만 다녔었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 학기보다 수업을 덜 듣는데, 이번에는 일주일 내내 학교에 간다.
 
 사실, 지난 학기 때 가장 재밌었던 과목은 서구문예사였다. 이제 전공도 질리고, 사실 어려워서 하기가 싫어진다. 음. 사실 머리가 안따라가준다. 어쨌든, 처음에는 궁여지책으로 이 과목을 수강했었는데, 뭔가 새로운 것을 알아간다는 즐거움 때문이었나, 재밌게 수강했었고, 그에 걸맞는 성적도 받았다. 부끄럽지만 지난 학기 때는 좋은 성적을 받지는 못했는데, 이 과목이 그나마 평점을 조금이라도 올리는 역할을 했었다.
 
 생소한 분야에 관심이 확장되는 차에, 예전부터 작가님의 명성만으로 읽고 싶었던 책인, 이 책이 떠올랐다. 진중권 교수님의 미학 오디세이 1. 진중권 교수님의 이매진을 조금 어렵게 읽었던 터라,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조금 걱정이 됬었는데, 그리 어려운 내용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아마 진중권 교수님도 미학이 생소하게 알려졌던 때에 이 책을 썼던 터라, 조금이라도 쉽게 쓴 것 같았다.
 
 이 책은 에셔의 작품 따라, 서양 예술의 발전을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표지에는 에셔와 함께 탐험하는 아름다움의 세계라고 쓰여있다. 참고로 나는 에셔라는 사람을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위키피디아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해보면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 수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를 표현한 판화로 유명하다'고 한다. (2010년 7월 23일 현재. 3월 6일에 써놓고 임시 저장해놓은 글에 다시 이어서 쓰는 글. 당연히 책 내용은 다 잊어버렸다.) 수직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를 표현한 판화. 뭔가 맞지 않지만, 아귀가 들어 맞는 그런 그림. 그런데, 이러한 에셔의 그림의 순서를 통해, 미의 주관화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다시 여기부터는 2010년 8월 21일에 쓰여진 글)
 
57쪽 가상과 진리라는 개념을 둘러싸고, 대략 두 가지 노선이 있었다. 플라톤은 예술이 가상을 포기해야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 두 가지 상반되는 관점은 그 뒤에도 여러 가지로 변형되고 뒤섞이면서, 미학사 속에서 자꾸 되풀이된다.
 
 어느 예술이든지, 항상 2 가지로 대립하는 것 같다. 위에서 표현한 것 처럼, 일단 가상과 진리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이를 조금 더 고상하게 표현해본다면, 객관주의와 주관주의이다. 헌데, 이는 최근에만 있었던 대립은 아닌 것 같다. 이는 선사시대로부터 이어져온 대립이다.
 
31쪽 선사 시대부터 우리는 벌써 두 가지 대립되는 재현 양식을 발견할 수 있다. 구석기 시대의 자연주의적 양식과 신석기 시대의 기하학적 양식이 그것이다. 현존하는 미개 부족들은 신석기 단계에 있기에 대부분 추상적, 기하학적 양식을 보여주는 데 반하여, 아직 구석기 단계에 있는 부시맨에게선 자연주의적 양식을 찾아볼 수 있다. 어쨌든 이 두 양식의 대립은 오랫동안 미술사를 지배하게 되는데, 이 대립이 인류 최초의 문명 세계에서도 새로운 형태로 되풀이 된다.
 
 그리고 이 미학 오디세이는 이를 철학적으로 풀어낸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의 가상의 대화가 이루어져 있는데, 두 철학자의 가상의 대화를 읽으면서, 진중권은 진정 천재라는 생각을 한 두번 한게 아니었다.
 
 이제 여기서 급마무리를 지어야겠다. 책을 다시 읽지 않는 한, 제대로 된 리뷰가 나올 것 같진 않다. 언제는 제대로 쓴적이 있는지 의문이 들지만. 여튼, 여기서 급마무리.
 
 E.H 카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미학을 이에 빗대어 정의해보면, 객관과 주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혼자 정의를 내려본다.
 
 아참, 일단 1권은 선사시대부터, 르네상스 시대까지의 예술 작품을 다루는 것 같다.
 
207쪽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이 두 사람은 예술 활동으로나, 이론 활동으로나 모든 면에서 서로 적대적이었다. 다 빈치과 회화를 가장 높이 평가했다면, 미켈란젤로(Michelangelo Buonaroti, 1475~1564)에게는 조각이야말로 예술 중의 예술이었다. 다 빈치가 아리스토텔레스를 읽고 과학적 관차과 실험에 관심이 있었다면, 미켈란젤로는 신플라톤주의의 신비주의에 기울어져 있었다. 다 빈치가 자신을 합리적 규칙에 따라 작업하는 과학자라고 생각했다면, 미켈란젤로는 영감에 따라 작업하는 고독한 천재로 의식하고 있었다. 이 두 사람이 한 차례 정면 대결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피렌체 시가 두 천재에게 시의회 대회의실의 벽면에 각각 시의 역사에 관한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했던 거다. 이 세기적 대결은 아쉽게도 무산되고 말았다. 대결이 이루어졌다면 과연 누가 이겼을까?


미학오디세이1
카테고리 인문 > 철학 > 주제별철학 > 미학
지은이 진중권 (휴머니스트,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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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