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2. 22:02


 연일 증시가 요동을 친다. 특히 오늘은 40포인트 이상 하락 했고, 환율도 급등 했는데, 격변하는 금융 시장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분명 한 둘이 아닐 것 같다. 어렵게 번 돈이 이렇게 쉽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 정말 분통할 일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존 템플턴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에 대한 답이 이 책에 담긴 것 같다. 작년에 존 템플턴이라는 큰 별이 졌지만, 그의 종손녀인 로렌 템플턴이 방황하고, 손실을 내는 투자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가장 눈에 솔깃한 내용은 역발상 투자 전략이다. 마지막 한 사람이 매도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매수를 하고, 마지막 한 사람이 매수를 할 때까지 기다렸다 매도를 하는 그의 정신력을 이 책에서는 높이 평가하는 것 같다.

 

 재작년에 코스피가 2000이 돌파 했을 때는 너도 나도 펀드에 가입하거나 주식에 직접 투자했지만, 요즘과 같은 때는 무슨 주식이냐며, 쳐다보기도 싫다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기는 템플턴 같은 바겐 헌터에게는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가치보다 저렴한 주식을 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음. 그러니까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가장 큰 주제는 남들이 살 때 팔고, 남들이 팔 때 살 수 있는 정신력을 가져라 라는 메시지 인 것 같다. 책을 읽다 보면 템플턴의 투자 방법 조금 구체적으로 나와 있긴 한데, 그 것 보다 더 큰 수확은 그가 전하는 역발상 투자 인 것 같다.

 

 기본적으로 성공적인 투자는 저렴한 가격에 매수해서 장기적으로 갖고 있을 때 이루어진다. 그에 따른 저렴한 가격을 찾는 방법도 책에 서술 되어 있다. 또한 그가 투자 했서 큰 수익을 얻었던 일본, 한국, 중국에 관한 이야기들도 있다. 특히 일본에 투자했을 때는 해외 투자에 대한 필요성을 못느끼고, 위험하다는 인식이 컸었는데, 저렴한 주식을 찾으려는 그를 막을 수는 없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그의 예측이 맞았고, 큰 성공을 거두었다. 역시 남들보다 앞설 수 있는 이유는 흔들리지 않는 자신의 소신과 부단한 노력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이 책을 통해서 느꼈다.

 

 그리고 또 이 책이 절묘한 시점에 출판 되었는데, 아마도 지금 상황이라면 존 템플턴은 주식을 매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43쪽 "다른 투자자가 실망 속에 매도할 때 매수하고, 탐욕스럽게 매수할 때 매도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그 결과 기대 이상의 높은 수익을 얻게 될 것이다."

 

53쪽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현재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70쪽 여러 상점에서 모든 물건을 50퍼센트 할인해서 판다고 했을 때 그 상품의 구매를 꺼리는 구매자가 있을까? 물론 없을 것이다. 하지만 증시에서는 주식을 할인해서 팔려고 하면 투자자가 꺼린다.

 

180쪽 주식 투기꾼들은 소비 성향이 강하다. 그들은 부(富)를 잡을 기회를 잡으면 그 부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투기꾼들은 투자에 성공하면 새로운 부를 소비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한다.

 

318쪽 이제 당신은 성공적인 투자 결과를 성취하는 유일한 방법이 '다른 투자자들이 실망 속에 파는 것을 사고, 다른 투자자들이 탐욕스럽게 사는 것을 파는 것'임을 알게 되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다수의 투자자들보다 더 나은 실적을 달성하기를 원한다면 그들과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 - 존 템플턴

존 템플턴의 가치 투자 전략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로렌 템플턴 (비즈니스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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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데이드리머
2009. 2. 22. 01:22



 책을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머금을 수 있었다. 행복한 작은 학교. 누구나 가고 싶어할 학교. 나도 초등학교를 다시 다닐 수 있다면 꼭 이 학교를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이 학교는 학년의 이름부터 다르다. 해가 떠오르면(해오름) 터를 일구고(터일굼) 싹을 띄우니(싹틔움) 물이 오르고(물오름), 꽃을 피온 뒤(꽃피움) 씨를 영근다(씨영금). 대자연의 흐름과 같다고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은 상주남부초등학교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고 한다. 영상을 못 봐서 아쉽기도 하지만, 책으로라도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이렇게 행복한 학교를 만든 선생님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대안학교도 아닌, 소수의 뜻을 모아 만든 사립학교도 아닌, 폐교 위기에 처하기까지 했던 공립 초등학교를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로 만들어진 모습에 그래도 아직 희망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특히 요즘과 같이 시험성적에 비관해서, 자살을 하는 초등학생이 나오는가 하면, 영어 발음을 위해 혀를 수술한다거나, 어린 나이에 조기유학을 보낸다거나, 성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초등학생들은 아마 이 학교가 천국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고, 권위를 내세우는 선생님이 아닌 친구 같은 선생님,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는 모습을 보며, 참다운 학교,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가 이런 곳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전교 회장을 뽑는데, 한 학생이 약간은 불분명하게 투표를 했는데, 이는 투표 결과에 당락을 미칠 정도로 중대한 한 표였다. 선생님들이 그 투표 용지를 보고, 어떻게 처리 해야할지 고민하다가, 결국엔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를 해서 학생들에게 알려 주었던 것이 기억난다. 이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자 한 것이었다. 그리고 힘든 원두막 공사를 통해서도 아이들에게 과정을 가르치는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또한 이 곳의 아이들은 시험 성적에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선생님들은 등수를 매기는 시험 보다는 배운 지식을 잘 이해했느냐를 알아보는 수준에서 시험을 치른다. 특이한게, 시험을 보다가 선생님한테 스스럼 없이 질문을 하기도 한다는. 하하. 나는 고등학교 때 쪽지시험을 보다가, 목이 뻐근해서, 고개를 살짝 돌렸는데, 컨닝이라며 시험 점수 C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음. 상주남부초등학교 학생들을 생각해보면, 상급학교로 진학 할 수록, 심해지는 경쟁에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이 아이들의 초등학생 시절을 생각해 보면 왠지 가련한 생각도 든다. 이 책에서 잠깐 언급이 되긴 했었는데, 상주남부초등학교의 선생님들과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 중학교가 지역에 있다고 한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곳의 아이들의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은 뭔가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다른 학교에는 없는 주사님의 퇴임식을 통해서 아이들은 누구에게 보이는 화려한 일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눈에 띄지 않게 학교를 가꾸어 가는, 묵묵히 일하는 것도 큰 일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

 

 나는 시골의 작은 분교 5년 넘게 다니다가, 비교적 큰 학교로 전학을 갔었다. 지금은 수몰이 되어서, 어떻게 학교를 찾아 가려면, 스쿠버 다이빙을 배워야 한다. 아마 물고기들과 수초들이 학교를 점령했을 수도 있다.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자 언젠가는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갈 수가 없다는 생각이 한동안 정말 울적했던 적이 있었다. 예전에 창가의 토토 리뷰를 쓰면서도 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썼었는데, 도시 친구들이 들으면 우리나라에 그런 학교도 있어? 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특별한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뭐 공부와는 먼 생활을 했다는 거. 예전에는 그런 학교를 다녔었다는게 창피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이야기 거리를 풍성하게 할 수 있는 하나의 소재가 될 수 있어서 좋다.

 

저자의 말 중  우리가 사는 세상 속에서 교육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 희망은, 마음을 활짝 열어 아이들을 대하는 교사, 한 인간으로서 스스로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아이, 또 다른 교육의 주체인 학부모가 모여 말 그래도 '참된 삶' '참된 사람다움'을 고민하고 몸으로 실천해 갈 때 가능하다.

 

70쪽 "누구나 인간다운 교육을 받을 권리는 있는 것이죠. 삶의 수준이 교육의 질적 수준까지 결정해 버린다면 얼마나 슬픈 현실입니까. 이곳의 아이들 얼굴을 보세요. 모두 다 웃고 있잖아요." - 김화자 선생님

 

79~81쪽 '공교육' 이라고 부르는 것. 세상 속에서 교육이 같는 '공공재적인 성격' 때문에 부르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전 공교육 스스로가 공교육이기를 포기하는 것 같다. 세상 모두가 브레이크가 터진 폭주 기관차를 타고 달리는 모습이다.

 

112쪽 지금 대한민국의 수많은 학교의 시계는 거꾸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영어몰입교육, 우열반 편성 모두 학력 수준의 향상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교육은 '사람을 길러 내는 것' 이지 '평가나 테스트를 위한 기계'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알까? 그 모든 평가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136쪽 시험이라는 것은 아이들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기 위함이 아닐 것이다.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다만 아는 것을 제대로 행하지 못할 때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197쪽 "한 가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생은 절대 후진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갈 수는 있어도 초등학교에서 다시 유치원으로 갈 수 없다는 얘깁니다." - 노윤중 주사님의 퇴임사 중에서

 

 이 책을 덮고서 미친듯이 돌아가고 싶었다.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로. 하지만 노윤중 주사님이 퇴임사 중에 하셨던 말씀 처럼 인생을 뒤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에. 눈물이 날 정도로 슬프다.

행복한 작은학교 365일간의 기록
카테고리 가정/생활
지은이 이길로 (글담,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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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데이드리머
2009. 2. 15. 23:42



 2008년 10월, 그를 봤다. 로버트 치알디니. 제 9회 세계지식포럼에서 특별강연을 했는데, 그 때 그를 보고 싸인을 받았다. 그 강연을 듣지는 않았다. 바로 옆에 있던 홀에서 다른 분의 강의를 들었는데, 그의 강연을 들은 거의 모든 사람들의 반응은 정말 재미있었다는 것이었다. 강연을 마치고 싸인을 받는 시간이 있었는데, 남들도 다 하길래, 나도 싸인 받았다. (이것은 사회적 증거의 법칙인가.) 그리고 그냥 싸인만 받은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들어 설득의 심리학 2 를 샀었다. (이건 상호성의 법칙인가.) 그로부터 4개월이 흐른 후 잊고 지내다가, 설득의 심리학 2 를 꺼내 읽게 되었다.

 

 약 5년 전에 설득의 심리학을 읽었었다. 당시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남아있었다. 내용은 다 잊어버리고. 음. 사실 그 때 싸인만 받지 않았더라면, 이 책을 읽을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니 책을 읽는 내내 부정적인 생각을 깔고 읽게 되었다.

 

한국어판 서문 中 설득은 강요나 야만적인 힘. 공식적인 비난을 동원하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이다.

 

23쪽 사람들은 경제학, 정치학 등의 분야는 따로 공부를 해서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심리학의 경우에는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동안 이미 그 기본적인 원리들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결정을 할 때 심리학 관련 책을 들춰볼 가능성이 적어진다. '심리학은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는 지나친 자신감 때문에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치게 된다. 최악의 경우에는 심리학 원리를 잘못 사용해서 자기 자신과 남들에게 손해를 끼치기도 한다.

 

 이 부분을 읽을 때는 조금 뜨끔했다. 이 책의 내용에는 크게 공감이 가고, 맞는 말이야 하면서 동의하면서도, 무슨 설득을 공부해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으니. 하지만 이 부분은 설득에 대해서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전반적으로 실험이나 사례를 통해 접한 내용들에 동감을 했는데, 최소한 설득은 못하더라도, 실패를 하는 경로를 밟는 것은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설득의 6가지 법칙.

 

1. 사회적 증거의 법칙_다수의 행동이 '선'이다.

2. 상호성의 법칙_호의는 호의를 부른다.

3. 일관성의 법칙_하나로 통하는 기대치를 만들라.

4. 호감의 법칙_끌리는 사람을 따르고 싶은 이유.

5. 희귀성의 법칙_부족하면 더 간절해진다.

6. 권위의 법칙_전문가에게 의존하려는 경향.

 

 이 법칙만 알고 있어도 크게 도움이 될 것 같기는 하다. 모두 각각의 법칙에 알맞는 사례들로 채워져서 이해를 도와주었다. 하지만 읽으면서 조금 의아한 부분도 있었다. 내가 머리가 안 좋아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사례와 법칙이 이게 무슨 상관이 있지 하는 생각을 하게끔 하는 경우가 있었다. 제시된 법칙과 사례와 뭔가 희미한 끈이 연결되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웬지 구색맞추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서 느낀 점은 1권, 2권 모두 읽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권 읽을 때는 뭔가 유익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는데, 두 권 모두 읽으니깐, 괜히 읽었다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1권을 읽은지 오래 되었다면 뭐 기억을 환기 시키는 차원에서 다시 1권을 훑어보는게 나을 듯 싶다. 1권의 내용을 거의 모두 잊어버리긴 했지만, 2권을 읽다보니, 1권에서 읽었던 사례를 하나 발견했었다. 2권을 낸다면 최소한 1권에서의 내용은 빼고, 새로운 주장, 사례, 실험들로 채웠어야 하는 게 옳지 않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설득의 심리학. 2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로버트 치알디니 (21세기북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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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