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해당되는 글 26건

  1. 2014.01.26 숙대 맛집 - 나나멘 3
  2. 2013.10.06 폴 고갱 전시회를 다녀와서 1
  3. 2012.11.05 카톡 삭제 3
  4. 2012.11.05 10월이 간다
  5. 2011.09.16 한 가을 새벽의 꿈
  6. 2011.08.02 달리다
  7. 2011.07.04 아차산, 용마산 나들이
  8. 2011.06.13 내가 일할 곳은 어디에?^^;; 2
  9. 2011.04.30 비가 와도 젖은 자는
  10. 2011.04.24 서울숲 나들이
일상2014. 1. 26. 21:11


요새 자주 가는 숙대 일본식 라면집 나나멘

간단하게 요기(?)만 할 정도로 먹고자하면, 미소라멘만. 무엇보다도 국물이 정말 맛있다.

(참고로, 미소라멘은 일본식 된장으로 만든 라면)


뭔가 아쉬울 것 같으면 공기밥도 추가하여, 남은 국물에 말아 먹으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가격은, 미소라멘 ₩5,500 + 공기밥 ₩1,000 = \6,500


TistoryM에서 작성됨

Posted by 데이드리머
일상2013. 10. 6. 23:58

 그림에 조예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지만, 지난 9월 29일에 시간을 내어 서울 시립미술관의 폴 고갱 전시회에 다녀왔다. 특별히 폴 고갱이라는 화가를 잘 알아서도, 그리고 그림 감상에 취미가 있어서 간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를 모티브로 하여 만든 서머싯 몸의 소설 「달과 6펜스」(2006, 민음사)를 굉장히 재밌게 읽었기 때문이다. 물론 허구의 문학인 소설이 그를 얼마나 비슷하게 묘사하였는지는 모르고 - 사실 알 바 아니고 -, 소설의 삶과 그의 실제 삶의 궤적이 전혀 달랐을지라도, 그 소설을 통해서 처음으로 폴 고갱이라는 화가에 관심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달과 6펜스」는 폴 고갱으로 인도하는 하나의 선생이었다.


 전시회에 가기 전에 추석 연휴 기간 짧은 「폴 고갱」(2007, 마로니에북스)이라는 책도 읽어서 그에 대해서 공부도 하고,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럼.에.도. 난생처음 찾는 미술관에 혼자 간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했던 것 같다. 혼자 오는 사람도 적지 않았지만, 혼자는 왠지 외롭긴 했다. 그것도 너무 좋은 가을날 저녁에 말이다.



 책을 조금 읽어서 그런지 전시회의 그림을 감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지만, 사실 부끄럽지만, 나중에 "나, 폴 고갱 전시회 갔었어."라고 말할 정도로 그림 구경(?)을 한 수준밖에 되지 않아서 차라리 '전시회에 간 적이 있다.'라고 말을 안 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좋은 가을 저녁, 산책하고, 기분전환 한 정도로만, 그리고 그림보다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정경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사실 스탕달이 그리하였던 것처럼 그림 앞에서 엄청난 전율을 느껴 모든 힘이 풀리는 Stendhal syndrome 쯤은 겪어봐야, '그림을 제대로 봤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러면 그림을 제대로 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유명한 그림이던지, 클래식 음악이라든지 그 자체에서 예술이라는 것을 느끼는 수준은 되지 못한다. 다만, 그 화가나 작곡가가 어떤 배경에서 그림을 그렸거나, 음악을 작곡했는지를 생각해보고 감상하면 뭔가 그림이 달리 보이고, 음악이 달리 들리는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앞에서 언급한 「달과 6펜스」와 「폴 고갱」을 읽었던 것은 그림을 감상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가 당시에 어떤 심정으로 그림을 그렸을지, 조금이라도 생각해보면, 뭔가 그림에서 느껴지는 붓질이 새로와진다.


 달의 세상과 6펜스의 세상에서 달의 세상을 선택하여, 낙원을 그린 폴 고갱. (실제의 삶에서는 두 가지를 모두 추구하지만.) 오랜만의 기분 좋은 나들이였다.


Posted by 데이드리머
일상2012. 11. 5. 00:42
카톡 삭제한 지 5일 째. 카톡을 삭제한 이유는 카톡 사진이나 문구 등에 감정을 투여하여, "나 좀 봐주세요."라고 말하고자 하는 나에 대한 약아빠짐과 카톡에 종속되어 살아감에 따른 실망감때문이었다. 그리고 탈퇴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위의 모든 이유보다 "충동적이었다."라고 설명하는 것 보다 그럴듯 한 설명은 없을 것이다.

막상 카톡이 없으니 연락이 줄어든 것 같긴 하다. 연락이 오는 것 뿐만 아니라, 내가 하는 것도 현저하게 줄었다. 그리고 - 아이폰의 경우 -항상 카톡창에 뜨던 빨간색 동그라미에 있은 숫자 또한 거의 볼 일이 없어서 허전하기도 하다. 아침 7시 반쯤에 오는 웨thㅓ뉴스도, 점심나절에 오는 야구친구 카톡도 더 이상은 없다. 애니팡의 하트도 더 이상 오지 않는다. 그리고 단체 카톡창의 나와 상관없이 흘러가던 언어들의 허무한 메아리도 더 이상 없다.

카톡 삭제 후 하루이틀은 적응이 아니 되었었는데, 이제 그럭저럭 살아갈만 하다. 하지만 가끔 그 사람 - 들 - 사진이나 대화명이 바뀌지는 않았을까 궁금하여 '다시 가입해볼까?'라고 생각해보다가 침한번 꼴깍 삼키고 참아본다. 어쨌든 이 기간이 얼마나 길어질는지는 모르지만, 카톡없이 살아갈만 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데이드리머
일상2012. 11. 5. 00:41
10월이 간다. 10월의 마지막 날. 달콤한 휴일로 시작했던 10월. 하지만 어느 때 보다도 바빴던 직장생활.

그 동안 안 마시던 커피를 마셔도 잠이 잘 올 정도로 바빴다고 얘기하면, 다른 사람은 이해할 지 모르지만, 내 몸은 누구보다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원래 커피를 마시면 아무리 피곤해도 누워서 1시간이상 뒤척여야 잠을 이룰 수 있었지만 10월은 예외였다.

회사에서 많이 혼나고, 내 한계를 절감하기도 하여, 매일매일 멘붕의 연속이었다. 11월이 된다고 하여도 이런 내 모습이 바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지금까지는 - 입사 후 6개월 - 직장인 코스프레를 하는 것에 그쳤다면, 몇시간 앞두지 않은 11월에는 진짜 직장인이 되어야지.

한 살 한 살 먹을 때마다,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더 나아질 게 없는 것 같은 현실 인식에 나이 듦이 두렵고 서러워질 때가 많지만, 외려 나에게서 희망을 찾을 수 없음에 더 감사해졌음 좋겠다. 이제 성숙이나 성장을 바라는 게 아니라, 참된 나에 대한 인식을 바란다. 그리고 이런 가치관으로 같은 곳을 바라 볼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남자든 여자든 아무나 말이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데이드리머
일상2011. 9. 16. 13:10

# 눈을 뜨니 8시 4분.

 

‘큰일이다. 왜 알람 소리가 안 들렸지. 머리를 감고 가야 하나, 그냥 갈까. 아, 그래도 면도는 해야지.’

 

부랴부랴 머리를 감고, 면도하니, 5분 정도 경과. 빨리 옷 갈아입었다. 옷 갈아입는 사이에, 혹시 핸드폰 알람에 문제가 있나 해서, 8시 13분에 알람을 맞춰놓고 시험을 해봤다. 알람은 쩌렁쩌렁하게 잘 울렸다.

 

어제 조금 피곤해서 일찍 잠이 들었다. 12시 이전에 누워, 책 조금 읽다가, 금세 곯아떨어졌다. 2시경에 한번 깨고, 6시 20분경에 깨고, 그 이후에 일어난 게 8시 4분. 그 사이에 알람이 수차례 울렸는데, 왜 못 들었을까. 그 짧은 사이에, 꿈을 열심히 꾸느라 그랬나 보다. 일어나보니, 개꿈이자, 그저 일장추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여운이 남는 꿈.

 

지하철 타고 가는 길.

 

‘오늘이 토요일인 줄 알아서, 실수 했더라면, 웃겼을텐데’라는 생각을 하는 개그욕심. 하기야, 야구에서도 아웃카운트를 착각해서 실수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야구 천재 이종범도, 아웃카운트를 착각해, 2아웃 째를 플라이 아웃으로 잡고, 관중석으로 공을 던진적이 있었더랬다. 루상에 주자가 없어서 다행이었지.

 

오늘 따라, 배차 간격 때문에, 지하철이 중간에 서질 않나. 항상 이런식이긴하다.

 

결국 5분 지각. 인턴 시작하고서 첫 지각이다. 그냥 별일 없었다는 듯 자리에 앉았다.

 

# 일장추몽은 말 그대로 가을날의 한바탕 꿈. 신경학적인 꿈 말고도, 이번 가을, 내가 원하는 이런저런 꿈들이 한바탕 이루어지는 가을이 되었으면.


Posted by 데이드리머
일상2011. 8. 2. 00:16

요새 달리기 시작. 쿠 행님의 "무료니까 일단 받어." 어플인 NIKE + GPS 어플을 이용하여, 매번 같은 기준에서 달리기를 할 수 있어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냥 요즘 체력이 많이 달린 것 같아서, 운동을 해서 체력을 늘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사 온 이후로, 제대로 운동을 해본지가 오래되었다. 작년에는 기숙사 뒤의 공원에서 달리기를 많이 했었는데. 올해는 최적화된 장소가 없어서 - 물론 핑계지만 - 달리기를 미루다가, 좋은 장소를 발견. 그래서 본격적으로 달리기를 시작! 사실은 장소가 없어서 달리기를 못한 게 아니라, 달리기를 하려고 하다 보니 좋은 장소를 발견했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체력이 좋아야 건강한 사고를 할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몸이 너무 비슷한 패턴만 기억하다 보니, 사고도 매번 비슷하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운동을 하면서, 폐와 심장 박동수에 변화를 주면, 조금이나마 더 건강한 정신을 갖을 수 있지 않을까?'도 이유이다.

 

마지막 이유는, 토요일에 축구를 하게 될 지도 모르는데, 축구하다가 토하기 싫어서, 미리 운동을 해놓는게 좋을 것 같아서이다.

 

어찌됬건, 일단 달리기 시작했고, 언제까지 지속 될 지 장담은 못하지만, 꾸준히 하려고 노력해야겠다.

 

 



첫 째날, 힘들어 죽는 줄 알았음. 실로 오랜만에 하는 달리기여서. 처음에 오버 페이스 해서, 마지막 1km는 최저 기록.

 

 

오늘은 고민하다가 이번 주에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아서, 아직 근육 피로가 덜 풀렸음에도, 그냥 달렸다. 사실 오늘은 띵똥 음료수를 마실 빌미를 찾기 위해서 달렸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번에 달리기 마치고 마셨던 음료수가 너무 맛있어서, 오늘도 그 맛을 느끼고자!

 

이번에는 지난 번에 오버페이스를 해서 막판에 힘들었던 것을 상기하며, 처음에 천천히, 나중에 조금씩 빠르게 달렸다. 그런데도, 아직 피로가 덜풀렸고, 발바닥이 아파서, 제대로 뛰는 게 힘들었다.

 

달리기를 하면서, 하나의 원칙은 절대로 걷지 않는 다는 것. 이 원칙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달리기를 말할 때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에 쓴 그의 원칙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늘 한 걸음 정도 걷긴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기를 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 지 모르겠다. 글감을 생각했을 것 같은데, 사실 나도 달리기를 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고, 거창하진 않지만 언젠간 글로 써야지라고 생각하는 것도 정리하기도 했다.

 

음. 하여튼 뭐 하나 하고 이렇게 생색 내는 건 나의 특기 중 하나인 것 같다. 마치 마라토너처럼;;; 여튼 이 어플은 짱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섬뜩하다, 나의 이동 경로가 이렇게 저장된다는 게. 빅 브라더(큰 형님)의 감시.)
 

# 요새 번역을 하다보니, 번역본 책을 읽다보면 약간 거슬리는 게 있다. 같은 번역가(?)ㅋㅋㅋ는 아니지만;; 영어를 우리 말로 그대로 해석해서 올리는 게 굉장히 부자연스러운데, 그런 표현을 자주 쓰는 게 거슬린다. 사실 나는 실력이 없어서 거슬리게 번역을 당당히 하지만, 적어도 내가 돈을 주고 사서 읽는 책은 번역이 제대로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그래서 최근에 읽다가, 번역이 거슬려서 도저히 읽을 수 없겠다 싶은 책을 과감히 덮고 다른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한 번 읽기 시작한 책은 끝까지 읽는 다는 게 하나의 원칙인데, 이미 읽은 내용을 매몰비용이라고 생각해서, 과감히 매몰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게 살짝 자랑스럽긴 하다. 또 여기서 경제학 배운 걸 티냄;;


Posted by 데이드리머
일상2011. 7. 4. 00:41



지난 금요일. 마지막 특새를 마치고 산에 다녀왔다.

하루하루, 잉여력만 늘고 있는 상태에서, "오늘은 뭐하지? 내일은 뭐하지?" 고민만 늘어나고 있다.

그리하야, 그간 가봐야지 마음만 먹고 있던 곳, 집 뒷동산(?)인 아차산 등반 고고!

 

오후 3시에 집에서 출발. 산 기슭에 가는 길이 왜 이리 멀던지. 지하철 한정거장 거리인데,

막상 걸어가려니, 초행길이라서 헤메이다가, 겨우 도착.

평일이지만, 의외로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어르신 분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아차산에 깃든 기억은 2010년 1월 1일 해맞이를 했다는 것.

눈이 녹지 않아서, 산에 올라가는 길이 미끄러웠었고, 기억으로는 당시 암벽(?)은 아니지만,

경사진 바윗길을 타고 올라, 겨우 해맞이를 보러 갔던 것 같다.

하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해맞이가 아니라,

새해 기념 등산객 뒷통수 구경을 실컷하고 왔던 게 기억난다.

 

그 때 갔던 길과는 다른 길로 갔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지난 4월에 축구 할 때 땀뺀 이후로, 실로 오랜만에 몸을 움직여 땀을 뺀 것 같다.

산을 오르면서 땀에 흠뻑 젖었던 것 같다. 앞으로 운동을 자주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뭔가 땀을 흘리자,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상을 향해 오르는 도중. 아차산 명품 소나무 1, 2호를 마주쳤다.

오랜 세월, 바람에, 비에, 그리고 햇볕이 그들 명품을 만들었겠지.

사실 정상적인 소나무라면, 곧게 자라야 겠지만,

그들의 굽어 있는 가지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어떤 인고의 시간을 견뎌왔는지, 나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생각해보았다.

인고의 시간. 그 시간을 버텼기에, 명품이 되었겠지?

우리네 삶도, 인고의, 무명의 시간을 잘 견딜 때,

드디어 명품이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어떻게? 하나님의 열심으로!

 

 

아차산 정상은 허무했다.

나는 정상인지도 몰랐었는데, 지나가는 등산객 아저씨께서,

아까 지나온 곳이 정상이었고, 용마산으로 가려면 왼쪽으로 가야한다고 하셔서,

그제서야 내가 정상을 지나왔구나 라는 걸 알게 되었다.

 

사실 용마산까지 갈 생각은 없었는데,

한 큐에 용마산까지 갈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아서,

- 어차피 할 일도 없고 - 용마산까지 고고!

 

용마산 가는 길이 훨씬 재밌었다.

아차산 정상 가는 길 보다 더 가팔랐기 때문에.

 

용마산 정상을 즈려 밟고 가볍게 사진 한 컷 찰칵!

 

 

 

등산을 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엄청 많이 했다.

달리기를 할 때도, 마찬가지이지만,

혼자서 하는 활동은 이런 저런 생각을 잇고 또 이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혼자 달리기를 하면서 글의 소재를 떠올리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미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도 썼더랬지.

하루키 에세이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에세이 중의 하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지리산 종주, 히말라야 트레킹하고 싶다는 생각, 복싱, 우쿨렐레도 배우고 싶고.

그럼 공부는 언제 하지?

CFA 공부 다시 해볼까나 하는 생각도.

리더도 쫌 열심히 해야지 이제는.

- 그래놓고 선교 강습회랑 철야는 등산으로 피곤하다는 핑계로 안 감 -

이제 열심히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해보았고,

그 동안 못 만났던 사람도 만나고 싶기도 하고,

집에도 내려갔다 오고 싶고,

이런 자유 시간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그리고 나는 이런 자유 시간을 엄청 허비 했던 것 같아서,

뜨끔뜨끔했다.

뭐 변명을 하자면, 100%의 자유 시간은 없었던 것 같지만.

 

어쨌든 2011년 하반기의 첫 날의 등산.

이런 저런 생각에


Posted by 데이드리머
일상2011. 6. 13. 22:35
# 금요일엔, 그토록 가고 싶어 하던 회사에서 영어 말하기 시험(G-TELP) 시험 보고, 창의력 시험 보고. 입을 오물조물한 것 같긴 한데, 감히 내 입에서 영어가 나온 것 같진 않아서 부끄럽다. 채점하는 사람도 어이없어서 웃을듯.

그리고 창의력 시험은 "나는 창의력 없음."이라고 인정한 듯. 다만 창의력 시험으로 창의력을 측정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뭐 나는 평소에 창의력이 없는 것 같긴 하니까.

# 토, 일은 합숙면접. 첫 합숙 면접이다. 다음주 금, 토에도 합숙 면접 가는데, 예행연습 겸 간 측면이 있긴 하다.

 사실 주일에 면접을 본다는 게 마음이 편치 않아서, 신앙의 선배께(정환형?ㅋㅋ) 조언을 구했다. 가도 된다는 게 대새. 그래도 고민고민하다가, 출발 전 쿠 형님께 물어봤더니, 편하게 다녀와도 된다는. 그래서 맘 편히 출발했다.

 잠실에서 천안으로 출발. 도착해서, 숙소에 짐 풀고, 1분 자기소개. 그것도 약 120여 명 앞에서 자기소개. 독창적인 자기소개로 눈길을 끌었다. 어떤 사람은 복싱이 취미라며, 복싱하는 시늉을 내기도 했다. 미리 준비해온 스케치북에 자기 PR 하는 사람도 있었고.

 초조하게 내 차례를 기다리는 도중에, 사회보는 직원이, 여기는 단순히 자기소개자리가 아니라, PR하는 자리라며, 여기 들어오고자 하는 열망은 다 같으니, 열심히 하겠다는 말은 빼고, 자기를 진짜로 소개해주라는 얘기를 했다.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혼란.

 나도 어떻게 자기소개를 하지 하다가. '에라 노래 한곡 하고 내려와야지.' 하는 생각에, 간단한 면접용 자기소개 하고, "아메리카노" 한곡 부르고 왔다. 결국에 120여 명 중에 노래를 불렀던 사람은 나 혼자.

 그리고 저녁 먹고, 토론 면접.

"대출부대비용" 은행 부담에 따른 향후 파급효과와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출방안은? 헉. 이거 처음들어본건데. 이 사람 저 사람 눈치보다가, 소심 발언.

 두 번째는 남성 병역기피 이유와 개선 방안에 대해 토론. 그냥 무난하게.

그리고 옷 갈아입고 호프 면접. 꼭 이렇게 해야 하나 싶었다. 이런 회사 꼭 가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었고.

그 다음날. 아침 먹고, 또 2시간 토론.

 면접 본 회사의 미래 50년을 위해 준비해야 할 청사진에 대해서 토론하시오. 사실 면접보러 가는데, 그 회사에 대해서 조사를 많이 못해 가서, 그냥 눈치보며, 소심 발언.

 다음 주제는 "취업을 목적으로 한 성형수설 꼭 해야만 하는가?" 사실 성형수술이 가장 필요할 나는 반대의견. 대부분 사람들이 찬성 의견을 갖고 있어서 조금 놀랐다. 이 토론 때는 내가 제일 돋보였던 듯. 그런데 "꼭 해야하나?"

 그런데 끝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토론 할 때, 태도를 많이 봤던 것 같다. 내 태도는 잘 모르겠다. 끝나고 나서 들었던 생각이어서. 토론 면접 중 꼴불견.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손드는데, "제가 하겠습니다." 자기가 먼저 말하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토론 하기전에는 골고루 발언하기로 말을 맞췄는데, 그 사람이 암묵적인 룰을 깨뜨려서.

 또한 그 사람이 내 생각을 가로채서 발언하기도 해서,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나 싶기도 했다. 이건 룰이 이상해서 만들어진 기 현상. 토론 면접 1시간. 면접관은 15분에 한명씩 바뀌었다. 아마 발언을 독점하는 사람보다, 다양한 사람이 평가하면서, 지원자에 대한 평균적인 평가를 하기 위함인 걸로 이해되긴하지만, 15분에 한번 씩 바뀌면서, 그 전에 다른 사람이 독창적인 의견을 냈을 경우. 다음 면접관이 들어왔을 때, 그 독창적인 의견을 자기걸로 가로 챌 여지가 있었다. 이런 점은 감안 해야할 부분.

 천안에서 1시 출발. 서울 도착 2시. 바로 교회로 갔다. 5부 예배 드리고, 젊은이 1부 예배 드리고, 저녁 먹고 저녁 예배 드리고. 집에 와서 뻗어서, 오늘 완전 늦게 일어났다.

 면접 보고 나서 많은 것을 느꼈다. 주일에 면접 보는 것에 대한. 맘 편하게 다녀오긴 했으니, 다녀 와서, 괜히 왔나 라는 생각도 많이 해보게 되었고, 그 기업 문화에 대해서도. 아무래도 정적인 조직이다 보니, 그리고 정년이 보장되는 조직이다 보니, 뭔가 일반 기업 면접에서 느꼈던 professionalism은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면접 프로세스도 아마추어 같았다. 보통 면접 보면, 이 회사 꼭 가고 싶어라는 생각이 드는 회사도 있었고, 아닌 회사도 있는데, 이번에는 후자였다. 물론 뽑아주면 굽신굽신이겠지만.

 첫 합숙 면접. 뭐랄까. 트루먼 쇼의 주인공이 된 기분. 다만 나는 자발적으로 감시를 받으로 갔지만, 트루먼은 감시를 받는 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게 차이라면 차이. 트루먼과 나 일거수 일투족이 평가의 대상. 일거수 일투족 모두라고 하면, 과장일지도 모르나. 그냥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영혼이 팔리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그냥 그랬다. 꼭 이렇게까지 취업해야 하나 싶었다.

Posted by 데이드리머
일상2011. 4. 30. 01:48

# 이제 모르는 사람 만나는 것. 말거는 것은 일도 아닌 것 같다. 대학교 입학 후, 지식이 늘어난 것 말고, 대인관계의 기술 - 이것도 기술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 이 는게 하나 있다면, 이거다. 모르는 사람한테 말걸기.

 

대학교 입학 후에, 정말 쓸쓸했다. 학과의 O.T, M.T 참여를 하지 않아서, 아는 사람 한 명도 없이 - 아, 같은 과에 한명 있었네; 생각해보니; -  여튼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도, 항상 친구들과 함께 생활했었지만, 대학교 입학 후에는 친구를 사귈 의지가 없다면, 진짜로 친구가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입학 후, 한 동안, 눈물을 머금고, 학생회관에서 혼자 밥먹기도 했었다. 솔직히, 이런 대학생활이라면,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문제는 내게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사람 사귀기 위해서, 학과에 있는 신문사 동아리에 들어가고, 행정학도였던 하숙집 옆 방 형의 권유에 룸메이트인 HJ이와 전혀 연고가 없는 행정학과 축구부에 들어갔다. 우연히 들어간 행정학과 축구부에서 고향 형을 만나기도 했다. 정말 잘 챙겨주셨는데.

 

행정학과 축구부에서, 형들한테 귀여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축구를 그다지 잘한 건 아니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뛰는 것 밖에. 덕분에 축구부에서 내 별명은 깡조 - 제일 교포 출신의 단신의 축구선수 박강조, 한 때, 국가대표 선수로도 뛰었었다 - 였다. 친구의 별명은 을용이ㅋㅋㅋㅋ

 

여튼 대학교 1학년 때는, 신문사 인맥과 행정학과 인맥. 그리고 같은 수업 듣던, 같이 자전거 여행을 하기도 했던 JJ가 내가 아는 사람의 전부였다.

 

 특별히 소중한 인연이었던 JJ는 동아리에서 만난 것도 아니었는데, 같은 수업을 듣다가, 우연히 중간고사 즈음에, 시험에 대해서 물어보려고 했는데, 우연히 JJ에게 물어보게 되었고, 그 이후로 연락처 주고 받다가 - 아마도 내가 먼저? - 친해졌던 것 같다.

 

 어쨌든, 그 이후로, 혼자 밥먹는 횟수는 줄어들었던 것 같다. 뭐 그 때 혼자 밥먹는 것이 훈련이 되어서 그런지, 지금은 혼자 밥먹어도 아무렇지도 않더라.

 

 혼자 밥먹기의 절정은, 작년 1월달에 하숙할 때였다. 너무 배고파 죽을 것 같았는데, 마침 하숙집에 밥이 없었다. 내가 하숙집에서 밥을 할 리가 만무했고, 만일 밥을 하더라도, 밥이 다 될 때 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토요일 저녁. 혼자서, 학교 후문의 식당에 가서, 불고기를 시켜 먹었던 적이 있었다. 2인분 이상은 주문이 안되는 메뉴였는데, 내가 딱해보였는지, 그리고 그 식당에 여러번 가서, 안면이 있어서 그런지 특별히! 주문을 받아주셨다.

 

 사실 글의 방향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거는 것에 초점을 마추려고 했는데, 결국은 혼자 밥먹기로 끝나버렸네;;

 

# 오늘도 같은 회사 서류 합격한 사람들과 - 완전 처음 보는 사람들 - 신촌에 있는 스터디 룸에서 만나서, 정보 공유하고, 자소서를 보면서, 서로 돌아가며, 질문과 대답! 내 자소서를 보며, 글의 내공이 다르다며, 칭찬 받아서 뿌듯하다. 지금까지 본 자소서 중에 최고라며. 하하. 나도 그 회사꺼는 실험작으로 쓴 거 였는데.

 

 하지만, 역시 어디서나 듣는 피드백. 소극적으로 보인다. 이는 순전히 나의 외소한 체구에서 기인하고. 사실은 진짜로 소극적이기도 하다. 자소서를 보면, 역량이 뛰어난 것 같은데, 면접에서는 그것을 다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다. 이런 평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정말로, 소극적인 걸 어떻게 하란 말인가. 이게 고쳐지지 않다면, 취업은 점점 요원해질 것 같은데. 나 같은 사람 뽑아주는 회사, 어디 없나?


후. 그런데, 나의 경쟁자 중의 한 명이, 경영학 석사다. 경쟁자를 미리 만나서, 반갑긴 헌데. 나는 경영의 "경"자도 모르는데 말이지.

 

# 우이동 엠티촌 다녀옴. 젊은 느티나무라는 곳. 공기도 맑고, 정말 엠티 분위기 나는 곳. 좋더라. 사정이 있어서 - 엠티를 빠져야하는 정당한 사정인지는 모르지만, 나름대로 정당하다고 생각했기에 -  저녁만 먹고, 집에 들어옴.

 

마침 오늘 그 동안 밀린 신문을 엄청 읽었더랬다. 신촌에서 마침 우이동으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에 신문 3개를 읽었다. 그 중에 읽은 한겨레 신문의 한 칼럼. [삶의 창] 나를 울려주는 봄비 / 하성란

 

봄비에 대한 내용이 심각하게(?) 언급되었고, 그 중에, 한 시가 소개되었다. 비가 와도 젖은 자는이라는 시.

 

오, 왠지 좋은데? 라는 생각을 하고, 핸드폰에 메모를 했다. 그냥 그렇게 지나갈 수 있었는데, 마침. 우이동에서 집에 가는 버스를 타고 가는데, 갑자기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 비를 맞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쉬이 그칠 비가 아니라는 생각에, 결국 비를 맞고 가기로 했다. 그래.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다시 젖지 않잖아. 라는 생각에. 결국, 오랜만에 비를 맞았다.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다시 젖지 않는 다는 말. 뭔가 의미심장한 말이다. 젖은 자가 젖지 않는 다는 말은, 분명히 역설적인 말이지만. 그 역설이 시의 매력.

 

비가 시련을 뜻한다면, 이미 닥친 시련은 시련이 아니다. 그러니까, 좌절하지말라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뭐 인터넷에 찾아 보니깐, 그런 의미로 쓰인 것 같다. 또 다른 한 편 생각해보면, 이미 비를 맞아서, 흠씬 젖었기 때문에, 이판사판(?)의 기분으로. 이 어려움을 헤쳐보자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비가 와도 젖은 자는

                                          오규원

강가에서
그대와 나는 비를 멈출 수 없어
대신 추녀 밑에 멈추었었다
그후 그 자리에 머물고 싶어
다시 한 번 멈추었었다

비가 온다, 비가 와도
강은 젖지 않는다.  오늘도
나를 젖게 해놓고, 내 안에서
그대 안으로 젖지 않고 옮겨가는
시간은 우리가 떠난 뒤에는
비 사이로 혼자 들판을 가리라.

혼자 가리라, 강물은 흘러가면서
이 여름을 언덕 위로 부채질해 보낸다.
날려가다가 언덕 나무 위에 걸린
여름의 옷 한 자락도 잠시만 머문다.

고기들은 강을 거슬러 올라
하늘이 닿는 지점에서 일단 멈춘다.
나무, 사랑, 짐승 이런 이름 속에
얼마 쉰 뒤
스스로 그 이름이 되어 강을 떠난다.

비가 온다,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다시 젖지 않는다.
  

 

# 이번 달은 가계부를 꼬박꼬박 작성. 가계부는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부터 작성하긴 했는데, 했다가, 안했다가의 반복이었다. 그래도 아이폰을 쓴 이 후, 나름대로 꼬박꼬박 작성하고 있다. 이번 달은 나름대로 살뜰하게 살았던 것 같다. 그런데, 마지막 날에 합산을 해보려 하니, 살뜰하게 썼다고 생각했는데, 평소와 별 다른 차이가 나질 않네.

 

음. 그리고 오늘부터, 가계부 작성 원칙을 하나 세웠다. 회계를 잘 모르지만, 현금주의로 작성하기로 결정! 발생주의는 어렵다ㅠ그리고 정말 예산이 적은 상태에서는 현금의 매일 매일의 변화가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현금주의로 해야지, 그 날 그 날의 유동성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Posted by 데이드리머
일상2011. 4. 24. 00:23
4월 20일. 급 서울숲 나들이 단행! 한양대에서 스터디 후. 바람이 너무 좋아 같은 스터디원에게 급 제안. 한 명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집에 가야했고. 그래서 남자와 단 둘이 ㅠㅠ

"바람 쐬러 갈까요?"
"아, 네. 좋아요."

그간 도대체 서울숲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가보고 싶었는데...
뉴욕에 센트럴 파크가 있다면, 서울엔 서울숲!!
사실 서울숲에 간 것 보다, 같이 간 서로 말 높이는 친구랑 이런 저런 이야기 한게 더 기억에 많이 남는다.
정말 속 깊고, 따뜻한 마음씨를 갖고 있는, 배려심이 최고여서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그 친구.


 

 
이 아이 너무 부러웠음. 나도 저렇게 배깔고 놀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음. 시간적인 여유와 마음의 여유. 물론 요즘 시간적 여유야 넘쳐나지만 ㅋㅋㅋㅋㅋ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해야하나.


허브 농장인가? 있었는데, 꽃이 너무 예쁘게 피었더라.

문득 생각났던 구절 하나.
항상 광화문 교보빌딩 지나갈 때, 뜬금없이 꽃을 사고 싶게 만드는 그 문구!


별안간 꽃이 사고 싶다.
꽃을 안사면 무엇을 산단 말인가?


젠장, 이런 식으로 꽃을 사나
('11년 광화문 글판 봄편)


                                      이진명 시인


우이동 삼각산 도선사 입구 귀퉁이
뻘건 플라스틱 동이에 몇 다발 꽃을 놓고 파는 데가 있다
산 오르려고 배낭에 도시락까지 싸오긴 했지만
오늘은 산도 싫다
예닐곱 시간씩 잘도 걷는 나지만
종점에서 예까지 삼십분은 걸어왔으니
오늘 운동은 됐다 그만두자
산이라고 언제나 산인 것도 아니지
젠장 오늘은 산도 싫구나
산이 날 좋아한 것도 아니니
도선사나 한바퀴 돌고 그냥 내려가자
그런 심보로 도선사 한 바퀴 돌고 내려왔는데
꽃 파는 데를 막 지나쳤는데
바닥에 저질러앉아 있던 꽃 파는 아줌마도 어디 갔는데
꽃, 꽃, 꽃이로구나
꽃이란 이름은 얼마나 꽃에 맞는 이름인가
별안간 꽃이 사고 싶다
꽃을 안사면 무엇을 산단 말인가
별안간 꽃이 사고 싶은 것, 그것이 꽃 아니겠는가
몸 돌려 꽃 파는 데로 다시 가
아줌마 아줌마 하며 꽃을 불렀다
흰 소국 노란 소국 자주 소국
흰 소국을 샀다
별 뜻은 없다
흰 소국이 지저분히 널린 집 안을 당겨줄 것 같았달까
집 안은 무슨, 지저분히 널린
엉터리 자기자신이나 좀 위로코 싶었겠지. 자가 위로
잘났네, 자가 위로, 개살구에 뼉다귀
그리고 위로란 남이 해주는 게 아니냐, 어쨌든
흰색은 모든 색을 살려주는 색이라니까 살아보자고
색을 산 건 아니니까 색 갖고 힘쓰진 말자
그런데, 이 꽃 파는 데는 절 들어갈 때 사갖고 들어가
부처님 앞에 올리라고 꽃 팔고 있는 데 아닌가
부처님 앞엔 얼씬도 안 하고 내려와서
맘 같지도 않은 맘에게 안기려고 꽃을 다산다고라
웃을 일, 하긴 부처님은 항상 빙그레 웃고 계시더라
부처님, 다 보이시죠, 꽃 사는 이 미물의 속
그렇지만 다른 것도 아니고 꽃이잖아요
부처님도 예뻐서 늘 무릎 앞에 놓고 계시는 그 꽃이요
헤헤, 오늘은 나한테 그 꽃을 내어주었다 생각하세요
부처님, 나 주신 꽃 들고 내려갑니다
젠장, 이런 식으로 꽃을 사다니, 덜 떨어진 꼭지여
비리구나 측은쿠나 비리구나 멀구나


이날 스터디 하면서, 토끼랑 옹달샘 얘기가 나왔었는데, 서울숲에서 진짜 토끼랑 옹달샘 봐서 빵터졌더랬다. 그래서 이 사진 찍어서 바로 전송!

이건 타일도기. 사진 찍은 것보다 훨씬 많은데, 인상적인 몇 개만 사진 찍어놨다. 초등학생 아이들이 한 것 같은 동심이 묻어난 그럼도 있었고, 전문가의 손길이 묻어있는, 그리고 옆집 동네 아저씨가 쓴 것 같은 타일도 있었고. 여튼 한데 모아 놓으니, 알록달록 예쁜 그림들.

요즘 바람을 너무 자주 쐬는 감이 있긴 한데. 여튼, 이렇게 좋은 봄날.
별안간 산책이 하고 싶었다.
산책을 하지 않으면 무엇을 한단 말인가?

 

Posted by 데이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