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152건

  1. 2011.11.27 클래식 수첩 4
  2. 2011.11.20 부의 미래
  3. 2011.11.01 신문 읽기
  4. 2011.10.29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5. 2011.10.17 인연
  6. 2011.10.07 스티브 잡스를 기리며 2
  7. 2011.09.16 한 가을 새벽의 꿈
  8. 2011.09.02 Social Network Stress
  9. 2011.08.06 하나님의 열심
  10. 2011.08.02 달리다
2011. 11. 27. 00:45

 인터넷 서점에서 반값 할인하길래, 냉큼 샀던 책이다. 클래식 수첩이라는 책의 제목답게, 조금 큰 수첩 정도의 사이즈여서, 들고 다니면서, 부담 없이 읽기에도 편하다. 그리고 기자가 독자에게 알게 쉽게 설명하려는 의도가 있어서 그런지, 클래식 입문서로도 훌륭한 책이다. 또한 기자답게, 최신의 정보 및 음악 산업에 대한 동향도 실려 있어, 전반적인 클래식 시장에 대해서도 알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중간 중간의 유머도 웃기진 않지만, 뭐랄까 귀엽다고나 할까.

 

46쪽 한 편의 공연을 관람하는 경험 역시 프로그램과 연주 단체를 조사하고, 날짜와 장소를 확인하며, 티켓을 구입하기까지의 망설임을 모두 포함합니다. 혹시 늦지나 않을까 조마조마하면서 지하철을 타고, 졸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커피를 마시고, 연주자의 입장에 박수를 보내는 과정이 모두 한 편의 공연을 이루는 것입니다. 얼마든지 편하게 음악을 접할 수 있는데도, 굳이 공연장을 찾는 것은 이처럼 공연에 ‘아우라’라고 부를 수 있는 속성이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안다 박수’는 홀로 영광을 누리려는 독점욕일 뿐 아니라, 다른 관객의 소중한 추억까지 훼방 놓는 얌체 행위이기도 합니다.

 

 위의 문장은 내가 이미 갖고 있던 생각이기도 하다. 공연뿐만 아니라, 누군가와 영화를 같이 본다거나, 심지어는 좋아하는 사람과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책에 대한 기억은 이렇다. 군복의 건빵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사이즈이기 때문에, 건빵주머니에 담고서, 예비군 훈련받다가, 짬이 나면 꺼내어 읽던 책. 걷기에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어쨌든 책을 읽다가, 잠시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기도 하고, 도대체 언제 끝나나 푸념하기도 했다.

 

172 쪽 「전원 교향곡」이나 「환상 교향곡」처럼 표제가 붙어 있지 않는 한, 기악 음악은 ‘순수한 음표의 덩어리’일 뿐입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뿐”이라는 김지운 감독의 영화 「달콤한 인생」의 대사를 빌리자면, 음악을 들으며 자아를 투영하는 것도 바로 우리들 자신입니다. 이 음악에서도 흔들린 건 베토벤이나 등장인물이 아니라, 어쩌면 톨스토이 자신일지도 모르지요.
지금 당신은, 어떤 음악에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지요.

 

 클래식에 처음 관심을 갖고 이 책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클래식을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될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 중의 한 명이지만. 중간에 소개되는 음악을 천천히 찾아 들어야겠다.

 

 날이 추워지고, 밤이 더 길어져서 그런지, 여름보다는 클래식 듣기에 더 좋은 계절인 것 같다. 아무래도 집에 일찍 들어가는 일이 잦고, 데이트를 한다면 - 물론 나는 그럴 일은 없지만 - 밖에서 하는 활동보다는 공연장을 찾는 것이 추울 때는 더 현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여튼 이번 겨울에는 싼 공연이라도 한 번 찾아가볼까 생각중이다. 음. 이런 게 진짜 허세일까. 여튼 이 책 강추.


클래식수첩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 예술일반
지은이 김성현 (아트북스, 2009년)
상세보기

Posted by 데이드리머
2011. 11. 20. 01:38

  2006년도에 급생긴 문화상품권으로 사서 읽었던 책이다. 책 값이 비싸서, 내 돈 주고 사서 보기에는 뭔가 아까웠던 것 같다. 그 당시 이 책을 읽을 때는 도무지 무슨 얘기 인지 몰라서, 글씨만 멀뚱멀뚱 구경했다.
 
 사실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읽어보면, 이 책의 내용들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들이 가득차있다. 다만 새로울 것은 없지만, 그것을 어떻게 본인의 뜻대로 해석해서 정리하느냐가 관건인다. 그 흐름을 관찰하고 정리하는 것이 통찰력을 얻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제목만 보자면, 어떻게 하면 부를 증식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답을 쓴 책인 것 같지만, 영어 제목은 Revolutionary Wealth 이다. 그대로 해석하자면, 혁명적인 부. 그래서 저자가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변화, 즉 혁명이다.
 
 기존의 것과 다른 새로운 경제를 설명하고 있다. 과거에 낡은 패러다임으로는 현재의 경제를 설명하지 못한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화폐)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의 영역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설명한다. 그 예로, 프로슈머라는 개념을 선보인다.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한다는 뜻. 지금 이 책을 읽고, 나름대로 리뷰를 쓰는 시늉을 하는 것도 그 영역에 속할 것이다. 이 외에도, 화폐경제활동에는 속하지 않지만, 가사 노동 또한 이에 속한다.
 
245쪽 프로슈머는 비화폐 경제에서 더 나은 활동을 하기 위해 자신의 돈으로 자본재를 구입한다. 결국 화폐 경제 내 수익을 감소시킨다. 측정되지 않는 대부분의 프로슈머 경제가 화폐 경제와 상호 작용하는 또 다른 방식을 여기서 살펴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부의 심층기반으로 시간, 공간, 지식을 들고있다. 말 그대로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부를 창출하게 위해 가장 먼저 고려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들이다. 이것들은 눈에 보이는, 손에 잡히는 그런 개념은 아니다. ‘시간의 재정렬, 공간의 확장, 지식에 대한 신뢰’로 그것들을 설명하고 있다. 부 창출의 변화가 이러한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내용을 간단하게는 위와같이, 길게는 수십페이지에 걸쳐서 설명하고 있다.
 
 음. 사실 책을 읽으며 그다지 새로 배웠다거나, 재밌었던 부분은 많지 않았다. 진부한 내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저 읽기 시작했기에, 의무감으로 읽기 시작했었다. 처음 읽었을 때, 나중에 한번 더 읽어야겠다는 결심을 실천하고, 근래에 쿠형님의 추천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정말 어이없지만,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이 토플러의 책 '제 3의 물결'을 17번인가? 하여튼 그 쯤 읽었다고 해서, 나도 자극을 받아, 나는 부의 미래를 그에 상응하게 읽어보자는 어이없는 다짐을 했는데, 아마 한 번 더 읽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우리 사회를 물결 투쟁의 과정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일단 물결에는 시간의 개념이 내포되어 있다. 끊임없이 흘러가기 때문이다. 물결 투쟁은 시간의 투쟁이기도 하다. 우리 주위에도 많은 시간의 충돌이 있다.
 
 나는 사회와의 비자발적인 물결투쟁을 하는 중이다. 솔직히, 나는 느린 시간 속에서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이 사회는 너무 빠른 속도로 흘러 간다. 이 사회의 속도를 따라가기에도 벅차다. 이 사회에서 나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사회보다 한 걸음 더 앞서서 살 수 있으면 좋으련만.
 
 가장 유명한 물결투쟁은 영국의 러다이트 운동인 것 같다. 러다이트 운동은 19세기 초반에 영국에서 있었던 기계파괴 운동이다. 기계로 인해, 자신의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기계를 파괴하던 운동이다. 이는 산업 발전 속도와 노동자의 발전 속도가 달랐기 때문에 생겼던 운동이다.
 
 이 외에도 우리 사회를 이루고 있는 많은 구성원들은 각자 다른 시간속에서 살고 있다. 산업, 정부, 교육, 종교 등등 다른 시간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엇나감에 따라 도처에 물결 투쟁이 일어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각각의 속도를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또한, 세대간에도 물결 투쟁이 발생하고 있다. 세대간 물결투쟁은 10월 26일에 있었던 서울 시장 재보선 시장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투표처럼 세대간 표가 극명하기 갈린적은 드물었을 것이다. 이는 정치를 바라보는 현세대의 인식에서 비롯된다. 이는 젊은이들의 물결투쟁이다. 앞으로의 정치는 동시화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이들의 시간을 맞추는 동시화의 능력이 정치인에게 가장 필요한 게 아닐까 하는 결론을 맺어본다.
 
 경제, 경영 서적의 결론을 정치로 맺는 이상한 흐름. 

부의미래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제일반
지은이 앨빈 토플러 (청림출판, 2006년)
상세보기



Posted by 데이드리머
tigerbh's 칼럼2011. 11. 1. 23:08

 얼마 전에 혹자가 신문을 어떻게 읽는지 내게 물었다. 사실 신문 읽기란 말 그대로 그냥 읽으면 되는데 “어떻게” 라고 물어보면 딱히 뭐라 할 말이 없다. 그리고 꼭 신문을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라기보다는, 사회에 대한, 경제에 대한, 그리고 내 주변의 일들에 대한 관심으로 읽기 시작하면 읽기가 수월해질 것이다.

 

 나름대로 습관이라면 습관이라고 할 수 있을 테고, 병적으로 매일 집착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신문을 읽는 것. 그냥 요즘은 매일 읽지는 못하는데, 정말 병적으로 하루에 신문 2부를 사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죽었을 때는 3부를 샀더랬다. 그래서 결과는? 집에 신문이 많이 쌓여있다는 사실.

 

 신문 2부를 사게 된 계기는. 지난 3월에 한 경제지의 필기시험을 보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원래 읽던 신문 + 시험 또는 면접을 보게 될 신문사의 신문 이렇게 해서 2부. 최근에 나오는 공고를 보며, 지원서를 쓰게 될 신문을 한 부 사서보고, 그 신문사만의 논리에 세뇌 되지 않기 위해 보통 다른 견해를 싣는 신문 1부를 더 사고 있다. 그리고 요일별로 신문마다 섹션이 달리 나오는데, 월요일, 목요일에는 H신문의 열려라 경제 섹션의 진단&전망, ESC 섹션을 보기 위해서 꼭 사고, 토요일에는 경제 분석 기사와 허연 기자님의 명저 산책이라는 섹션을 보기위해서 M신문을 꼭 산다. 그리고 K신문에서 11월부터 토요일에 책 관련 지면을 8면으로 늘린다는 희소식을 접하고, 이제 토요일에 사야할 신문 목록에 K신문도 들어갈 것 같다. 그 이외에도 요일마다 흥미를 끄는 섹션이 있어서,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이정도면 병적인 것 맞는 것 같다. 신문이라는 매체를 처음 흥미를 붙이고 읽게 된 때는 초등학생 시절이었던 것 같다. 아버지께서 회사에서 신문을 항상 서너부 가져오셔서 집에 오셔서 읽었던 게 기억이 난다. 아버지도 읽지는 않더라도 이상하게 신문은 꼭 챙겨오셨다. 나는 그 신문을 펴들고, 가정 먼저 보는 면은 스포츠. 해태 타이거즈와 관련한 기사를 읽고, 그 다음은 TV편성표. 주로 스포츠와 TV 편성표는 신문의 뒷면에 있기 때문에, 뒷면부터 보게 되는 이상한 신문 읽기를 시작했다.

 

 신문을 앞면부터 읽게 된 때는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부터였던 것 같다. 그리고 처음으로 스스로 신문을 구독했던 건 대학교 2학년 때. 그 땐 J신문을 읽었었다. 그냥 지면이 많았던 게 맘에 들어서였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내 돈 내고 읽는데, 이왕이면 지면이 조금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그리고 군복무(?)를 위해 고향 집에 있을 땐 M신문을 구독했다. M신문은 가장 열심히, 오래 읽은 신문이다. 나름대로 애착이 있는 신문이다. 하지만, 지난 9월에 M신문의 면접을 보고, 탈락한 이후로는 아니 본다.

 

 그러면 신문을 왜 그렇게 집착하며 읽은 걸까? 일단 M신문에 재미를 붙이며 읽게 된 때는 주식투자를 하고, 금융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부터였다. 금융 관련 기사를 보며, 투자 정보를 얻었고, 또 금융 자격증을 공부하며, 처음엔 이해할 수 없었던 어려운 기사를 이해하며 읽기 시작하면서, 재미를 붙였다. 또, 취업 준비를 하면서, M신문을 보며, 경제 공부를 했다. 비전공자가 경제 공부를 하기에는 경제 신문이 적당한 것 같다. 두꺼운 경제학 서적을 사는 것 보다, 경제 신문을 읽으며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공부하며 읽는 게 효과적일 게다. 그렇게 차근차근 하나하나 넓혀 가는 것. 이게 내가 공부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뭐 물론 공부를 많이 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데, 요즘은 신문을 읽는 이유가 바뀌었다. 처음엔 앞에서 언급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였지만, 요즘은 좋은 글을 찾기 위해 읽는다. 사실 정보는 포털에 접속하기만 하면, 쉽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포털에 칼럼, 사설을 찾기는 어렵다. (나는 사설을 잘 읽는 편은 아니다.) 요즘은 칼럼을 주로 읽으면서, 기자에게서는 찾기 쉽지 않은 필자의 생각, 조금 멋있게 표현하자면, 혜안을 얻고자 한다. 그리고 직접적으로는 잘 쓴다고 생각하고,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글을 찾는데 혈안이 되어있다. 나름대로 이것도 하나의 신문을 읽는 재미이다.

 

 그러면 어떤 신문을 읽어야 할까? 사실 이건 잘 모르겠다. 일단 어떤 신문 읽으라고 알려주는 것 자체가 자신의 정치성을 나타내는 요즘. 조심스러운 부분. 사실 나만 느끼는지 모르지만, 뭔가 중립적인 신문은 없는 것 같다. 모두 한쪽으로 편향되어 있다. 우리는 아주 사소한 단어 하나에도 생각이 휘둘린다. 그리고 언론이 가지고 있는 힘은 어떤 단어를 고르느냐, 어떤 사진을 1면에 넣느냐와 같은 사소한 부분에서 시작된다. 신문을, 기사를 읽으며 자신을 지켜야 하는 조금은 서글픈 현실이다.


Posted by 데이드리머
2011. 10. 29. 23:15

최근 이준석 새누리당(구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이 과거에 트위터에 철거민에 대해 썼던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 것은 좀 미친 X들이 아닌가 싶다’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 짧은 글을 쓸 때에, 훗날 이렇게 파장을 일으킬 줄 본인은 알았을까? 마찬가지로, MC몽도 과거에 네이버 지식IN에 썼던 병역 면제에 대한 질문이 병역 기피 의혹을 불러 일으킨 발단이 되었다. 이는 꼭 유명인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를 이용하는 사람은 언제고 위와 같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렇듯 디지털 기술은 우리에게 망각을 허락하지 않는다. 조심하라. 언제 네티즌 수사대가 본인을 겨냥할지 모르니.


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의 <잊혀질 권리>(지식의 날개, 2011)는 과거에 마이스페이스에 올린 ‘술 취한 해적’이라는 제목의 사진 때문에 교사 임용이 취소된 스테이시 스나이더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는 이력서에 SNS나 블로그 아이디를 요구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우리나라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원자의 사회적 관계망을 파악하려는 의도에서 기인한 것이지만, 이제 취업을 위해서는 SNS도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하는 불행한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SNS 사용을 하지 않으면 간단하다. 하지만 내가 하지 않는다고 해도, 내가 찍힌 사진은 친구의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게시가 될 수도 있다. 즉, “안 하면 그만.”이 통하지 않는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예상치 못한 누군가에게 언제 어디서나 감시를 당할 수 있다. 우리가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포털 사이트에서의 검색 내용도 데이터로 저장되고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연관 검색어가 나타나는 것이 그 예이다. 인터넷 사용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사용 내역, 스마트 폰을 사용하며 전송되는 위치도 저장되고 있다. 조지 오웰 소설 <1984>(민음사, 2007)에 등장하는 빅브라더는 소설 속만의 가상의 인물이 아니다. 이제 현실이 되었다.

 

유사 이래로 인류에게는 망각이 일반적이었고, 기억하는 것이 예외였다. 그렇지만 디지털 기술과 전지구적 네트워크 때문에 이 균형이 역전되었다.(18쪽)


저자는 역사적으로 언어의 발명, 종이의 등장과 출판 기술의 발달을 소개하며 망각을 지연시킨 사례를 소개한다. 그리고 그 정점을 디지털 기술로 소개한다. 디지털 기술은 드디어 망각을 망각하도록 만들었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나 글을 인터넷에 저장하고, 본인이 지우지 않는다면, 그 사이트가 폐쇄되지 않는 이상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기록의 풍요에 살아 가고 있는 우리는 행복한 걸까, 불행한 걸까? 우리는 보이지 않는 원형감옥에 살아가고 있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디지털 기록은 기억을 지배하기 위한 가장 훌륭한 기술이다. 하지만 언젠가 기억은 마모되고 기록에 의해 기억도 조작될 여지가 있다. 그리고 그 데이터 자체가 조작될 여지 또한 상존한다. 이 책은 이러한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한다. ‘잊혀질 권리’는 그러한 위험성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다. 잊고 싶은 기억에 대해서, 그리고 잊고 싶은 기억 그 자체를 잊었을 지라도, 잊혀질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만들어 져야 한다. 저자는 잊혀질 권리를 위한 여러 가지 선택 가능한 대안을 제시한다. 여러 대안 중에서 가장 실효성 있는 것은 바로 ‘정보 만료일 설정’이다. 이것은 미리 기기에 설정한 만료일에 저장된 정보가 자동으로 삭제되도록 하는 것이다. 저자는 만료일이 망각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고, 만료일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정보의 수명에 대해 스스로 돌아보도록 하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 한다. 개인적인 차원 이외에도, 제도, 서비스 업체, 그리고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정보 만료일에 대해서 설명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잊혀질 권리라는 화두를 던진다. 그리고 우리가 망각하고 있었던 망각의 축복 또한 일깨워 준다. 故 김광석은 그의 노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1992)에서 “지나간 시간은 추억 속에/묻히면 그만인 것을/나는 왜 이렇게 긴긴 밤을/또 잊지 못해 새울까”라고 노래한 적이 있다. 지나간 시간은 추억 속에 고이 묻는 것도, 잊지 못해 긴긴 밤을 새우는 것도 우리 삶이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나야 지새운 밤이 무색해 질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이제 우리는 잊혀지지 않는 영원한 디지털 기억에 맞서, 잊혀질 권리가 절실해 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잊혀질권리디지털시대의원형감옥당신은자유로운가
카테고리 정치/사회 > 사회학
지은이 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 (지식의날개, 2011년)
상세보기

1984(세계문학전집77)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조지 오웰 (민음사, 2007년)
상세보기

Posted by 데이드리머
2011. 10. 17. 23:04

언젠가 책 읽기도 귀찮아지고, 뭔가 쉽게 읽을 책을 생각해보다가, 예전에 읽었던 이 책을 다시 꺼내어 읽었다. 언젠가 나도 이런 수필 하나 쓰고 싶다.

17쪽 수필은 흥미는 주지마는 읽는 사람을 흥분시키지는 아니한다. 수필은 마음의 산책(散策)이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취와 여운이 숨어 있는 것이다.

52쪽 선물은 뇌물이나 구제품같이 목적이 있어서 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주고 싶어서 주는 것이다. 구타여 목적을 찾는다면 받는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80쪽 우리가 제한된 생리적 수명을 가지고 오래 살고 부유하게 사는 방법은 아름다운 인연을 많이 맺으며 나날이 적고 착한 일을 하고, 때로 살아온 자기 과거를 다시 사는 데 있는가 한다.

137쪽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263쪽 세월은 충실히 살아온 사람에게 보람을 갖다 주는 데 그리 인색지 않다.

Posted by 데이드리머
tigerbh's 칼럼2011. 10. 7. 14:31
Steve Jobs, 1955 - 2011

어제 아침 갑작스런 스티브 잡스의 사망 소식. 나와 일면식도 없지만, 왜 그의 사망 소식에 마음이 아려지는지 모르겠다. 그의 파란만장한 삶의 궤적이 아마도 그리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입양되었던 어린 시절. 그리고 대학교 입학 후 중퇴, 서체 강의를 청강했던 것. 애플 창업, 자신의 회사에서 쫓겨나고, 그 사이에 다른 사업. 그리고 다시 애플로의 복귀.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그의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를 담은 제품이다. 나는 아이폰에 이러한 잡스의 이야기를 투영해서 썼다. 아이폰을 샀을 때, 단순히 좋은 기계를 산다는 기분이 아니라, "나도 잡스처럼"과 같은 마음으로 구매했다. 즉, 그의 이야기가 담긴 제품을 삼으로 나 또한 그와 같은 이야기에 참여하고 싶었고, 나의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쓰고자 했던 거다.

이제 잡스는 떠났다. IT의 산업의 역사에 가장 큰 획을 긋고, 기준을 만들었던 그. 잡스는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꾼 위대한 기술자이자, 경영자였다. 당장 아이폰을 사용하기 전과 후의 나의 삶이 많이 바뀌었다. 나 뿐만 아니라, 산업 생태계를 뒤집어 놓아버렸다. 잡스는 산업 사회의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 냈다. 가히 혁명이라고 할만하다. 인류의 삶의 방식을 바꿨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많은 산업의 발전과 기술의 진보가 있어왔지만, 생활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꾼 사례가 얼마나 있을까?

그는 추종자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앞선 길을 가는 선구자였다. 존경의 대상이자, 극복의 대상이기도 했다. 추종자는 그가 만들어 놓은 길을 원가 절감의 방식으로 따라 가면 되었지만, 이제 더는 그럴 수 없다. 이제 길을 만들던 그는 없다. 이제 길을 더 잇는 것은 남은 자들의 몫이다.

그는 정말 자신의 일을 사랑한, 그 일이 아니면 안되었던 행운아였다. 자신이 좋아 하는 일을 하며 사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인가. 단순히 돈을 버는 게 목적이었다면, 혁신은 없었을 것이다. 돈이 목적이었다면 성공 이후에 무난하게 트렌드를 따라가기만 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그는 지독한 경영자이기도 했다. 최근 그의 엄청난 재산에도 불구하고 기부 내역이 없다는 비판 또한 일고 있다.

그의 삶의 궤적(connecting the dots)은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점이 되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그의 죽음도 누군가에게는 하나의 점(dot)이 되리라.그의 삶의 점(dot)의 하나를 공유하며, 나도 나의 나름 대로의 점(dot)을 이어가야 겠다.

마지막으로 그의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 연설 중에서 가장 감명깊었던 부분. 삶의 connecting the dots에 관한 이야기.

Of course it was impossible to connect the dots looking forward when I was in college, but it was very, very clear looking backwards 10 years later. Again, you can`t connect the dots looking forward. You can only connect them looking backwards, so you have to trust that the dots will somehow connect in your future. You have to trust in something--your gut, destiny, life, karma, whatever--because believing that the dots will connect down the road will give you the confidence to follow your heart, even when it leads you off the well-worn path, and that will make all the difference.

점을 잇는것, 과거에 그가 했던 경험의 점을 이어보면, 현재의 "그" 라는. 하지만 그 점을 미래로 먼저 이을 수는 없다. 단지 현재 주어진 일에 충실하면, 기회가 오고, 그 기회를 잡고 앞으로 나아가서, 다시 뒤돌아 볼때, 무릎을 치며 "connecting the dots"을 외치게 될는지도 모르겠다.

현실이 불확실 하기 때문에, 이 문구로 위안을 삼지만, 나는 지금 분명히, 어느 한 점을 찍고 있고, 이 점이 어디로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시간이 흘러 나도 후배들에게 인생의 connecting the dots을 이야기 해주고 싶다. 지금도 하나의 점을 찍는 과정. 어디로 이어질지 기대해보자.

신문 가판대에 있는 신문을 다 사놓고 싶은 하루. 잡스의 사진이 메인에 없는 신문이 없더라. 위대한 천재를 기리는 마음으로 오늘은 신문을 몇 부 더 사야겠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데이드리머
일상2011. 9. 16. 13:10

# 눈을 뜨니 8시 4분.

 

‘큰일이다. 왜 알람 소리가 안 들렸지. 머리를 감고 가야 하나, 그냥 갈까. 아, 그래도 면도는 해야지.’

 

부랴부랴 머리를 감고, 면도하니, 5분 정도 경과. 빨리 옷 갈아입었다. 옷 갈아입는 사이에, 혹시 핸드폰 알람에 문제가 있나 해서, 8시 13분에 알람을 맞춰놓고 시험을 해봤다. 알람은 쩌렁쩌렁하게 잘 울렸다.

 

어제 조금 피곤해서 일찍 잠이 들었다. 12시 이전에 누워, 책 조금 읽다가, 금세 곯아떨어졌다. 2시경에 한번 깨고, 6시 20분경에 깨고, 그 이후에 일어난 게 8시 4분. 그 사이에 알람이 수차례 울렸는데, 왜 못 들었을까. 그 짧은 사이에, 꿈을 열심히 꾸느라 그랬나 보다. 일어나보니, 개꿈이자, 그저 일장추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여운이 남는 꿈.

 

지하철 타고 가는 길.

 

‘오늘이 토요일인 줄 알아서, 실수 했더라면, 웃겼을텐데’라는 생각을 하는 개그욕심. 하기야, 야구에서도 아웃카운트를 착각해서 실수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야구 천재 이종범도, 아웃카운트를 착각해, 2아웃 째를 플라이 아웃으로 잡고, 관중석으로 공을 던진적이 있었더랬다. 루상에 주자가 없어서 다행이었지.

 

오늘 따라, 배차 간격 때문에, 지하철이 중간에 서질 않나. 항상 이런식이긴하다.

 

결국 5분 지각. 인턴 시작하고서 첫 지각이다. 그냥 별일 없었다는 듯 자리에 앉았다.

 

# 일장추몽은 말 그대로 가을날의 한바탕 꿈. 신경학적인 꿈 말고도, 이번 가을, 내가 원하는 이런저런 꿈들이 한바탕 이루어지는 가을이 되었으면.


Posted by 데이드리머
단상2011. 9. 2. 17:59

# 종류를 막론하고, 어떤 류의 이별이든 익숙치 않다. 가슴에 묵직한 돌이 하나 얹혀져 있는 기분이다. 그리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테지만 말이다.

 기억에 남는 이별은 09년도에 복학하면서, 서울에 올라올 때에 막내 동생과의 이별이다. 3년 동안 같이 살면서 뭐 잘해준 것도 없는데, 서울 올라가는 날, 의연한 척 터미널까지 따라오더니, 버스에 올라서려고 하니, 기어코 눈물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버스에 출발하고 나서, 집에 가서도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 버스 출발 후에, 막내 동생과 통화 했는데, 괜스리 나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지금 막내한테, 그 때 왜 울었냐고 물어보면, 내가 언제 울었느냐고, 잡아 떼지만.

# 예전에 요즘 SNS가 Social Network Stress가 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현재 티스토리 블로그, 한 서점에 블로그, 싸이월드, 트위터, 페이스북의 SNS를 운영하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블로그는 SNS라고 할 수는 없지만.

 예전에 가입했었던 페이스북을 그저께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더 이상의 SNS를 늘리고 싶지는 않았는데, 또 막상 시작하니까 재미를 붙일 수 있을 것 같더라. 그런데 최대한 자제할 예정.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사람도 있었고, 또 하나의 소통 창구가 늘어나 좋긴 했지만, SNS를 하면 할 수록, 어디까지 나를 노출해야 하나? 그리고 나의 좋은 면만 보이려고 하는 나의 모습. 그리고 글이나 사진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에게만 보여주고 싶은데, 사람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뭔가 오픈하는 게 망설여 진다.

 처음 블로그에 입문한 게 한 서점의 블로그이다. 그 블로그에는 소싯적의 부끄러운 글들이 한 다발인데, 이 블로그는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은 블로그이다. 활성화 된 블로그는 아닌데, 당시 서점 블로그의 특성 상(?) 책에 관하여, 서로 댓글 품앗이를 하다가, 친해졌고, 서로 소포로 책을 보내주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카드도 받았던, 한 번도 만나본 적도 없었던 사람들끼리 수상한 관계를 맺기도 했었더랬다. 지금은 블로그도 시들시들해져서, 잘 찾지 않는 폐가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옮겨온 곳이 티스토리. 모르는 사람에게 초대장을 신청해서, 겨우 초대장 받고 나서, 이런 저런 부끄러운 글들을 많이 쓴 것 같다. 여기도 사실 철저한 비공개의 장(?)이었는데, 비공개의 장막은 걷혔다 ㅋㅋ

 블로그에 앞서 인터넷에 처음으로 애정을 갖고 글을 쓰게 된 곳은 누드 다이어리라는 곳이다. "누드" 라는 이름이 들어가, 19금 사이트로 뜨지만, 전혀 그런 사이트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날 그날 일기를 쓰면서, 서로 댓글도 소통하던 곳이었다. 이 곳도 지금은 사이트가 폐쇄됐다가, 다시 소생(?)되기도 한다.

 누드 다이어리에 앞서는 다모임이라는 게 있는데, 이런 저런 사진들을 꽤 올렸던 것 같은데, 그냥 어느 날 충동적으로 탈퇴해버려서 모든 자료는 사라졌다.

 나의 SNS 이용사(史). SNS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나를 보이고 싶은 마음. 그리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픈 마음. 하지만 SNS를 통한 소통에는 한계가 있다. 어디서든 상대방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어느 새인가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게 불편해질 때도 있고, 시간을 허비한다는 마음이 들 때도 있다. 그리고 원치 않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점점 늘어난다. 무형의 공간에서가 아니라, 작은 카페에서 오손도손, 조곤조곤 이야기 하는 게 그리워진다.

# 이제 퇴근.

Posted by 데이드리머
2011. 8. 6. 00:59

쿠 형님께서 추천해 주신 책. 기억으로는 2010 동해 선교 마지막 날이었던 것 같다. 모든 선교 일정을 마치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하나님의 열심"이라는 책을 꼭 읽어 보라고 추천해 주셨다. 그래서 일단 읽을 책 목록에 한참 넣어 놓고, 겨울 즈음에 생각나서 이 책을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 뭔가 한 번만 읽기가 아쉬워서, 올해 짬짬히 또 읽었다. (그런데 내 글에는 쿠 형님이 유난히 자주 등장한다.)

 

이 책은 성경 속 인물들에 대해서 색다르게 접근해, 그들의 처음부터 믿음이 좋았을까?라는 의문을 갖고, 성경 속 인물들에 대해서 접근하고 있다. 사실 성경을 읽거나, 성경 속 인물들에 대한 설교를 들으면, 괜스리 주눅이 든다. 그래서 '어떻게 그 분들이랑, 감.히. 나를 비교할 수 있을까? 그분 들은 나와 전혀 다른 사람들이다.' 라는 생각에. 지레 겁을 먹는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렇게 설명 하지 않는다. 성경 속 인물들도 처음엔 믿음이 별로 없었는데, 하나님의 열심으로, 점점 믿게 만드신다고 성경 인물들을 기존의 설명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일깨워 준다. 일례로, 아브라함이 믿음으로 갈대아 우르를 떠났다고 주로 들어왔는데, 사실 믿음으로 떠난 게 아니라, 떠나고 나서 믿음이 생겼다는 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사실 가장 오해하고 있었던 아브라함의 이야기가 가장 극적이었다. 이 책의 표현으로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목덜미를 쥐고' 끌고 왔다고 했다. 그리하야, 결국엔 아브라함의 믿음을 완성 시키신 하나님은 고집이 있으신 분이라는 설명.

 

아브라함을 시작으로 여러 성경 인물들에 대해, 그들은 처음 부터 위인이 아니었다고, 하나님의 열심으로 위인을 만들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이 글을 쓰신 목사님의 의도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인물들의 순서를 보면, 그들을 결국 하나님께서 끌고 오시고, 마지막에는 사랑하게 만드신다는 흐름이 있는 것 같다. 프랙탈 이론 - 똑똑한 척 - 과 유사한데, 성경 속 인물들의 면면을 바라볼 때에도 결국엔 하나님을 사랑하게 만드시고, 구약의 인물에서, 신약의 인물들로 갈 수록 점점 사랑이 강조되는 것 같다.

 

책을 읽고서, 나 같은 사람도 희망이 있을까? 라는 질문에, of course, 라는 답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사실 나만을 보면 희망이 없다. 그래서 사실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성경 속 인물들을 하나님의 열심으로, 결국 하나님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믿음의 사람으로 만들었듯이, 나 또한 하나님의 열심으로 점점 믿음의 사람으로 빚어지면 좋겠다. 보통 "영원하신" 하나님이라고 한다. 그래서 하나님의 고집도 영원하다고 한다. 인간의 고집은 유한하지만, 하나님의 고집에는 비할 바 못된다. 그래서 항복 하라고 이 책은 말 하고 있다.

 

99쪽 구원은 내가 하나님께 요청하지 않았을 때, 이미 하나님이 시작하셨고 완성하시는 작업입니다. 우리는 지금도 구원 얻은자로서 완성의 자리에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매일매일의 생활에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보다는 실패하고 실수하는 일이 더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하나님이 하시겠다고 하신 일을 방해할 수는 없습니다.


119쪽 "아브라함은 일단 하나님으로부터 이삭을 바치라는 요구를 받았을 때 불평하지 않았거 지체하지도 않았다"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렇게까지 인도함을 받도록 지도하신 '하나님의 무한히 참으시고 인도하시는 열심 있는 손길'에 있습니다.


175쪽 하나님께서는 어떤 것을 감수하고라도, 뛰어 넘어서라도 우리들을 하나님의 자녀가 되도록 만드시고야 말 고집을 갖고 계신 분이십니다. 열심을 갖고 계신 분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대목에 설 때마다 놀라는 것입니다.
얍복 나루터에 선 야곱이 아니라 얍복 나루터에 세우신 하나님 앞에 선 우리의 입에서 오늘도 참으로 감사가 터져 나오는 것입니다.


183쪽 하나님이 한 인생을 무엇으로 만들어내실 것을 목적하시고, 어디를 가장 중요한 내용으로 삼아서 공부를 시키고 훈련을 시키는가? 그것은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알게 하는 것입니다.


220쪽 하나님과 우리들의 고집 대 고집으로 붙을 싸움은 하지 말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얼마나 고집이 센가하면 그의 별명이 '영원하신 하나님' 이십니다.


231쪽 우리의 기도는 참으로 미련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보고 무슨 기도든지 하라고 하십니다. 결재는 하나님 마음대로 하실 것이니까. 참 은혜요 축복입니다.


297쪽 기도는 능력의 도구가 아닙니다. 기도는 내가 누군지를 아는 것과 비례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곧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아는 것과 비례할 수밖에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의열심
카테고리 종교 > 기독교(개신교)
지은이 박영선 (새순출판사, 1992년)
상세보기

Posted by 데이드리머
일상2011. 8. 2. 00:16

요새 달리기 시작. 쿠 행님의 "무료니까 일단 받어." 어플인 NIKE + GPS 어플을 이용하여, 매번 같은 기준에서 달리기를 할 수 있어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냥 요즘 체력이 많이 달린 것 같아서, 운동을 해서 체력을 늘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사 온 이후로, 제대로 운동을 해본지가 오래되었다. 작년에는 기숙사 뒤의 공원에서 달리기를 많이 했었는데. 올해는 최적화된 장소가 없어서 - 물론 핑계지만 - 달리기를 미루다가, 좋은 장소를 발견. 그래서 본격적으로 달리기를 시작! 사실은 장소가 없어서 달리기를 못한 게 아니라, 달리기를 하려고 하다 보니 좋은 장소를 발견했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체력이 좋아야 건강한 사고를 할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몸이 너무 비슷한 패턴만 기억하다 보니, 사고도 매번 비슷하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운동을 하면서, 폐와 심장 박동수에 변화를 주면, 조금이나마 더 건강한 정신을 갖을 수 있지 않을까?'도 이유이다.

 

마지막 이유는, 토요일에 축구를 하게 될 지도 모르는데, 축구하다가 토하기 싫어서, 미리 운동을 해놓는게 좋을 것 같아서이다.

 

어찌됬건, 일단 달리기 시작했고, 언제까지 지속 될 지 장담은 못하지만, 꾸준히 하려고 노력해야겠다.

 

 



첫 째날, 힘들어 죽는 줄 알았음. 실로 오랜만에 하는 달리기여서. 처음에 오버 페이스 해서, 마지막 1km는 최저 기록.

 

 

오늘은 고민하다가 이번 주에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아서, 아직 근육 피로가 덜 풀렸음에도, 그냥 달렸다. 사실 오늘은 띵똥 음료수를 마실 빌미를 찾기 위해서 달렸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번에 달리기 마치고 마셨던 음료수가 너무 맛있어서, 오늘도 그 맛을 느끼고자!

 

이번에는 지난 번에 오버페이스를 해서 막판에 힘들었던 것을 상기하며, 처음에 천천히, 나중에 조금씩 빠르게 달렸다. 그런데도, 아직 피로가 덜풀렸고, 발바닥이 아파서, 제대로 뛰는 게 힘들었다.

 

달리기를 하면서, 하나의 원칙은 절대로 걷지 않는 다는 것. 이 원칙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달리기를 말할 때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에 쓴 그의 원칙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늘 한 걸음 정도 걷긴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기를 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 지 모르겠다. 글감을 생각했을 것 같은데, 사실 나도 달리기를 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고, 거창하진 않지만 언젠간 글로 써야지라고 생각하는 것도 정리하기도 했다.

 

음. 하여튼 뭐 하나 하고 이렇게 생색 내는 건 나의 특기 중 하나인 것 같다. 마치 마라토너처럼;;; 여튼 이 어플은 짱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섬뜩하다, 나의 이동 경로가 이렇게 저장된다는 게. 빅 브라더(큰 형님)의 감시.)
 

# 요새 번역을 하다보니, 번역본 책을 읽다보면 약간 거슬리는 게 있다. 같은 번역가(?)ㅋㅋㅋ는 아니지만;; 영어를 우리 말로 그대로 해석해서 올리는 게 굉장히 부자연스러운데, 그런 표현을 자주 쓰는 게 거슬린다. 사실 나는 실력이 없어서 거슬리게 번역을 당당히 하지만, 적어도 내가 돈을 주고 사서 읽는 책은 번역이 제대로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그래서 최근에 읽다가, 번역이 거슬려서 도저히 읽을 수 없겠다 싶은 책을 과감히 덮고 다른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한 번 읽기 시작한 책은 끝까지 읽는 다는 게 하나의 원칙인데, 이미 읽은 내용을 매몰비용이라고 생각해서, 과감히 매몰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게 살짝 자랑스럽긴 하다. 또 여기서 경제학 배운 걸 티냄;;


Posted by 데이드리머