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erbh's 칼럼2011. 7. 17. 00:39

 "글을 쓰는 것을 업으로 삼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다. 그래서 한 신문사에 원서를 넣고, 필기도, 1차 면접도 어쩌다 보니 통과해서, 최종 면접까지 간적이 있다. 물론 최종에서 떨어지긴 했지만. '나에게 글쓰는 자질이 정말로 있나?'라고 진지하게 생각해본 계기로 삼기로 했다.

 

 그래서 팔로윙하고 있는 기자에게 Direct Message로 기자에 대해서 진지하게 물어봤는데, 메이저 언론사에서 기자를 하는 게 아니라면 박봉이라는 답변. 남다른 사명감이 있는 게 아니라면 비.추.

 

 생각해보면 나에게 남다른 사명감이 있는 것 같진 않다. 그냥 한 번 써본거였는데, 된거라서. 다른 사람들이 볼 때, 특히 언론 고시를 준비한 사람들이 볼 때는 재수 없을 수도 있지만. 하지만, 여름에 메이저 언론사에 인턴 지원 서류를 제출했는데, 결론은 광탈. 아마 간절함이 없어서 였을 게다.

 

 그러면 다른 방법으로 글쓰는 것으로 업을 삼을 수는 없을까? 전업으로 글 - 어떤 종류의 글이든지 - 쓰는 것은 힘들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 폴 오스터의 빵굽는 타자기라는 책을 읽으며, '타자를 치며 빵을 굽는 게 쉬운 일이 아니겠구나' 라는 걸 느꼈다. 즉, 소위 말하는 배고픈 직업이다.

 

작가가 되는 것은 다르다.

그것은 선택하는 것이기보다 선택되는 것이다.

글쓰는 것말고는 어떤 일도 자기한테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평생 동안 험한 길을 걸어갈

각오를 해야 한다.

 

- 『빵굽는 타자기』중에서

 

 그래서 다른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신문, 잡지, 일을 하고 있는 회사 사보에라도, 칼럼을 쓰는 칼럼니스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일상 생활에서 맞닥뜨린 일에서 느낀 깨달음, 따뜻함, 그리고 때로는 - 가뭄에 콩나듯이겠지만, 그래도 가뭄에 콩나는 게 어딘가? - 통찰력이 있는 그러한 글을 말이다.

 

 

 며칠 전에 잠이 안와서 누워서 두 시간여를 뒤척였다. 뭔가 뒤늦게 무한도전의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를 보고 나서의 잔상이 오래 남아서 잠이 안왔는지도 모른다. 특히 말하는 대로를 들으며 여운이 오래 남아서 인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오랜만에 마신 아메리카노도 오밤중의 뒤척임에 기여하긴 했지만. 이런 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아, 그런데 말이지, 꼭 나중에 칼럼니스트가 될 필요가 있나? 싸이에라든지 블로그에라든지 칼럼 비스므레 한 것을 올려서 칼럼이라고 우겨볼까나?' 라는 생각까지 이르게 되었다.

 

앞으로 간혹쓰는 일기와는 구분 되는 글을 이 폴더에 쓰려고 한다. 그냥 별것도 아니고. 칼럼이라고 하기에는 초라한 글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나누고 싶은 생각들을 써보려고 한다. 그것도 내가 사실은 게을러서 - 뭐 새삼스럽게. - 정기적으로 쓴다는 말은 못하겠고, 비정기적으로 영감(?)이 떠오를 때 칼럼을 연재하려고 한다.

 

음. 그런데 1회에 그칠 수도?

 

혹시 칼럼을 기다리다가 눈이 빠질 것 같으면, 독촉 한번씩 해주시길. 아니면 계좌(?)에 구독료를 입금한다면 책임감을 갖고 써보겠음.

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